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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설비' 갑진 법정관리행, 최대거래처 금양 여파 매출채권 576억 중 346억 대손처리, 완전자본잠식 전환…투자사 투자금 손실 위기

이명관 기자공개 2025-05-15 14:46:3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08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운용사의 투자를 받았던 '갑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갑작스레 불어난 대손상각비를 버티지 못하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지난해 단일 매출처인 금양과의 거래에서 거액의 대손이 발생한 게 컸다. 갑진이 법정관리에 돌입함에 따라 이곳에 투자했던 투자사들로선 투자금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갑진은 이차전지 충방전기 전문기업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갑진은 지난달 말께 수원회생법원에 회생개시절차 신청서를 제출했고, 재판부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모든 회생채무액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경매절차를 임의로 진행할 수 없게 한 절차다.

수원회생법원은 신청서와 각종 자료들을 검토한 뒤 갑진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이와 관련 갑진은 법무법인 온새미로와 법률자문 계약을 맺었다. 법무법인 온새미로에서는 김성진, 박종석 변호사가 이번 소송대리를 하고 있다.

갑진은 1997년 설립된 제조사다. 전원 관련 장비, 전자기 측정 시험 분석기구, 컴퓨터 및 주변기기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영상음향장비 도소매, 부동산 임대,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창업주이자 회사의 수장은 나종국 대표이다.

특히 갑진은 2차전지 충방전기 설비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리튬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관련 충방전기 설비 공급을 핵심 사업으로 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면서 갑진 역시 안정적신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엔 설립이래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밟기도 했다.

갑진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17년을 기점으로 우상향하는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까지 매출 100억원 안팎을 오가다가 2017년 처음으로 30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듬해엔 470억원을 기록하며 한 단계 더 도약했다. 그러다 2020년 984억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2차전지 산업의 수요 급증의 수혜를 톡톡히 받았다.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폭증했다. 이에 따라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확대가 본격화됐고, 배터리 셀 및 팩 제조 공정의 검사와 충방전기 장비 수요가 동반 상승했다. 해당 영역에 강점이 있진 갑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배경이 됐다.

물론 이듬해 다시 500억원 안팎으로 매출이 뒷걸음질치기도 했다.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수요가 어느정도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제자리를 찾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다 2023년부터 시장의 확대 속에 다시 성장곡선을 그렸다. 2023년 802억원, 1158억원 등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눈에도 들어왔다. 빌랑스인베스트먼트가 신기술투자조합으로 갑진에 투자했다. 발랑스인베스트먼트는 빌랑스-패스웨이 신기술조합 제1호를 통해서 갑진 최대주주인 나 대표 지분 46만주를 수십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지분율로 보면 7%대에 해당된다. 빌랑스-패스웨이 신기술조합 제1호엔 고액자산가의 자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1년도 채 안된 시점에 갑작스레 갑진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셈이다. 거래처에서 불거진 부실의 여파가 이유로 지목된다.

갑진은 지난해 최대규모의 매출을 올렸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부진했다. 2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당기순손실 규모만 300억원에 달했다. 자본총계도 종전 222억원에서 -8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상태가 됐다.

갑진이 대규모 손실을 낸 배경은 매출채권의 부실화때문이다. 최대 거래처인 금양이 최근 사세 위축 속에 상장폐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유상증자 관련 공시 번복으로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됐고,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까지 받았다. 2년 연속 내부회계관리제도 부적합 판정, 고점 대비 주가는 절반 이상 급락했다.

이런 이유에서 금양에 대한 매출채권 회수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금양은 갑잔의 최대 거래처다. 보유 중인 매출채권 규모는 576억원이다. 갑진은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선제적으로 346억원에 이르는 채권을 대손처리했다. 영업비용 486억원의 71%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불어난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은 1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1년내 상환해야할 단기차입금은 189억원에 달한다.

이곳에 투자한 투자자들로서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법정관리를 거치게 되면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대부분 회수하기 어렵게 된다.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면 보통 주주들의 몫은 없다. 채권자 중심으로 변제 계획이 세워진다. 채권자의 경우 담보권의 유무에 따라 변제율에서 차이가 난다. 담보권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변제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갑진의 총 차입금은 341억원이다. 주요 채권자는 산업은행을 비롯해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이다. 총 차입금엔 31억원 정도의 사채도 포함됐다. 해당 사채의 인수자는 키움투자증권이다. 만기는 오는 11월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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