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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애플과 멀어진' LX세미콘, DDI 대안 시급LG디스플레이 적자 전망, 포트폴리오 다변화 시점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4-24 08:59: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07: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세미콘에 빨간불이 켜졌다. 캐시카우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분야가 흔들리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아이템의 사업화가 지지부진한 탓이다.

주요 고객인 LG디스플레이를 둘러싼 환경 변화가 LX세미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도 우려 요소다. 작년 4분기 흑자전환한 LG디스플레이까지 1개 분기 만에 재차 적자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크다. 부임 이후 연이어 악재를 맞이한 이윤태 LX세미콘 사장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반등 필수 요건 '규모의 경제', LGD-삼성전자 동맹 수혜 '미지수'

LX세미콘은 22일 2024년 1분기(연결기준) 매출 4583억원, 영업이익 46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10.6%,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31.1% 줄고 전년 동기 대비 18.1% 늘었다.

전반적으로 아쉬운 실적이다. 매출 규모 자체가 쪼그라든 점이 특히 뼈아프다. 이는 애플의 아이폰 신작 판매가 전작만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4년 1~3월 아이폰 출하량은 5010만대로 나타났다.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인 5170만대를 하회했고 전년 동기 대비 9.6% 낮아진 수치다.


아이폰15 시리즈가 중국에서 고전한 것이 직격탄이었다. 중국 토종 브랜드인 화웨이, 샤오미, 트랜션 등이 선전한데다 현지 정부의 공무원 및 국영기업 직원에 대한 해외 스마트폰 제재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LX세미콘의 올해 1분기 애플리케이션별 매출 비중에서 모바일은 42%로 전기(52%) 및 전년 동기(50%)와 차이가 났다. 통상 아이폰이 3분기 말 출시되는 것을 고려하면 그해 4분기와 다음해 1분기가 성수기인 셈인데 이번 분기에는 해당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셈이다. 그나마 매출원가를 예년 대비 크게 줄이면서 수익성을 향상한 것이 긍정적이다.

LX세미콘과 연동되는 LG디스플레이도 같은 처지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1분기 LX세미콘이 39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때 LG디스플레이는 영업손실 1조1000억원이었다. 작년 4분기 LX세미콘이 영업이익 671억원일 때 LG디스플레이는 1317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LX세미콘 영업이익(462억원) 기반으로 단순 계산하면 LG디스플레이는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6000억원대 영업손실이 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25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개최한다.

아이폰 후폭풍이 전해진 가운데 LX세미콘의 또 다른 희망 TV 부문도 마냥 밝지 않다. 올해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TV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됐으나 연이은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태다.

더불어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향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량을 늘리게 됐으나 관련 DDI 물량을 온전히 LX세미콘이 가져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디스플레이 패널에 타사 DDI가 쓰이는 사례가 늘면서다. 결과적으로 아이폰도 OLED TV도 LX세미콘에 큰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DDI와 LG디스플레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기에 언젠가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었다. 이를 위해 LX세미콘은 방열기판, 차량용 반도체 등으로 영역 확장을 추진 중이나 의미 있는 성과는 아직이다. 지난해 11월 LX세미콘 수장에 올라 건재함을 알린 이 사장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아이폰·아이패드 DDI 경쟁 심화, 하반기도 '첩첩산중'

문제는 앞으로다. 신성장동력이 언제 가동될지 알 수 없는 시점에 DDI 사업이 암초를 만나면서다.

당초 LX세미콘은 애플의 아이패드 OLED 적용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와 유사하거나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순차적으로 LX세미콘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LG디스플레이의 아이패드용 OLED에 삼성전자 DDI가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LX세미콘에 허탈한 결말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OLED 기반 아이패드를 첫 출시하는 만큼 모바일용 OLED DDI 선두주자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 몰아줘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설상가상으로 아이폰 공급망에서도 경쟁자가 늘었다. 대만 노바텍이 아이폰16 시리즈에 일부 DDI를 담당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LG디스플레이 및 중국 BOE의 아이폰용 OLED DDI를 독점해온 LX세미콘은 비상이다. 노바텍 비중이 어느 정도일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텃밭을 내줬다는 사실만으로도 타격이다.

결국 LX세미콘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신사업에 속도가 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DDI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그 DDI마저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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