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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은 지금]끝나지 않는 배송 전쟁…'내일온다' 승부수 통할까④바로배송 접고 ‘익일배송’ 론칭, 물류 인프라 부족 극복 관건

서지민 기자공개 2024-05-10 07:40:08

[편집자주]

롯데온은 롯데그룹이 수조원을 들여 선보인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출범 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적자늪에 빠진 상태다. 올해 롯데온은 사령탑을 교체하고 그룹 계열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며 다시 한 번 성장을 위해 신발끈을 동여맸다. 더벨은 롯데온의 현주소와 청사진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은 빠른 배송과 효율적인 물류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지난 수년간 기업들은 배송 서비스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자를 감수해가며 M&A와 인프라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들어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던 출혈 경쟁은 ‘알테쉬’라는 중국발 이커머스의 등장으로 다시 강도가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지난달 3조원을 들여 전국 8개 지역에 신규 물류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배송 경쟁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던 롯데온도 최근 배송 서비스를 재정비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약점으로 꼽혔던 배송·물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냉장 대신 상온 상품 취급 ‘효율성’ 극대화, 계열사 제품 통합 배송 전략

롯데온은 지난 4월 신규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ON)다’를 출시했다. 오후 4시까지 구매를 마치면 다음 날 모든 상품을 한 번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냉장·냉동 식품이 아닌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상온 상품만 구매가 가능하다.


롯데온은 그동안 이커머스 기업들의 ‘속도전’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2022년 롯데온 플랫폼 론칭 당시 야심차게 선보였던 새벽배송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고, 바로배송 서비스 적용 범위도 단계적으로 줄였다. 수개의 온라인 전용센터를 구축한 경쟁사와 속도로 경쟁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나 수년사이 소비자에게 빠른 배송이 보편화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올해 초 중국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물류센터 구축을 선언하면서 익일배송은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서비스가 됐다.

롯데온은 유일한 온라인 물류센터인 김포 물류센터를 활용해 ‘익일 배송’ 서비스 적용 범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고 그 결과 ‘내일온다’를 론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일온다 론칭 직전 롯데온은 롯데마트몰에서 신선식품 등 장보기 상품을 주문 시 2시간 내 배송을 완료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김포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전담하던당일배송 서비스 업무를 각 롯데마트 점포로 이관했던 것이 이를 위한 포석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냉장 콜드체인 인프라를 갖춰야 해 비용 부담이 컸던 바로배송 서비스를 폐지하고 상온 상품만을 판매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한 셈이다. 현재 ‘내일온(ON)다’ 서비스가 롯데마트 PB상품 등 마트 상품만으로 구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단계적으로 롯데마트 외 계열사의 상품을 들일 방침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먼저 롯데마트 상품으로 서비스를 운영해보고 향후 계열사 및 파트너사 상품까지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백화점·마트‘로는 부족한 물류 인프라, 오카도 ’1조 투자‘ 반전 모색

서비스 세분화와 고객 편의성 강화도 중요하지만 결국 배송 경쟁력은 물류 인프라에서 비롯된다. 경쟁사들이 수천억원을 들여 자체 물류 시스템 개발, 자동화 설비 도입 등 인프라 투자를 단행한 이유다. 쿠팡은 2021년까지 1조 2500억원을 투자해 대구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했고, 쓱닷컴은 자동화 물류센터인 네오센터 3곳을 운영 중이다.

롯데온은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물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롯데쇼핑의 영업용 설비현황에 따르면 이커머스 사업부 소속의 물류센터는 총 4곳이다. 2016년 설립된 김포 물류센터가 연면적 3만870㎡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사업 출범 초기 흑자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설비투자 지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등 기존 점포를 물류 기지로 활용해 대규모 출혈 없이 배송 인프라를 갖추고자 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과는 DNA가 다른 이커머스의 특성을 간과한 전략이었다는 평가다. 기존 점포의 물리적 연계를 넘어 효율적 주문 처리·배송을 위한 유무형 인프라와 시스템이 필요했으나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의 협업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2022년 11월 롯데쇼핑은 오카도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과 자동화 물류센터(CFC) 구축에 8년간 9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은 영국 그로서리 시장을 공략한 오카도의 핵심 경쟁력으로 온라인 주문 및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이다. 전국에 구축할 6개 CFC 역시 오카도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첫 삽을 뜬 상태다. 2000억원이 투입될 부산 CFC는 연면적 4만2000㎡ 규모로 2025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한다. 두 번째 CFC는 수도권 지역에 마련할 예정이다.

오카도와 협업해 만들 플랫폼은 신선식품을 전문으로 하는 그로서리 이커머스로 롯데온과 별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온과의 협업 방안 등 구체적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국을 범위로 한 최첨단 물류센터를 갖게 되는 만큼 다양한 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과 롯데온 간 협업 방향이나 계획에 대해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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