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석준, NH증권 CEO 의견 엇갈렸나 유찬형 전 부회장 놓고 이견 관측...금감원 검사, 임추위 압박카드 해석도
손현지 기자공개 2024-03-11 07:17:4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후임 인선을 놓고 농협중앙회장과 농협금융지주회장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은 측근인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선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인물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지만 증권업 전문가를 선임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그룹 전반에 대한 검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이 회장이 고위관료 출신으로 국회, 당국 등과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 두 사람간 의견이 대치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충원서 조우한 강호동-이석준, 의견 못 좁혔나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은 NH증권의 자율경영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농협 출신 인사를 선임해야 할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 농협금융 계열로 편입됐지만 다른 계열사와는 달리 자율적 경영을 보장받으면서 발생한 리스크를 지적했다. 구체적 근거로는 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인한 이미지 추락, IB 위주의 편파 인사 시비, 노조 불협화음 등을 들은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권에선 이러한 강 회장의 메시지가 최근 NH증권 숏리스트에 오른 유찬형 후보를 특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 후보는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지낸 인물이자 강호동 선거 캠프의 좌장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이 회장은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해왔지만 두 사람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7일 강 회장의 취임식이 열린 현충원에서도 조우한 가운데 관련 논의를 이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이 고위관료 출신으로 국회, 당국 등과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당국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금감원, 지배구조 취약점 들여다본다...'공교로운 타이밍'
전일 금융감독원이 갑작스럽게 농협금융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돌입한 것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NH투자증권 임추위가 CEO 단독 후보를 내주 11일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압박카드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검사 순서는 '지주-은행-증권' 순이다. 7일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한 수시 검사를 진행하고, 8일부터 NH투자증권에 대한 정기 검사를 시작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유 전 부회장이 NH투자증권 사장이 되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농협중앙회장의 의지로 계열사 CEO를 선임하는 것을 사실상 인정하는 셈"이라며 "공직자윤리위원회 신청절차에 들어가면 이같은 내용이 공론화되는 것이고 노조나 금융감독원 등도 지배구조의 맹점을 지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 뿐 아니라 그간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지주에 불합리한 인사를 압박했는지도 파악할 계획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3인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압축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농협생명보험과 손해보험 CEO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점이 NH투자증권에서도 반복되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며 "농협중앙회와 산하 금융 계열사 관계와 더불어 내부통제, 조직문화 등도 전반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해 계열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서국동 농협손보 대표 등 주요 계열사 CEO도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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