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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에 불만 큰 주주들, 고민 깊어지는 삼성물산 행동주의펀드 주주제안 모두 부결, 차기 주주환원 정책 주목

김위수 기자공개 2024-03-15 17:31:22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5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 가장 첫 번째 안건인 '제60기 재무제표 및 연결 재무제표 승인의 건'은 10시 15분이 돼서야 가결됐다. 이날 주총이 개회한 시간은 오전 9시로 첫 안건을 의결하기까지 1시간 15분이 소요됐다.

최고경영자(CEO)의 개회 인사 이후 영업보고 및 경영현황에 대한 설명이 이뤄진 뒤 부의안건에 대한 심의가 시작됐다. 여러 절차가 있기는 했지만 주총 개최 후 첫 안건을 심사하기까지 1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린 것은 삼성물산에 대해 주주들이 거센 불만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은 이날 주총에서 모두 부결됐지만, 앞으로도 주주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의 주가 상황과 주주환원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주주들이 강력하게 결집할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삼성물산의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주가"…주주 발언에 진땀 뺀 경영진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의 발언은 '기업가치'에서 기인했다. 2015년 실시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 회사의 주가가 크게 하락해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주주들은 주가 회복을 위한 삼성물산의 전략과 주주환원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한 주주는 "삼성물산 자체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관계회사 수익만 가지고 배당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회사가 성장해도 관계회사 투자 수익만 가지고 배당을 하는 것인지, 이게 합당한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는 "삼성물산이 어떤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본연의 사업을 잘했다면 주가가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를 위한 자본 운용인지 답답해서 의견을 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주는 자사주 소각을 한 번에 하지 않고 3년에 걸쳐 진행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묻기도 했다.

주주들의 잇따른 의견개진과 질문에 주총 일정이 지연되자 또 다른 주주는 "(삼성물산의 주가가) 합병 직전의 수준을 되찾지 못해서 주총이 원활하게 진행이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주는 "주가를 올리기 위해 임직원들이 얼마나 절실함을 가지고 있는지를 듣고 싶다"고도 언급했다.

주총을 주재한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사진 가운데)은 "실적 성장을 지속하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신뢰를 바탕으로 주가를 회복 중"이라며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미래 유망분야의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행동주의로 소액주주 결집, 주주환원 정책 '고심'

올해 주총에는 예년에 비해 많은 주주들이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자투표제와 주총 온라인 중계 등의 도입으로 주총에 직접 참석하는 주주들이 많지는 않았는데 올해 그 규모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주제안을 전개하며 주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꼽았다.

이날 삼성물산의 지분 1.46%를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 측이 제시한 주주제안은 모두 부결됐다. 참석주주 중 77%가 삼성물산 이사회의 배당 안건에 찬성했고, 행동주의 펀드가 제시한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도 82%가 반대 및 기권에 표를 던졌다.

사실 지분구조를 살펴봤을 때 삼성물산의 '완승'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회장과 이 회장의 특수관계인, 우호적인 관계로 분류되는 KCC의 지분을 모두 더하면 7877만6164주(42.17%)에 달한다.

주목되는 점은 행동주의 펀드 측이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각 안건에 대해 20% 안팎의 지지륵 획득했다는 점이다. 소액주주 결집에 있어 어느정도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주주 행동주의가 이어질 경우 삼성물산 이사회와 경영진이 느낄 압박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이 향후 수립할 주주환원 정책에 행동주의 펀드 및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2025년까지 유효산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지난해 발표했다.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환원하되 최소 주당 배당금 2000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이와 더불어 향후 3년간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3조~4조 규모의 투자를 실시하겠다고도 밝혔다.

주주환원 정책이 만료되는 2025년 이후에는 개선된 환원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측된다. 송규종 삼성물산 부사장(경영기획실장)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본정책을 일관적이고 균형 있게 추진하겠다"며 "2025년 하반기에는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해 차기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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