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LG화학의 변신]배터리 사업 분할 이후 4년, 뭘 얻었을까④매출액 '더블' 눈앞, 신사업 성장 가속도

김위수 기자공개 2024-04-25 16:54:39

[편집자주]

고난의 행군이 이어지는 석유화학 산업. 국내 1등 석화사인 LG화학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강도 높은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 중이다. 배터리 사업 투자는 성공적이었지만 2020년 말 전지사업본부가 독립하며 체질개선을 위한 또 다른 성장동력이 필요하게 됐다. 대안으로 집중 육성한 전지 소재 등 신사업의 성과는 아직까지 희망적이다. LG화학은 성공적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 석유화학 그 다음을 찾는 LG화학의 현황과 전략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은 오래 전부터 배터리 사업을 미래로 준비해 왔다.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이 1995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한 시점은 2009년이다. 오랜 기간 이어진 연구개발, 설비투자로 키워온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빛을 보게 됐다.

LG화학은 2020년말 배터리 사업을 분할해 별도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할시키고 기업공개(IPO)까지 실시했다. 배터리사업부문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할하면서 모기업과 자회사 관계가 됐다. LG화학은 자체적으로 새로운 신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배터리 사업의 과실을 직접적으로 누리지 못하게 된 주주들의 반발도 거셌다. LG에너지솔루션의 독립으로 LG화학이 득을 본 측면도 있다. 앞으로 얻을 것도 남아있다.

◇투자 걱정 없이 외형성장, 신사업 '지지대' 역할도

LG에너지솔루션의 독립, 성공적인 IPO로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덕분에 LG에너지솔루션은 돈 걱정 없이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알맞은 타이밍에 집행한 투자 덕분에 시장을 선점한 LG에너지솔루션은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부터 LG화학의 핵심이었던 석유화학 사업의 매출을 뛰어넘은 상태다. 지난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이 33조7000억원, 석유화학 사업본부의 매출이 17조8000억원으로 15조원에 달하는 차이가 났다. 이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는 LG화학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LG화학의 연매출은 2019년까지 30조원이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55조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전지 사업본부의 분할이 일어나기 전에 비해 매출 규모가 두 배가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가 있었던 2022년부터 LG화학은 추가적인 투자금 소요 없이 외형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셈이 된다. 물론 IPO를 통한 구주매출로 LG화학이 2조5000억원을 직접 확보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업의 성장은 LG화학이 신사업을 키우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분할한 이후 친환경소재, 혁신신약과 더불어 전지소재를 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이중 전지소재 사업의 매출은 2021년 1조6460억원에서 지난해 5조703억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양극재 등 LG화학 전지소재 사업의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 전지소재 사업 성장의 지지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위상이 확고하다. 향후 외부 고객사를 확보할 때도 LG에너지솔루션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확률이 크다.

◇80% 달하는 LG엔솔 지분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자체도 가치가 크다. LG화학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 1억915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81.84%에 달한다. 23일 오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인 주당 37만500원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의 시장가치는 70조9507억원으로 환산된다.

LG화학이 이를 일부 매각하기만 해도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LG화학은 매년 LG에너지솔루션의 몫을 제외한 자본적지출(CAPEX)로 매년 4조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래 사업으로 지목되는 첨단소재 사업은 신사업 중 두각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아직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는 무리다. 첨단소재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5850억원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사업의 현금흐름 둔화가 장기화돼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경우, 혹은 자본조달의 한 옵션으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아직까지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재무적 리소스를 주주환원보다는 성장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계획이다. 상법상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쌓이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다. 별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결손금은 2020년 말 4531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고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되는 시점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단 이 시기가 빠르게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CAPEX가 2025년까지 연간 10조~12조원으로 유지되다가 이후 점진적으로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