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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대웅, CEO 이력 보면 전략 보인다 '박성수·이창재' 활용법오너 경영공백 불식…나보타 및 신약 영업 전문성 발탁

김형석 기자공개 2024-04-11 08:32:16

[편집자주]

인사가 곧 만사다. 인재를 육성하고 배치하는 능력은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신약 개발을 위해 10년 이상 장기 투자가 필요한 제약바이오에 있어선 더더욱 인재관리가 중요하다. 인력때문에 파이프라인은 물론 기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맨파워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달라지기도 한다. 더벨은 각사의 인사전략을 분석하고 핵심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은 그룹 전체 매출의 약 80%를 책임지는 핵심계열사다. 2002년 전에는 지주사 역할까지 맡았을 만큼 80년 역사의 구심점이 됐다. 그러다보니 대웅제약의 키맨은 '전문성'을 가장 중요시 한다. 현업에서 어떤 성과를 냈느냐에 따라 적절한 인력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현재 CEO는 이창재·박성수 대표이사다. 연년생인 두 인물은 30대에 임원으로 고속 승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과로 실력을 입증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러나 각각 부여된 역할은 다르다. 이 대표는 마케팅과 조직관리를, 박 대표는 R&D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다.

◇윤재승 '세대교체' 인사정책 핵심 멤버

대웅제약은 고 윤영환 회장 시절부터 줄곧 '투톱' 대표이사 체계를 유지했다. 후대로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오너가-전문경영인' 체제가 구축되기도 했다. 지주사 역할까지 수행하는 주력사였던 만큼 오너가 직접 대표이사로 서는 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윤재승 회장이 완전한 경영권을 잡고도 한동안 이어졌던 이 경영시스템은 의외의 사건을 맞이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었다. 이른바 갑질 사건이 일어나면서 윤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하면서다. 믿을맨 윤재춘, 전문성 전승호를 앞세운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2022년 전승호-이창재 체제를 거쳐 올해부터는 '이창재-박성수' 체제가 됐다.

이 대표와 박 대표의 입사 시기와 임원 발탁 시기 등 대웅제약 내 발자취에서 공통점이 많다. 1977년생인 이 대표와 1976년 생인 박 대표는 한살 터울로 비슷한 시기 입사했다.


이 대표는 동아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당시는 지주사 체제 개편으로 대웅이 설립된 해다. 사실상 현재 모습의 대웅제약에 입사한 첫 세대다. 이후 그는 마케팅팀 PM과 영업소장을 맡으며 영업과 관련된 요직을 거쳤다.

이 대표보다 3년 먼저 입사한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한 뒤 대웅제약에 발을 들였다. 약사 출신인 그는 개발기획과 약사팀장 등을 지냈다.

이들이 그룹의 핵심 인력으로 부상한 시기는 2015년. 당시 두 인물은 각각 ETC마케팅본부장, 나보타사업본부장으로 발탁됐다. 본부장 직책 위엔 사장밖에 없는 걸 감안하면 다른 제약사로 치면 전무·상무급 자리를 30대 팀장급 직원이 꿰찬 셈이다. 이후 이 대표는 2021년, 박 대표는 올해 3월 각각 대웅제약 대표이사가 됐다.


두 인물이 요직에 등용된 2015년은 그룹에도 주요 변곡점을 맞은 시기였다. 윤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른 이듬해라는 점에서다. 그룹 전반을 경영하던 윤 회장이 본격적으로 인사철학을 실행에 옮긴 때다.

전승호 대표 역시 같은 시기에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사실상 그룹의 10년 이상을 책임질 3명의 젊은 인재를 모두 같은 시기에 임원으로 발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은 2015년 본부장 인선에 앞서 성과 중심의 세대교체 인사를 검토하고 있었다"며 "당시 발탁했던 3명의 젊은 인재가 모두 대웅제약 대표로 발탁됐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가 10년 이상 미래를 보고 전략적으로 인사정책을 폈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 CEO 활용법 오너 공백 극복 넘어 성장 발판 마련

대웅제약의 CEO 활용법은 간단하다. 주력해야 할 분야의 핵심 전문인력을 등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현재 CEO의 역량 및 경력을 살펴보면 대웅제약의 전략을 알 수 있다. 지금으로선 기존 의약품 영업 및 마케팅에 전력투구 하면서 신성장으로 나보타 및 해외진출에 속도를 올리는 분위기다.


현재 펙스클루·엔블로 등 자체신약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대웅제약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8725억원으로 이 중 위식도역류 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약 10% 비중인 72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최초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SGLT 2) 억제제 계열 신약 엔블로는 작년 출시한 이후 4분기 한분기에만 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의약품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전문의약품 영업 전면에서 오랜시간 근무했던 이 대표의 역할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의 선임은 어디까지나 나보타와 해외사업 차원으로 해석된다. 보툴리늄 톡신 사업의 초기부터 관여해 온 그는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주도했다. 신제제 빅3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국 진출까지 주도하고 있고 적응증 확장으로 매출 저변도 넓히고 있다. 사실상 나보타 사업을 키우는 핵심 키맨이다. 그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올해 전폭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오너의 갑작스런 퇴진에도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대웅제약의 전문 CEO 활용법에 있다"며 "윤 회장이 경영복귀에도 기존 체제를 바꾸지 않았던 데는 이 같은 경영 철학이 바탕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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