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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경쟁 체제]시중은행 전환 대구은행, 판 뒤흔들 한방은⑪수익·외형 성장세 탔지만…근본적 체급차이 뛰어넘을 전략 필요

고설봉 기자공개 2024-05-07 12:46:51

[편집자주]

은행권 신경쟁 체제가 도래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과 상생금융, ELS 사태 등 여러 이슈를 겪으면서 영업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이 과정에서 은행간 이슈 대응 전략에도 미묘한 차이가 발생했다. 위기를 기회로 성장세에 올라탄 은행이 있는 반면 수세적으로 시장을 관망하면서 성장성이 저하된 곳도 있다. 그 결과 은행간 순위 경쟁의 판도도 미세하게 바뀌고 있다. 올해 은행권 경쟁은 또 다른 전기를 맞았다. 새로운 경쟁체제가 마련된 은행권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은 메기가 될 수 있을까. 지난해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의지에 화답한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달 내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지방은행이던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새출발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전환을 계기로 대구은행은 전국 점포망을 구축해 영업반경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iM뱅크 등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 금리 경쟁력이 높은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방이란 한계를 벗어나 전국 단위 조직으로 발돋움하는 만큼 초기에 영업력 극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본항목과 실질총자산 등 규모 면에서 전국 단위 시중은행과 직접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대구은행이 체급차를 뛰어넘어 대형화된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이익창출력 뛰어난 강소은행

대구은행은 지난해 35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주요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대구은행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외형을 불리며 수익성도 개선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순이익은 2019년 2679억원, 2020년 2468억원, 2021년 3023억원, 2022년 3645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주요 경쟁사로 분류되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간 순이익 격차는 1068억원이었다. 그러나 매년 대구은행은 큰 폭 성장세를 보이면서 격차를 줄였다. 지난해 대구은행과 부산은행간 순이익 격차는 287억원까지 좁혀졌다.


순이익 기준으로 체급이 비슷한 중소형은행들과 경쟁에서도 대구은행의 외형은 상위권에 속한다.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2019년 순이익 각각 3114억원, 2794억원으로 대구은행보다 규모가 컸다. 그러나 2023년 순이익은 각각 3408억원, 2776억원으로 대구은행보다 규모가 작아졌다.

성장세 면에서도 중소형은행 13개 중 대구은행은 눈에 띈다. 2019년 대비 2023년 순이익 성장률은 카카오뱅크가 2490.51%로 가장 높았다. 플랫폼 기반으로 급팽창한 카카오뱅크를 제외하면 수출입은행 178.18%, 전북은행 57.63%, 광주은행 38.32% 등에 이어 대구은행이 순이익 증가율 32.29%로 상위권에 속해있다.

대구은행은 꾸준한 대출자산 증대와 더불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수익성이 크게 상승했다. 실제 지난해 대구은행 NIM은 2.03%로 국내 20개 은행 중 광주은행(2.87), 전북은행(2.81%), 씨티은행(2.64%), 카카오뱅크(2.38%), 케이뱅크(2.35%), 토스뱅크(2.18%), 제주은행(2.07%) 등 7위를 기록했다.

◇실질총자산 규모, 자본력에서 뒤쳐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찻잔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규모 면에서 대형화된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는평가다. NIM 개선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려도 대출자산 규모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명확해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이 크게 불어날 수 없다는 논리다.

실제 대구은행의 실질총자산(평잔)은 국내 은행권 가운데 중위권을 형성한다. 지난해 말 69조2303억원으로 20개 은행 중 중간을 차지했다. 가장 총자산 규모가 큰 은행은 국민은행으로 504조125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구은행과 국민은행간 총자산 규모는 7배 넘게 차이난다.

총자산 성장률 면에서도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총자산 성장률은 대구은행이 31.80%를 기록했다. 이 시기 대다수 은행들도 비슷한 성장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37.87% 자산성장했다.. 경쟁사인 부산은행도 총자산 성장률 37.62%를 기록했다.


다만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후 시장 확대 전략으로 삼은 인터넷은행 전략에선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5년 총자산 성장률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인 곳은 모두 인터넷은행이다. 2019년 대비 2023년 총자산 성장률은 카카오뱅크 163.41%, 케이뱅크 595.56%로 각각 집계됐다.

대구은행은 IM뱅크를 통해 인터넷은행 영역에서 성장 기틀을 잡겠다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지방은행이란 한계를 벗어낸 만큼 전국단위 영업망을 구축하는 한편 인터넷은행들이 잘 개척하지 못했던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러한 대구은행의 확장 전략의 걸림돌은 자본력이다. 은행은 대출자산을 무한히 늘릴 수 없다. 보유한 자기자본의 일정 비율 이상을 넘길 수 없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제시한 기준에 맞춰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눠 일정 비율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은 자기자본(BIS)비율 11% 이상을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다만 국내 금융당국은 은행의 BIS비율을 국제 기준보다 높게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또 최근 은행 건전성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 안팎으로 높일 것을 권고한다.

대구은행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경쟁사 대비 크게 높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BIS비율 16.53%, CET1비율 13.5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BIS비율 18.08%, CET1비율 14.91%를 유지 중이다.

자본적정성 비율이 업계 평균에 머물러 있는 만큼 대구은행이 급격하게 대출자산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터넷은행들처럼 모회사의 꾸준한 증자를 기반으로 대출자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등 특별한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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