[보험사 매물 분석]퇴직연금 편중한 롯데손보, K-ICS에선 어떤 영향받나②짧은 만기로 금리 리스크 완화 효과…전략적 금리 설정으로 리스크 최소화
서은내 기자공개 2023-02-07 07:43:27
[편집자주]
M&A 시장에서 수면 아래에 있던 보험사 인수 매물들이 해가 바뀌면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보험사의 가치평가와 직결되는 새 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M&A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 된다. 잠재적인 매물로 회자되는 보험사 수가 적지 않다. 각 회사별 자산 규모나 특징, 장단점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인수 의향을 가진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디를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보험 인수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 약점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은 전체 자산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보험사다. 이는 비슷한 자산 규모 대의 다른 보험사에 비해 손해보험 본연 사업의 비중은 낮다는 뜻이기도 하다.이처럼 퇴직연금에 편중된 사업 구조는 과거 보험사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지만 K-ICS 도입 이후에는 오히려 이득이 될 수도 있다. 인수 매물로 가치를 평가할 때 감안할 요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9조원을 웃돈다. 전체 자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0년 9월 말 7조5875억원에서 2021년 9월 말 6조6210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9월 말 39.5% 증가해 9조2386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 롯데계열사 물량은 2조8430억원으로 30.8%를 점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로 상당 수준 경영의 효율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2019년 JKL파트너스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젊고 유능한 이들을 중심으로 경영진이 대거 교체됐다. 회사 분위기도 한층 젊게 바뀌었다. 올해 시행된 보험부채 시가평가 제도들에 대응해 재무지표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퇴직연금 중심 사업구조는 과거 RBC 제도 하에선 큰 부담이었다. K-ICS 제도 하에선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 평가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

앞서 지난해 퇴직연금 사업에 있어서 롯데손해보험 등 중소 보험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롯데손해보험의 퇴직연금 물량 중 30% 가량은 롯데그룹 물량이다. 회사가 롯데에서 JKL파트너스로 매각되면서 롯데그룹 물량 유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유지했다.
롯데손해보험은 퇴직연금 사업 경쟁자들 대비 높은 금리 수준을 제공하기 어려웠다. 경쟁 사업체들은 평균 5.9%대 이율을 제공했으나 롯데손보가 제공한 이율은 5.2% 수준이었다. 다양한 루트로 애를 쓴 결과 그룹 물량은 유지했으나 그 대신 롯데그룹 외의 물량들이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고 일부 빠져나갔다.
다만 롯데손보는 전략적 금리설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손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대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말 과당 경쟁에 뛰어들 경우 향후 자산운용 면에서 부담이 클 수 있다. 롯데손보는 비이성적인 금리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 상대적으로 역마진 우려를 덜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의 퇴직연금 사업은 제공 금리 수준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과도한 경쟁으로 금리가 높아지면 이익이 출렁일 수 있다"며 "롯데손보의 경우 지난해 말 물량을 조절하면서 상대적으로 역마진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상품 만기가 짧은 퇴직연금이 많은 부채 구조는 자산 운용에도 제약을 가져온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일정 수준의 물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K-ICS에서는 건전성 관리가 수월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앞서 수익성이 높고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가져다주는 장기보장성보험의 비중이 80% 이상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건전성에 미치는 퇴직연금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기존 RBC제도는 보험계약이 포함된 일반계정과 퇴직연금이 포함된 특별계정의 듀레이션 갭을 각각 따로 계산해 금리리스크를 산정한다. 반면 K-ICS는 일반계정과 특별계정의 듀레이션을 통합관리해 금리리스크를 산정한다. 보험계약(부채>자산)과 퇴직연금(자산>부채)의 듀레이션을 적절히 조합하면 건전성 관리엔 유리해지는 셈이다.
보험 유관기관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치우친 사업구조는 보험사 계약 포트폴리오가 발전적으로 구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부채 만기가 짧다보니 안정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자산의 만기 역시 길게 가져갈 수 없고 금리 리스크가 커져서 K-ICS비율도 낮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을 통해 K-ICS 제도 하에서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강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며 ”전략적인 금리설정을 통해 올해에도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한 퇴직연금 사업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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