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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픽스, 호주 대규모 수주 '20분 촬영 3D 공간 한눈에' 배석훈 대표 "디지털 트윈 대중화, 현지 2000여개 학교 계약"

이우찬 기자공개 2024-03-14 09:00:47

[편집자주]

프롭테크 업계가 '옥석 가리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투자유치에만 의존했던 영세업체는 지고, 자체 수익모델을 확보한 곳만이 살아남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 첨병 역할을 맡은 이들은 개발 생태계가 지각변동하는 시기에 또한번 내구력을 테스트받고 있다. 더벨이 프롭테크 기업의 치열한 생존기를 현장에서 담아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은 새로운 전환점과 같은 해였습니다. 수년 동안의 연구개발(R&D) 끝에 상용화한 디지털 트윈 3D 기술력을 바탕으로 호주에서 의미 있는 수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00여개의 호주 공립 학교 캠퍼스를 3D 디지털화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건설에서 나아가 서비스 적용 분야를 확장하는데 또 다른 모멘텀이 되는 중요한 레퍼런스입니다."

2015년 8월 설립된 큐픽스는 클라우드 기반 3D 가상공간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출신의 배석훈 대표(사진)가 이끌고 있다.

3D 기술 개발 권위자인 배 대표는 2000년 3D 스캐너 솔루션 기업 '아이너스 테크놀로지'를 창업했고 2010년 클라우드 기반 협업 솔루션 업체 '비즈파워테크놀로지'를 세웠다. 2012년~2013년 두 기업을 미국 3D 프린팅 기업 '3D시스템즈'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다.

큐픽스의 소프트웨어는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로 공간을 촬영하면 0.5초의 이미지 프레임 간격으로 영상을 캡쳐한다. 비디오 파일을 서버에 업로드하면 인공지능(AI) 엔진이 자동으로 3D 맵을 생성한다. 10분~20분짜리 비디오 캡처로 3만제곱미터에 이르는 공간이 3D로 펼쳐진다. 또 웹 기반 3D 디지털 트윈을 생성해 현장에 직접 방문하는 것처럼 원격으로 이동하며 관리할 수 있다.

큐픽스는 미국·캐나다·호주 등 영어권 국가를 먼저 공략해왔다. 사업 초기 주로 시공사가 타깃 고객군이었다. 공사 현장의 근로자는 헬멧에 장착된 동영상 카메라로 현장을 이동하며 영상을 찍는다. 이후 클라우드 서버에 동영상 파일이 업로드되면 멀리 떨어져 있는 건설사 사무실 컴퓨터 화면에 3D 가상 공간이 구현된다. 원격으로 작업 공정률을 확인해 예산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고 시공 오류를 손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

지난해 또 다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호주의 주정부와 3년간 디지털 트윈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주정부 소속 2000여개 학교의 캠퍼스를 3D 디지털 트윈으로 작업하는 프로젝트다. 건설 현장을 넘어 서비스 적용 영역이 크게 확대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배 대표는 호주 수주 계약에 관해 "주정부가 관여하는 병원, 관청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고 다른 주정부로 넓힐 수 있다"며 "호주는 특히 뉴질랜드, 싱가포르로 글로벌 확장하기 위한 의미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큐픽스의 솔루션은 학교에서 자산 관리와 사고 추적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10분~20분 동안 학교 캠퍼스를 촬영만 하면 건물 이력은 3차원으로 누적된다. 학교의 비품, 소모품 등의 현황을 관리할 수 있고 시설 유지보수를 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캠퍼스에서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추적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호주 교육부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캠퍼스 관리 솔루션에 관심이 많았으나 가격 탓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한다. 배 대표는 "수십년 동안 디지털 트윈 기술력에 대한 수요는 있었지만 워낙 가격이 비싸 상용화하지 못했다"며 "최첨단 사진 측량 기술 (photogrammetry)을 자체 개발해 대중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큐픽스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기존 솔루션 가격을 10분의 1로 낮췄다. 사진 측량 기술만 활용하면 전문가가 아니라도 30분의 교육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서비스 범용성을 높인 점이 큐픽스가 글로벌에서 러브콜을 받는 이유다. 구글·스타벅스·네슬레 등 유수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고 미국·호주·캐나다를 중심으로 고객사는 400곳에 이른다.
큐픽스의 디지털 트윈 기술 개념도

배 대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서 먼저 인정받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종종 발생하는 건설 사고와 관련해 현장의 기록 보관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도 큐픽스의 솔루션을 도입해 현장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 대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업화에 가속도가 붙은 만큼 스케일업하는데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누적 투자는 450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는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기업공개를 비롯해 여러가지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건설 관련 해외 전시회에 자주 참석해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더욱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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