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 열전]셀프 스토리지 '다락', IoT·AI로 완전 무인화 '해외 러브콜'홍우태 세컨신드롬 대표 "2027년까지 800개 지점 확대 '글로벌 공략'"
이우찬 기자공개 2024-03-21 08:19:18
[편집자주]
프롭테크 업계가 '옥석 가리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투자유치에만 의존했던 영세업체는 지고, 자체 수익모델을 확보한 곳만이 살아남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 첨병 역할을 맡은 이들은 개발 생태계가 지각변동하는 시기에 또한번 내구력을 테스트받고 있다. 더벨이 프롭테크 기업의 치열한 생존기를 현장에서 담아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프 스토리지가 설치돼 있는 90여개 지점을 관리하는 인력은 2명에 불과합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원격 제어 솔루션 덕분입니다. 무인화 기술력은 미국과 일본 등 셀프 스토리지 선진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2016년 설립한 세컨신드롬은 '미니창고 다락'을 브랜드로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90여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1위 보관 서비스 기업이다. 신발 상자 48개가 들어가는 가장 작은 크기의 창고와 가전·가구를 보관할 수 있는 라지 플러스까지 5종이다.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를 지낸 금융맨 출신의 홍우태 공동창업자 겸 대표(사진)가 세컨신드롬을 이끌고 있다.
세컨신드롬은 도시의 부족한 공간 문제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공간확보가 필요한 수요자와 유휴공간을 가진 부동산 공급자를 연결하면서 사업 틀을 갖췄다.
캠핑 시장 확대, 다양해진 취미, 리셀 트렌드 등 급변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보관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다 가구 형태로 떠오른 1인가구의 증가도 더해졌다. 다락을 이용하는 고객의 40% 이상이 1인가구다.
세컨신드롬의 지난해 매출은 122억원으로 2022년보다 61% 증가했다. 2022년 매출성장률은 145%에 달했다. 이르면 2026년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고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목표다. 중기 목표는 2027년까지 90여개 지점을 800여개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90여개의 다락 지점 중 폐점한 곳은 '0'일 만큼 서비스 만족도와 안정성이 우수하다.
홍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수익 모델을 먼저 구축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이익을 낼 수 있었다"며 "지점 수가 늘면서 매출이 급증했고 고정비 효과가 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흑자를 달성해 이익 기업으로서 상장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컨신드롬의 고속 성장은 해외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와 스태티스타(Statista)가 최근 공동 발표한 '2024년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 500'에 2년 연속 선정됐다. 부동산 분야 국내 1위를 차지했고 아시아 태평양 전체 부동산 분야에서는 싱가포르의 부동산 매매 중개플랫폼 프롭셀러(Propseller) 다음으로 2위에 올랐다.
다락의 경쟁력은 IoT와 AI 기반 무인 자동화 기술력에 있다. 무인 관제 시스템을 구축해 지점 입·출입부터 현장 모니터링을 지원하고 있다. 실시간 온도와 습도를 제어할 수 있다. AI 기술력을 접목해 사진 스캐닝 한 번으로 창고 안의 보관 상태를 점검하고 위험물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연구개발(R&D) 인력의 30%가량을 차지할 만큼 무인화 기술력에 집중 투자해온 결과다.
이 같은 기술력은 세컨신드롬이 일본·미국 등 셀프 스토리지 선진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홍 대표는 "시장이 먼저 열린 선진국에서도 다락의 시설을 둘러보고 기술 도입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일본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사업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코어 경쟁력인 다락의 자동화 솔루션 기술 라이선스 수출뿐만 아니라 보관함 자체의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
홍 대표는 다락 서비스를 보관 기능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 사업의 퀀텀점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편도이사와 물품 픽업 서비스는 일찌감치 시작했고 물건 보관에서 파생하는 데이터 축적을 눈여겨 보고 있다. AI 기반 보관품 분류와 분석을 통한 타깃형 광고·커머스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 전국에 있는 다락 지점의 경우 상품의 유통을 위한 새로운 물류망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홍 대표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보관물품을 원격 명령하는 쪽으로 기술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고 비대면으로 물품의 이동과 처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중고 거래를 위한 새로운 연결망 기능과 물건을 담보로 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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