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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M 기술, 부동산 거래 주체 간극 좁힐 것" 김범진 밸류맵 대표 "STO 조각투자, 토지·건물 시장 활성화 기대"

이우찬 기자공개 2024-04-15 14:06:23

[편집자주]

프롭테크 업계가 '옥석 가리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투자유치에만 의존했던 영세업체는 지고, 자체 수익모델을 확보한 곳만이 살아남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 첨병 역할을 맡은 이들은 개발 생태계가 지각변동하는 시기에 또한번 내구력을 테스트받고 있다. 더벨이 프롭테크 기업의 치열한 생존기를 현장에서 담아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빌리티 산업이 자율주행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 것처럼 부동산 산업도 비슷할 거 같아요. 토지와 건물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거리를 최대한 줄이면서도 사람의 개입은 최소화해 자율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기술적인 목표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자는 들러리가 되기 십상이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실 수요자보다는 분양사업을 진행하고 수익을 거두는 시행사, 건설사 쪽이다. 임대차 계약을 할 때도 실제 매물을 비교·분석하고, 현장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와 정보가 부족한 편이다. 부동산 소유주 쪽에서 보면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알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밸류맵은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발생하는 '정보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사업을 본격화했다. 국내 토지 프롭테크 1호 기업으로 그해 7월 토지·건물 실거래가 정보서비스를 론칭했다. 부동산 거래 유통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토지·건물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 거리의 간극을 최대한 좁히고, 투명하고 빠른 거래를 성사시키는 게 목표다.

감정평가사 출신의 김범진 대표(사진)가 전통 부동산 시장에 기술을 입혀 디지털화는 데 분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 자동차가 자율주행 시대로 가고 있는 것처럼 부동산 거래도 자율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밸류맵은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다양한 가능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축하고 있다. 매수자, 소유자, 중개인을 빠르게 매칭해 거래를 성사하는 게 기본 서비스다. 인공지능 기반(AI)의 입지·시장·가치분석을 토대로 부동산 자동가치산정 기술인 AVM(AI 가치평가) 서비스도 상용화했다.

AI 기반 매물신용평가시스템(Rating)을 포함해 부동산 거래에서 파생되는 담보채권 평가(ABR), 매물분석, AI 건축설계, 사업성 검토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했다.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50만명을 넘어섰다.

밸류맵은 2020~2021년 대기업, 금융권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품력을 인정 받았다. 경기도청 토지정책·공정시장과에 기획부동산 매매패턴 분석 서비스를 제공했고, SK디앤디(D&D)에 소규모 임대주택개발사업에서 사업지 탐색·분석 서비스를 공급했다. KT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빅사이트'를 통해서는 AVM 사업화를 이뤘다.

이처럼 기술력을 인정받고 프로젝트 레퍼런스를 축적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디지털 기술 수용력이 떨어지고 맨파워가 강한 영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중개 플랫폼의 상당수는 매물 정보의 일방적 나열일 뿐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이 같은 위기 요인에도 김 대표는 부동산을 둘러싼 근본적 환경 변화에서 사업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저출생 고령화에 따라 중개인을 포함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기술 수용력이 높은 다음 세대로 부동산이 이전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부동산 거래시장에서도 자동화 플랫폼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터닝포인트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몇 년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토지 거래 시장이 위축되면서 프롭테크 업계도 침체에 빠져 있다. 밸류맵도 토지 거래 중개 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B2B 사업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상반기 '오픈 스페이스'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 유휴 토지를 확보한 후 쉽고 간편하게 구축할 수 있는 모듈러 건축물을 세워 공간이 필요한 수요자와 연결하는 사업이다. 1년 또는 2년 단위로 토지를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오픈 스페이스는 유휴 토지를 쉽고 가볍게 유통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템"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수익화 비즈니스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STO(Security Token Offering·토큰증권발행) 사업도 유망하게 보고 있다. 조각 투자 개념인 STO는 미술품,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 한다. 시세 비교가 용이한 부동산의 경우 STO 시장이 개화되면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맵은 STO 발행에 필수적인 AVM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STO 시장 개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STO 관련 법안인 전자증권법 개정안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이르면 올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부동산 조각 투자의 경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동력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거래 속도와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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