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순이익 뒤에 가려진 영업성과 대출자산 등 기초체력 강해, ELS 이슈 상쇄 가능성
고설봉 기자공개 2024-04-30 12:35:1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안팎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모습이다. 홍콩 H지수 ELS 관련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실적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주요 경쟁사인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순이익 최하위를 기록했다.문제는 이번 이슈가 올해 연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1분기 순이익이 크게 저하되면서 국민은행은 연간으로도 순이익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연간 순이익 3조원 안팎을 기록 중이다. 국민은행이 8620억원 충당부채를 쌓은 만큼 이를 상쇄하긴 쉽지 않다.
다만 국민은행은 여전히 핵심이익 창출력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대출자산 규모에서 가장 크고 조달 측면에서도 원가가 가장 낮은 만큼 수익성 지표 개선이 가능하다. 남은 3개 분기 영업성과에 따라 4대 은행 가운데 순이익 최하위를 면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 3895억원으로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9315억원 대비 58.2% 가량순이익이 저하됐다. 홍콩 H지수 ELS 손실보상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하면서 순이익이 대거 빠져나갔다.
이로써 국민은행은 주요 경쟁사인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순이익 최하위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신한은행은 순이익 9286억원으로 리딩뱅크에 올라섰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 8432억원, 우리은행 7900억원 등 순이었다.
ELS란 일회성 이슈를 제거해보면 국민은행의 2024년 1분기 실적은 여전히 양호하다. 영업환경의 변화와 영업력의 저하 등 이슈는 없었다. 오히려 이전까지 쌓아놓은 대출자산 규모에 더해 순이자마진(NIM) 개선 등이 결합되면서 핵심인 이자이익 창출력은 한층 더 좋아졌다.
실제 각 은행들의 핵심 수익원천인 원화대출금 현황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올 1분기 말 국민은행 원화대출금은 34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대비 5.20% 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의 원화대출금은 국민은행에 못 미쳤다. 올 1분기 말 기준 신한은행 298조1831억원, 하나은행 296조6830억원, 우리은행 315조97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증가율은 신한은행 5.92%, 하나은행 2.15%, 우리은행 7.70%로 집계됐다.
대출자산을 기초로한 이자이익 측면에서도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최대 퍼포먼스를 냈다. 올 1분기 말 기준 이자이익은 국민은행 2조5529억원, 신한은행 2조1841억원, 하나은행 1조9688억원, 우리은행 1조87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올 1분기 이자이익 성장세에서도 경쟁사에 밀리지 않아다. 신한은행이 9.06%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국민은행이 8.75%를 기록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1.58% 가량 이자이익이 감소했고 우리은행으 0.90% 감소했다.
대출자산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순이자마진(NIM) 측면에서도 국민은행의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 올 1분기 국민은행은 NIM 1.87%를 기록했다. 저원가성예금이 증가하고 고금리 예부적금 만기 도래 등 비용률 하락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8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 NIM은 신한은행 1.64%, 하나은행 1.55%, 우리은행 1.50%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대비 NIM 추이를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5bp 상승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13bp, 우리은행은 15bp 각각 하락했다.
이처럼 국민은행은 대출자산 성장을 통한 핵심이익 기반을 넓혔다. 또 조달력 강화를 통한 NIM 개선으로 수익성 극대화도 노려볼 수 있다. 더불어 판관비 등 경비 절감을 통해 CIR을 40.3%로 안정화 시킨만큼 수익성 개선의 틀도 갖췄다.
관건은 올해 연간 실적이다. 이미 1분기 순이익 격차가 크게 벌어진 만큼 국민은행이 연간 실적에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우리은행과 경쟁에선 해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기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순이익 격차는 5391억원으로 벌어졌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의 순이익 격차는 4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과의 올 1분기 순이익 격차는 4002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하나은행 3조4766억원, 국민은행 3조2615억원, 신한은행 3조677억원, 우리은행 2조505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국민은행과 경쟁사 순이익 차이를 보면 국민은행이 하나은행보다 2151억원 더 적었다. 반면 신한은행 보다는 1938억원 더 많았고 우리은행과는 7559억원 차이가 벌어졌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올해 국민은행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벽은 넘을 수 없지만 우리은행과는 충분히 경쟁 해볼만 하다. 올해 남은 분기 추가 ELS 관련 비용이 없고 올 1분기 경상체력을 유지한다면 승산이 있다.
우리은행과 경쟁에서 지난해 국민은행은 연간 순이익 격차 7559억원을 만들어 냈다. 이는 올 1분기 국민은행이 적립한 ELS 손실비용이 8620억원보다 약 1000억원 가량 작은 금액이다. 올 1분기 우리은행의 이익 창출력이 다소 저하된 가운데 국민은행의 이익 창출력은 한층 개선됐다. 이러한 흐름이 연간 이어진다면 국민은행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순이익 최하위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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