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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리빌딩 전략]롯데온, 거버넌스 통합 '백화점·마트'와 대타협 통할까마케팅·물류비용 부담 '수익 공유'로 상쇄, '카테고리 킬러' 버티컬로 변신

김선호 기자공개 2023-01-20 07:10:53

[편집자주]

롯데쇼핑이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고 있다. 잇단 외부수혈과 체질개선으로 '낡은 롯데'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재도약을 이뤄내겠다는 포석이다. '코로나19' 엔데믹과 리오프닝 바람을 타고 비상을 모색중인 롯데쇼핑의 청사진을 그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사업부 '롯데온'은 2021년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대표 체제를 구축하면서 대대적인 변혁을 시도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같은 법인에 존재하는 백화점·마트사업부에 산재해 있던 이커머스 관자산과 인력을 모두 흡수하는 '거버넌스 통합'이다.

이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적자가 발생했지만 올해 MD 역량을 강화하고 특정 상품을 집중 판매하는 '카테고리 킬러' 전문관을 강화해 매출을 늘리고 수익을 창출해내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을 갖추고 덩치를 키워가는 쿠팡과 쓱닷컴·지마켓과 경쟁에서 생존해나가기 위한 롯데온의 차별화 전략이기도 하다. 특히 롯데온에서 판매한 상품에서 창출된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부 간 대타협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백화점·마트 온라인 시스템 '이커머스'로 이관

롯데쇼핑의 2021년 3분기 IR자료에는 롯데온의 '거버넌스 통합'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 이에 따르면 롯데쇼핑 법인 내 온라인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해 백화점·마트·롭스사업부의 온라인 사업 주체를 이커머스사업부로 통합시켰다.

이어 각 사업부의 온라인 조직(인력 등)을 이커머스사업부로 이동시키고 백화점·마트사업부 등에 산재해 있던 온라인 시스템과 관련 설비 자산(커머스 시스템, 물류센터 자산) 등을 이커머스로 이관했다.


사업부 간 매출 인식 체계도 변경했다. 먼저 백화점·마트사업부에 속한 상품이 롯데온에서 판매되더라도 중개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도록 했다. 기존 롯데온은 백화점·마트사업부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수수료를 매출로 인식했다.

매출 구조로만 보면 롯데온이 흥행할수록 백화점·마트사업부의 몸집이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대로 롯데온은 온라인 플랫폼 운영에 따른 비용과 마케팅·물류 부담이 생긴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이익을 공유하는 대타협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사업부는 온라인에서 판매된 상품의 매출을 인식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익의 일부를 롯데온이 공유하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롯데온은 백화점·마트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4개 사업부 중 유일한 '적자', 버티컬 서비스로 재도약

이러한 거버넌스 통합에도 불구 롯데온은 롯데쇼핑 4개 사업부(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중 유일한 적자사업이라는 낙인을 지우지는 못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백화점·마트·슈퍼사업부는 각각 3213억원, 420억원, 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온만 132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를 보면 롯데온은 2020년 4월 공식적으로 출범했지만 여전히 플랫폼 고도화 등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9% 감소한 772억원으로 감소한 것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온에서 오픈한 전문관 '온앤더뷰티'

이 가운데 지난해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버티컬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는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점포나 이커머스를 '카테고리 킬러' 혹은 '버티컬 커머스'라고 일컫는다.

가장 먼저 선 보인 전문관은 '온앤더뷰티'다. 지난해 4월 오픈한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인 온앤더뷰티에는 명품 브랜드 100여개를 포함해 총 약 3000개의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했다. 화장품 품목의 경우 타 품목에 비해 마진율이 높다는 점도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2022년 9월과 11월에는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와 패션전문관 '온앤더패션'을 잇달아 오픈했다. 롯데온이 오픈마켓의 기능만이 아니라 자체 MD 역량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이용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전략에 힘을 싣기 위해 온앤더뷰티, 온앤더럭셔리, 온앤더패션을 등의 전문관을 첫 화면에 배치하는 홈메인을 개편했다. 리워드 프로그램 '엘스탬프'를 통한 혜택도 제공한다. 롯데그룹 내 유통, 식품 레저 상품을 구매하면 엘스탬프 적립금이 쌓인다.

전문관으로 카테고리별 구색을 갖추면서 백화점·마트사업부의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 이외에 중개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구조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이를 기반으로 판촉비 절감, IT 내재화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온 관계자는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바로배송과 예약배송 권역, 회차를 조정해 비용 대비 높은 효과를 봤다"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화'에 방점을 두고 지난해 버티컬 서비스 등을 실시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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