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말레이시아]태양광 '혹한기'...떠오르는 한화큐셀 동남아 생산지⑤초대 '비중국' 생산거점, 전체 생산능력 20% 차지…흔들리는 업황, '운영의 묘' 부각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05 07:32:39
[편집자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는 화학 소재 공장은 사업 특성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값싼 전기료, 인건비를 찾아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과거 중국이 그 중심지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국가 차원의 산업단지 육성에 나선 말레이시아로 발걸음을 옮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더벨이 화학·소재 사업자들의 말레이시아 진출 스토리와 성과 및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5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초까지 상승곡선을 타던 태양광 업황에 다시 그늘이 드리워지며 한화솔루션도 운영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큐셀은 국내 사업장 일부를 정리하며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을 계기로 시작한 미국 내 생산거점 투자는 지속하는 한편 주요 사업 거점별 운영 최적화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과거 극한의 태양광 불황기를 겪었던 한화큐셀이 '운용의 묘'를 되살려야 하는 시기다.
지금의 한화큐셀을 만드는 데 일조한 말레이시아 사업장도 그 대상에서 빠질 수 없다. 과거 '비중국' 생산거점 역할을 수행하던 말레이시아 공장은 생산능력 자체를 끌어올리기보다 고객사 수요에 따른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전신인 한화케미칼은 2010년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며 태양광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룹 차원에서 석유화학을 이을 신성장동력으로 에너지 사업을 점찍고 중국 생산공장, 소재 기술업체 등을 연이어 인수하기 시작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하나둘 키워가던 한화케미칼의 시선에 들어온 또다른 기업이 독일 큐셀이다. 큐셀은 최종 제품격인 셀을 생산하는 업체로 연 생산능력 기준으로 한때 세계 1위(2008년, 1.1GW) 자리에 오르기도 했던 사업자다. 다만 중국산 태양광 업체의 저가 공세와 유럽의 보조금 정책 축소 등이 맞물리며 2012년 파산을 선언한 상태였다.
태양광 불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을 점찍었던 한화케미칼은 큐셀 인수에 나섰고 그해 10월 한화큐셀을 출범했다. 큐셀 인수로 한화그룹은 중국뿐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시아에 생산공장을 확보하게 됐다. 그중에서도 핵심이 바로 말레이시아 공장이었다.
큐셀은 본거지인 독일(200㎿) 외에도 말레이시아(800㎿)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말레이시아 물량이 더 많았다. 태양광 시장을 잠식하고 있던 중국 업체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본격화한 상황에서 동남아 거점은 한화큐셀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한화그룹은 큐셀 인수 이후 말레이시아 사업장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고 30%대에 머물던 가동률을 90%로 끌어올리는 등 정상화에 주력했다. 그결과 말레이시아 공장은 2015년 국내 공장, 2019년 미국 공장을 운영하기 전까지 비중국산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인수 당시 연매출 3000억원대 수준이던 한화큐셀 말레이시아법인(Hanwha Q CELLS Malaysia Sdn. Bhd)은 지난해 연간 기준 9505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화솔루션 종속기업들 가운데 한화큐셀(중간지주사·2조7949억원), 한화큐셀아메리카(태양광 에너지 관련 통합솔루션·2조3086억원) 한화큐셀 독일법인(태양광 제품 판매·1조2692억원) 등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다.
◇국내 축소·미국 확대, 말레이 생산 전략도 재정비
최근 2년 사이 성장 가도를 달리던 태양광 산업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다시 한번 고비를 맞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태양광 수요는 지속됐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중국산 탓에 셀·모듈 가격은 하락세인 상황이다.
이에 한화큐셀은 미국 중심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의 셀·모듈 생산시설 투자에 속도를 내는 한편 국내 모듈 생산의 한축을 담당하던 음성공장(3.5GW)의 문을 닫기로 하는 등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한화큐셀의 생산능력은 셀 12GW, 모듈 17.8GW인데 이번에 음성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모듈 생산능력은 14.3GW로 내려갔다.
글로벌 운영 전략을 재수립하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공장은 생산설비를 대형화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 현지 생산능력 자체를 끌어올리기보다 고객사에서 원화는 대형 셀 수요에 따라 제품을 생산 중이다. 셀의 원료인 웨이퍼 크기(대형)에 맞춰 설비 효율을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말레이시아의 셀, 모듈 생산능력은 각각 2.3GW로 한화큐셀 글로벌 전체 생산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이다. 앞으로 한화큐셀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를 미국 내 증설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말레이시아법인이 비중국산 대형 제품 수요를 맞추는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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