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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SiC링 애프터마켓' 케이엔제이, 수익구조 싹 바꿨다①2010년 이후 직납판로 개척, 하이닉스향 공급 확대 예상…이익률 개선은 과제

조영갑 기자공개 2023-06-02 07:39:27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0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엣지그라인더(Edge Grinder), 검사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케이엔제이가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OLED 전방 투자가 사실상 멈춘 가운데 웨이퍼 가공용 'SiC 포커스링'이 파운드리 1차밴더에 진입하면서 회사의 수익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이익률을 개선하면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우량기업부로 변경되는 경사도 맞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엔제이는 지난해 말 중국 파운드리 고객사에 이어 국내 주요 파운드리 향 직접 공급망을 확보하고, 하반기부터 SiC 포커스링에 대한 애프터마켓 직접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주요 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되는 'D램 재고'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2019년 팬데믹 발발 이후 소재, 부품, 장비 등 자체 수급을 확대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내에서 원가 경쟁력을 키우키 위한 조치다. 특히 올해 D램 재고의 폭증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라인 증설은 자제하되, 소모품 등에서 자체 수급 기조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자체 수급망 강화하는 SK하이닉스 1차밴더사 등재

2005년 설립된 케이엔제이는 설립 당시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 및 검사장비를 개발, 제조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OLED 공정 상에서 모서리(엣지)를 연마, 가공하는 엣지그라인더와 후공정 영역의 검사장비 등을 국내외 디스플레이 메이커에 납품하면서 사세를 키워왔다. 하지만 2010년대 초 중국 대형 메이커의 급부상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메이커들이 라인 설비투자에 소극적 기조를 이어오면서 케이엔제이도 사업구조의 변모를 꾀했다.

2010년부터 R&D(연구개발)에 투자를 시작한 SiC Focus Ring(포커스링)이 대표적이다. SiC 포커스링은 웨이퍼 전공정 식각과정에서 사용되는 소모품이다. 챔버 내부에서 웨이퍼를 가공할 때 웨이퍼를 고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3D 낸드플래시 공정 상에서 식각층이 고도화되면서 쿼츠 소재 대비 강도가 높은 실리콘카본(SiC) 소재의 포커스링이 널리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엔제이는 SiC 포커스링 부문의 매출 비중을 51% 가량으로 끌어올리면서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소모품 사업은 다양한 부품이 내장되는 장비사업 대비 마진율이 우수하다. 케이엔제이는 지난해 말 623억원의 매출액, 13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21.32%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2020년의 영업이익률은 9.44%에 불과했다.

개선된 이익률과 기업가치 제고로 케이엔제이는 4월 말 한국거래소 벤처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소속부를 변경했다. △자본총계는 우량기업부 기준인 700억원에 못미친 575억원 수준이었으나 6개월 이상 시가총액 1000억원(현재 1830억원)을 유지했고 △자본잠식이 없었으며 △3년 평균 순이익이 35억원 가량 △3년 평균 매출액 504억원을 기록하면서 요건을 충족했다. 특히 매출액의 경우 2020년 426억원, 2021년 465억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지난해 포커스링 발주가 늘어나면서 623억원으로 크게 증가해 평균치 요건(500억원)을 넘길 수 있었다.


반도체 업계에서 케이엔제이의 SiC 포커스링 사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른바 '애프터마켓' 공급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모품 시장은 비포마켓과 애프터마켓으로 대별된다. 비포마켓은 SiC 포커스링을 직접 파운드리에 공급하는 구조가 아니라 전공정 장비에 탑재해 간접공급하는 방식이다. 애프터마켓은 장비사를 거치지 않고, 파운드리에 직납하는 구조다. 장비에 최적화된 순정품은 아니지만,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점이 있다.

◇'SiC링 최강자' 티씨케이 40% 이익률 도달할 수 있을까

SK하이닉스가 원가율 점검을 최우선으로 설정하고, 전공정 소재 및 부품 등의 직접 조달(애프터마켓)을 확대하고 있어 케이엔제이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인설비 투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비와 달리 소모품은 생산이 지속되는 한 계속 입고가 돼야 하기 때문에 한번 공급망을 확보하면 수년 간 PO(구매주문)가 확보된다.

다만 단번에 SK하이닉스 향 대량 양산 직납이 이뤄진다기보다 기존 협력사(월덱스 등)향 간접 공급을 유지하면서 일정 쿼터 이상을 SK하이닉스에 직납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케이엔제이 관계자는 "기존 협력사를 통해 간접 공급하던 방식에서 SK하이닉스 1차밴더 협력사로 등록이 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기존 3~4년 간 해당 사업부문에서 약 150억원 가량의 매출을 만들었는데, 직납 구조로 바뀌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케이엔제이가 SiC 포커스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티씨케이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티씨케이는 해당 부문의 글로벌 톱티어 제조사다. 지난해 엔데믹의 수혜로 매출액 3196억원, 영업이익 12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만 40%에 육박한다. SiC 포커스링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케이엔제이는 이익률이 상승했지만, 장비 부문의 이익률 감쇄로 지난해 21.32%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율 개선의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고, (원재료 상승으로)장비 부문의 이익률이 낮기 때문에 이익률을 더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구조조정이 수반되면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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