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22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에 투자해 억만장자 꿈을 이뤄보세요."최근 찾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탄 시티투어 버스가 종착지에 다다를 때 해설자가 남긴 말이다. 베트남의 문화유산과 풍부한 자연환경 등을 설명하던 그는 베트남이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베트남은 노동력 높은 20~30대가 주요 경제 주체로 참여하고 정치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아 많은 기업이 진출한 국가다. 한국에서도 삼성과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과 함께 1차, 2차 중견·중소기업이 가장 활발하게 진출한 국가로 꼽힌다.
통신 및 IT 기술 발전과 맞물리며 기업들의 세계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졌다. 자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물류비 등과 현지의 법인세 인하 정책 등은 수십년 전부터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유인했다.
그러나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주재원은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글로벌 최저한세'라는 제도 도입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며 "현재는 삼성이나 현대차 등 다국적 기업이 대상이지만 주요 벤더사들에도 영향이 이어질 수 있어 모두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글로벌 최저한세란 법인세 인하 등으로 해외 자회사가 창출한 이익을 다국적기업 내 모기업으로 이전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국제적 조세 회피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실효세율이 15% 미만인 다국적기업의 최종 모회사에 차이만큼 추가세액을 납부하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
G20 국가를 필두로 전 세계 국가들이 2021년 최종 합의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내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관련 내용을 신설하며 선제적으로 입법 과정도 마쳤다. 합산 매출액이 일정 기준(약 1조원)을 넘는 다국적기업의 모기업에 과세한다.
당장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으로 한국 내 적용 대상은 250여개 정도로 알려졌다. 국회예산처가 최근 발간한 '예산춘추'에선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의 명암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한국의 경우 법인세 세수가 3%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글로벌 기업의 투자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도 예측됐다.
물론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은 전 세계 조세제도 개혁과 맞물린 움직임이다. 일부 대기업에 국한된 만큼 당장 중견·중소기업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대기업이 1차, 2차 벤더사에 조세 분담을 위해 가격 인하 등을 요구할 경우 수익구조나 재무전략이 취약한 중견·중소기업은 타격이 클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두의 주재원은 말미에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이 중소기업에도 강 건너 불구경 문제가 아니다"라고 얘기한 점은 그런 의미에서 여러 번 곱씹게 된다. 베트남 등 해외의 다양한 자원 활용을 계획한 많은 기업이 '억만장자'의 꿈을 꾼다면 '글로벌 최저한세' 영향을 눈여겨 봐야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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