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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업계 부진 속 선방한 에코프로비엠, 배경에 '삼성SDI'[양극재] ②SDI향 양극재 생산 종속회사 에코프로이엠이 연결 영업이익 견인

박기수 기자공개 2024-03-29 07:16:25

[편집자주]

광풍이 몰아쳤던 2020년대 초반을 지나고 국내 배터리 사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럽, 미국 등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전보다 어두워졌다. 손익의 악화는 부정적이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성장통일 수도 있다. THE CFO는 2024년 현재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재무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짚는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3: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리튬 등 양극재 원재료 가격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을 겪었던 양극재 기업들은 일제히 실적 하락의 쓴 맛을 봤다. 단적으로 2022년 연결 기준 26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엘앤에프는 작년 영업손실로 2223억원을 기록하는 등 180도로 상황이 달라졌다.

에코프로비엠은 나름 '선방'했다. 2022년 영업이익 3807억원을 기록했던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영업이익으로 15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2%지만 작년 전체적인 양극재 시장 분위기를 보면 이익을 낸 것이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코프로비엠의 운전자본이 엘앤에프 등에 비해 비교적 가볍다는 특징도 있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자회사 '에코프로이엠'에 있었다. 에코프로이엠은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가 합작해 세운 기업으로 두 회사는 지분율을 각각 60%, 40%씩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에코프로이엠은 에코프로비엠의 종속 기업이다. '이엠'은 '비엠'처럼 양극재를 생산하지만 삼성SDI 맞춤용 양극재를 생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엠 걷어내고 비엠만 보면 작년 622억 적자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흑자를 기록했지만 자회사를 걷어내고 '본사'만 보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622억원이다. 연결 기준 영업손익과 비교하면 2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작년 말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종속기업은 △에코프로이엠 △에코프로글로벌 △에코프로비엠아메리카(EcoPro BM America, INC.) △에코프로글로벌헝가리(EcoPro Global Hungary Zrt.) △에코캠캐나다(EcoCAM Canada Inc.) 등이 있다. 이중 유의미한 매출 규모를 내는 곳은 에코프로이엠이다. 작년 연결과 별도 사이 영업손익의 간극을 메워준 곳이 에코프로이엠인 셈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에코프로이엠은 매출 3조7713억원, 순이익 158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4.2%로 에코프로비엠 연결 영업이익률보다도 2%포인트 높다. 영업이익 규모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법인세비용과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2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LG·SK와 다른 삼성SDI의 양극재 매입단가 추세, 이엠 실적 견인

에코프로이엠은 어떻게 대규모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을까. 에코프로이엠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하는 곳으로 매출의 사실상 전부가 삼성SDI향이다.

우선 양극재 업계의 공급단가 추세를 살펴보면 2022년 대비 작년 급락했다. 양극재 업체들이 앞서 언급한 재고평가손실이 대거 발생했던 핵심 배경이다. 실제 메리츠증권 등에 따르면 양극재 원료인 리튬과 니켈 등은 2022년 비쌌다가 작년 가격이 안정되는 추세를 보였다.

삼성SDI 외 국내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양극재 매입액이 글로벌 평균 가격 추세를 따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양극재를 1kg당 평균 43.99달러에 매입했다가 작년 33.47달러에 매입했다. SK온도 2022년 1kg당 6만1933원에 양극재를 매입했다가 작년(3분기 말 기준) 4만3849원까지 매입 단가를 낮췄다.

반면 삼성SDI는 홀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는 2022년 양극재 1kg당 47.4달러에 매입했지만 작년에는 49.6달러로 매입 단가가 오히려 상승했다.


삼성SDI는 유미코아와 자회사 에스티엠(STM) 등에서 양극재를 수급하지만 에코프로이엠에서 대량으로 양극재를 들여온다.

이를 종합하면 에코프로이엠은 양극재 가격이 비쌌던 시점에 고정 가격으로 삼성SDI와 공급 계약을 맺으며 양극재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발생을 '헤징(Hedging)'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대로 말하면 삼성SDI는 결과적으로 작년 시장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양극재를 들여온 셈이다.

실제 삼성SDI의 특수관계인 거래 내역을 보면 삼성SDI는 작년 에코프로이엠으로부터 3조7234억원의 재고자산을 매입했다. 2022년 2조1611억원 대비 72% 늘어난 수치다. 여기서 재고자산은 대부분 양극재에 속한다. 작년 양극재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에코프로이엠 입장에서 '가격 방어'에 성공한 것도 재고자산 매입액 증가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양 사 관계자는 양 사간 양극재 공급 계약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말 삼성SDI와 43조8676억원 규모의 NCA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올해 1월부터 2028년 말까지다. 에코프로비엠은 "실제 거래에 적용될 판매단가는 해당 시점의 원재료 시세를 적용해 최종 결정되며 주기적인 판매단가 조정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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