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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라인건설 지배구조 점검]시공사와 시행사 역할 분담, 시너지로 포장된 내부거래④택지 몰아주고 '파라곤' 브랜드 활용, 신용보강·지급보증 활발

성상우 기자공개 2023-06-05 07:38:2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인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은 2017년경부터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업적으로 보면 이 시기부터 각각 시행사와 시공사 역할을 나눠 맡아 함께 성장하는 추세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금 뿐만 아니라 상호 연대보증도 이때부터 다수 얽혔다.

라인건설과 관계사들이 확보한 수많은 택지가 대부분 동양건설산업의 일감으로 제공된 영향이다.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내던 동양건설산업의 매출 외형이 7000억원 규모로 커진 배경에 라인건설과의 대규모 내부거래가 자리잡고 있었던 셈이다.

◇동양건설, EG건설 인수 7년만에 7000억대 외형 '매출 7배 성장'

동양건설산업은 공병학 회장과 공병탁 총괄사장이 지배하고 있는 기업 집단에서 라인건설과 함께 가장 영향력있는 '투톱' 건설사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7000억원대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했고 도급순위 5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불과 7년여 만에 이 같은 변화를 이뤘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법정관리 체제 하에서 연간 1000억원대 매출로 연명했고 별다른 성장 동력이 없던 회사다. 몇 차례에 걸쳐 거론됐던 매각은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다 4전5기 끝에 나타난 인수 의향자가 EG건설이었다.

EG건설의 동양건설산업 인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인수 첫 해인 2015년 동양건설산업은 25억원 규모의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법정관리 시절 별도로 확보해 놓은 용지가 없어 곧바로 매출 반등을 일으키지 못한 탓이다. 인수 주체인 EG건설 역시 즉시 출혈을 감수하면서 동양건설산업을 지원하기 보단 자체사업에만 한동안 집중했다.

본격적인 인수합병 시너지를 내기 시작한 건 EG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의 통합이 이뤄진 2017년부터다. 2016년까지 1000억원 초중반대에 머물렀던 연매출은 1년 사이 2배를 넘는 2800억원대로 뛰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수백억원 규모로 불었다. 두 회사가 한 몸이 되면서부터 그룹의 중추인 라인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의 직접적 협업이 가능해졌던 덕분이다.

세종시에 위치한 ‘세종파라곤(가락19단지 파라곤)’이 두 회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만들어낸 첫 작품이다. 라인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이 시행과 시공을 분담해 아파트를 공급하는 첫 공공택지 사업이었다. 동양건설산업으로선 5년만에 처음 나선 택지지구 아파트 분양이자 EG건설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로 시장에 재진입하는 사업이기도 했다. 19개동에 걸쳐 998가구 규모로 당시 세종시 1-1 생활권 내 단일 단지로는 최대 규모였다.

라인건설이 세종시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해 택지를 확보해 시행사 역할을 했고 동양건설산업이 '파라곤' 브랜드를 앞세워 아파트를 시공했다. 당시 도급액은 1700억원대로 동양건설산업은 수 년만에 처음으로 1000억원대의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는 최근까지 수년간 두 회사가 중점적으로 확대해 온 공동 사업의 전형적인 형태의 사업이다.
세종파라곤 전경
◇동양건설, 과거 한 때 총매출 40% '라인건설 몫'

당시 두 회사 간 내부거래 수치를 보면 라인건설에 대한 동양건설산업의 의존도가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다. 인수 2년차인 2016년 약 470억원 수준이었던 라인건설향 매출은 이듬해 147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당시 연결 기준 연매출 대비 40%에 육박하는 비중이다.

이때부터 공공기관과 타 건설사들 및 군소 시행사들로 분산돼있던 동양건설산업의 매출처 구성이 라인건설과 관계사들로 간추려졌다. 덕분에 동양건설산업의 매출 외형도 1년 사이 1400억원대에서 3700억원대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동양건설산업의 1000억원대 라인건설향 매출 비중은 이후로도 2~3년간 유지됐다. 그동안 동양건설산업은 3000억원 후반대의 연매출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 사이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의 상호 신용보강도 활발히 이뤄졌다. 양측의 내부거래가 급증하기 시작한 2017년에는 동양건설산업이 우리은행에서 끌어온 700억원 규모 채무 지급보증을 라인건설이 제공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동양건설산업은 라인건설의 2000억원 규모 보증보험에 대한 보증을 섰다. 라인건설이 건설공제조합에서 끌어온 100억원 규모 채무에 대한 보증이 2019년 추가로 이뤄졌고 반대로 동양건설산업이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대해 지고 있는 1500억원 규모 채무에 대한 보증을 라인건설이 서줬다. 주요 채무에 대해 상호 보증을 제공함으로써 조달 여력도 보강해 온 셈이다.

다만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2020년 이후 동양건설산업의 경영환경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동양건설산업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용지를 활용한 사업을 산하 시행사들에게 맡기는 방식의 변화를 줬다. ‘하남파라곤’, ‘동양동탄주택’ 등 종속회사 매출이 라인건설 매출을 넘어섰다. 동양건설산업의 지난해 라인건설향 매출은 4억원 가량에 불과한 상태다.

반면 라인건설 경우 시행사로서 '파라곤 브랜드' 효과를 여전히 톡톡히 보고 있다. 동양건설산업의 '잘 알려진' 브랜드를 활용한 덕분에 자체 일감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었다. 당시 라인건설은 전국의 택지를 낙찰받아 분양 사업에 나섰지만 자체 브랜드인 ‘이지더원’만으로는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택지 위주 개발이 종료되고 재개발·재건축 위주의 시장이 도래한 뒤에도 파라곤 브랜드를 앞세우는 게 수주 측면에서 더 효과가 있었다. 이는 라인건설이 여전히 앞세우고 있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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