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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다시금 신중론이 필요한 때 [thebell note]

전기룡 기자공개 2023-03-28 07:43:5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옴시티는 지난해 암울했던 건설경기를 지탱해준 단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670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추진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방한해 건설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과 만남을 가졌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전후로 체결된 양해각서(MOU) 규모만 40조원에 달한다. 본계약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에 상한가를 경신한 건설사도 여럿 있었다. 네옴시티에 대한 기대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였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현재 다수의 로펌으로부터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들려온다. 아직까지 네옴시티와 관련된 어떠한 법률자문 수요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올해 1분기 중 사업 타당성 조사나 참여조건 논의 등이 이뤄질 것이라 여겨졌던 기대와는 명백히 괴리감이 있다.

조심스레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4년전에도 300여명의 규모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사우디 왕위계승자의 방문이 1998년 압둘라 왕세자 이후 21년만이라는 점에서 입국 전부터 기대감을 키웠다.

방한 직후 사우디 경제사절단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국내 기업 11곳과 15건의 MOU를 체결했다. 빈살만 왕세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10조원 규모의 양국간 경제협력 MOU를 맺었다. 주로 친환경차와 수소경제 부문에 대한 MOU였다.

문제는 2019년 당시 체결된 10조원 규모 MOU 가운데 절반 정도가 실행 단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9달러선까지 하락한 게 원인이 됐다. 주요 발주처인 아람코마저 카펙스(CAPEX) 투자를 줄이자 시장을 들썩였던 기대감은 빠르게 식어갔다.

중동 시장이 지닌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던 탓이다.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산유국들은 유가에 민감한 구조다. 재정균형유가라는 익숙지 않은 지표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정균형유가란 국가의 재정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유가를 의미한다.

네옴시티가 추진되고 있는 사우디의 재정균형유가는 배럴당 66달러로 알려져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당시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현재 70달러 후반대에 박스권을 형성한 상태다. 아직 여유가 있지만 확실한 사업 추진을 예단하기에는 무리가 존재한다.

네옴시티에 책정된 약 670조원이라는 사업비가 기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숫자이기는 하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감보다 적절한 신중론이 보다 필요해 보인다. 최근 취재원이 건낸 중동에서 실질적으로 수익을 낸 건설사가 극히 드물었다라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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