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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이노스페이스, '불확실한' 사업모델 극복 방안은④사업 위험성 충분히 알려 주주 설득 계획, 로켓 엔진 사업으로 '플랜B' 마련

이기정 기자공개 2024-04-18 08:34:24

[편집자주]

위성, 우주발사체, 착륙선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시대가 다가온다. 2020년 37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우주경제는 2030년 6420억달러(약 86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컨텍을 필두로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나라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더벨이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상장 로드맵,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주항공업계 관심은 이노스페이스가 내년 계획하고 있는 우주발사체 첫 상업 발사 성공여부에 쏠려 있다. 발사에 성공한다면 국내 우주항공산업에 민간기업이 합류해 우주 경제시대를 여는 시작점을 맞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민간 우주 발사 트랙레코드를 보유한 세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만큼 이노스페이스가 갖는 부담도 크다. 특히 상장에 나서며 전례없는 사업 모델을 시장에 어떻게 이해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 우주 발사체 특성상 상업화 과정에서 발사 실패 가능성이 있는데 주주들이 회사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노스페이스가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정공법'이다. 기술력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은 있지만 상업 발사 실패와 시행착오 기간에 대한 가능성을 축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상업 발사 서비스에만 의존하는 수익모델이 아닌 사업을 다각화하는 제 2의 플랜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로켓 추진기관(엔진) 제작 등을 통해 자생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외부 변수에 발사 실패 우려…장기 성장 추세에 주목해야

이노스페이스가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델은 2단형 소형위성 발사체 ‘한빛-나노’다. 중량 90kg급 탑재체를 500km SSO(태양동기궤도)에 쏘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르면 내년 초 발사에 나설 예정으로 지난해 말 이와 관련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시험 발사를 무사히 마쳤기 때문에 발사 성공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자체 기술력과는 별개로 외부 변수가 개입할 가능성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시험발사체 ‘한빛-TLV’ 발사 과정에서 발사체 자체의 기술적 오류(펌프 냉각계 밸브 이상)도 있었지만, 2번(기상악화 및 안전관리시스템)의 외부변수로 인해 발사 시도를 연기한 경험이 있다.

이노스페이스 우주발사체

내년 상업 발사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첫 상업 발사에 성공한 이후에도 발사 때마다 변수는 존재한다. 사업 특성 자체가 불확실성이 높은 셈이다. 이노스페이스는 공모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 과정의 반복을 통해 안정성이 확보되는 사업 모델이라는 점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킨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성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소 시간이 더 걸릴 수는 있어도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에는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회사는 수차례 변수를 극복하고 지난해 초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노스페이스가 2017년 설립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우주 발사체 영역은 임상 결과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바이오 기업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바이오와 달리 아직 시장에서 생소한 사업 영역이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업 발사는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며 "실패할 경우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생길 수 있는 과정 정도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매출 다각화 총력, 발사 성공시 글로벌 업체 '러브콜' 쇄도 예상

이노스페이스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발사가 지연돼도 자생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로켓 엔진을 활용한 사업이다. 회사는 창업 초기부터 우주발사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이노스페이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회사가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분야는 로켓제반기술 관련 용역과 로켓추진기관 판매다. 지난해 각각 매출 1억7000만원, 6100만원을 기록했다. 이외 분야에서 매출은 아직 없다. 앞으로는 △로켓 엔진 제작 △시험용 과학로켓 제작 △발사장 및 연소시험장 인프라 구축 △추진기관 시험평가 서비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상장사가 된 후에는 성장성에 기대는 것이 아닌 매출을 창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우주발사체는 민간에서 다루는 영역이지만 부수적인 사업들은 주 고객이 방산 기업들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매출을 기록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노스페이스가 상업 발사에 성공하면 회사는 급격한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통상 글로벌 발사체 시장은 사전 수주 계약을 통해 진행되는데 트랙레코드만 확보한다면 계약 문의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대비해 이노스페이스는 상업 발사를 위한 기초 준비를 이미 다져놨다. 브라질과 호주에서 발사장을 확보했고 주요 고객들이 밀집한 유럽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발사장 확보를 눈 앞에 두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우주항공 영역은 이제 막 태동한 단계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성장 과정에서 이노스페이스는 투자사들과 솔직하고 거짓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상장 후에도 주주들과 좋은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상업 발사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위성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글로벌 업체들도 이노스페이스가 추후 발사에서는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발사체를 쏘아 보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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