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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통합 브랜드 1년만엔 계열사간 CEO 연쇄 이동 홍원학 화재→생명, 이문화 생명→화재, 박종문 생명→증권…금융네트웍스 출범 뒤 변화된 기조

김형석 기자공개 2023-12-04 08:21:0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1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금융계열사 4곳 중 3곳의 CEO가 교체됐다. 앞서 삼성전자가 임원 승진자를 최소화한 '안정' 중심의 경영방침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삼성의 핵심 금융 계열사 3곳의 CEO가 다른 계열사에서 이동했다. 삼성생명엔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가, 삼성화재 CEO론 삼성생명 이문화 부사장이 이동했다. 삼성증권엔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대표가 자리를 옮겼다.

물론 홍원학 대표나 이문화 대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올해처럼 주력 계열사 CEO를 타 계열사에서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선 삼성이 출범시킨 금융계열 통합브랜드가 인사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금융네트웍스란 통합 브랜드와 모니모란 통합 플랫폼을 출범한 바 있다. 금융경쟁력제고TF를 중심으로 콘트롤타워의 역할이 커진 방증이었다. 이번 인사에서도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영역을 넘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 철저한 성과보상…연임 예상 뒤엎고 CEO 전면 교체

삼성생명이 이번 임원 인사에서 CEO를 교체할 것으로 전망한 곳은 많지 않았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는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년 이상 남아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CEO를 전면 쇄신하는 선택을 했다.

삼성생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점이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철저한 삼성식 성과 보상과 신상필벌의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삼성생명의 3분기 말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4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7% 증가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고금리 기조에 따른 채권가치 하락과 변액보증금 부담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지난해와 비교되는 기저 효과 탓이었다.

상대적으로 삼성화재의 실적이 뛰어났다는 점이 결정타다.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460억원으로 삼성생명보다 2000억원 이상 많다. 4분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삼성화재가 삼성생명의 순이익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300조원에 달하는 자산규모의 삼성생명이 90조원에 불과한 삼성화재보다 수익성이 떨어진 셈이다.

(왼쪽부터)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내정자,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 박종문 사장 발탁의 의미…금융콘트롤타워 역할 세진다

이번 CEO 인사의 가장 큰 메시지는 금융콘트롤타워 역할이 세졌다는 것이다. 홍원학·이문화 대표가 각각 계열사를 넘나들며 CEO가 된 것은 모든 금융 계열사 CEO들이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고 평가를 받는다는 의미다. 삼성이 금융 계열사들도 콘트롤타워에서 챙긴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이 선임된 것이 내포하는 의미가 크다.

삼성은 2017년 2월 말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금융경쟁력제고·EPC경쟁력 강화 TF를 각각 출범시켰다. 박종문 사장이 당시 금융경쟁력제고 TF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금융경쟁력제고 TF는 2004년에 만들어진 금융일류화추진팀의 전신이다.

과거 금융일류화추진팀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일원화한 이래 사실상 지주 역할을 했다. 금융경쟁력제고 TF가 그 업무를 이어 받아 지난해 삼성금융네트웍스란 통합 브랜드를 출범시켰고 모니모란 통합플랫폼도 내놓았다. 이번 계열사간 크로스 인사는 이같은 통합 기류가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대표도 직전까진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대표를 맡았다가 삼성증권 CEO로 발탁됐다.

삼성생명과 화재 간 CEO 인사 교체는 10여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삼성생명은 2013년 12월 김창수 당시 삼성화재 CEO를 삼성생명 대표로 내정했다. 당시 삼성생명 실적이 삼성화재보다 떨어지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내렸던 특단의 조치였다.

앞으론 계열사간 CEO 교체는 물론 영역을 넘나드는 파격적인 인사가 일상화될 것이란 메시지가 이번 인사에 담겨 있다.

◇ 내부 임원 교체는 최소화 될 듯

다만 삼성금융계열사 CEO가 대거 교체되면서 내부 임원들의 변동폭은 최소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EO 교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내부 조직 안정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CEO 내정자의 경영 방침은 일부 임원 인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삼성금융 계열사는 이르면 다음주 내부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모두 전 CEO가 임원 인사의 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FO 등 핵심 임원 교체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경우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이 삼성증권 CEO로 이동하면서 2인 사장 체제는 1년 만에 사라질 예정이다. 다만 CFO직을 맡고 있는 김선 경영지원실장(부사장) 등 핵심 임원은 유임 가능성이 크다.

삼성화재 역시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CFO를 맡은 김준하 부사장 역시 이동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사내이사인 홍성우 장기보험부문장(부사장)은 교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융경쟁력제고 TF는 김우석 부사장이 총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미 전임자가 임원 인사의 큰 아웃라인을 정한 상황에서 내정자가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인사에서는 일부 임원 인사를 제외하면 비교적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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