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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일본시장 공략법]LG생활건강, M&A로 만들어낸 '시장 경쟁력'③현지기업 인수에만 '7000억' 투자, '온라인·2030' 공략 박차

김혜중 기자공개 2024-05-16 07:35:17

[편집자주]

그간 화장품 업계에서 '해외 사업'은 곧 '중국'이었다. 한때 국내 화장품 수출액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상회할 정도였다. 다만 사드와 코로나19라는 겹악재를 거치면서 그 위상은 현저히 낮아졌고 화장품 업체들은 북미와 일본 등 해외 시장 다변화에 나섰다. 더벨은 업체별 일본 시장 진출 과정을 톺아보고 향후 확장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해 왔다. 일본 시장 역시 2012년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진출에 나섰다. 10여 년간 M&A에만 7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2023년에도 일본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화장품 회사 '비바웨이브'를 인수하면서 시장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LG생활건강은 일본 시장에서 통신판매를 위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다만 최근 통신판매를 통한 성장이 주춤하며 전략을 변경해 나가고 있다. 향후 색조 화장품과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를 공략하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통신판매 중심' 현지기업 인수

LG생활건강은 2012년 초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Ginza Stefany Cosmetics Co., Ltd.) 지분 100%를 약 1300억원에 인수하며 일본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같은 해 12월 일본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에버라이프 지분 100%를 3300억원에 인수하면서 2012년에만 46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일본은 '통신판매'라는 다소 독특한 유통 채널을 가지고 있는데, 주요 사업소에 자리 잡은 상담원들이 고객들과 통화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다. 두 회사는 모두 현지 시장에서 보편적인 판매 방식인 통신판매에 특화해 있었다. 여전히 일본 시장에서 연령대가 있는 고객층은 통신판매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에는 일본 화장품 통신판매 업체인 R&Y 지분 100%를 약 462억원에 인수하면서 통신판매 경쟁력 확보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판매처를 다각화, 국내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어서 2018년에는 'AVON Japan(에이본 재팬)'의 지분 100%를 105억엔(한화 약 1050억원)에 사들이며 방문판매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긴자스테파니가 일본 현지 공장을 보유한 에바메루(Evermere Holdings Company) 지분 100%를 150억원에 매입하며 일본 시장에서의 외형을 키워나갔다.


다만 LG생활건강의 일본 지역 매출액은 다소 정체된 상황이다. 2023년 일본지역에서의 매출액은 3767억원으로 직전연도(4146억원) 대비 9.1% 감소했다. 2020년 매출액 4322억원을 달성한 이후 하향세를 걷고 있다.

이는 일본 시장에서의 통신판매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일본 시장은 큐텐(Qoo10) 등의 이커머스, 로프트(LOFT)와 앳코스메(@COSME) 등의 주요 뷰티 편집숍(MBS)을 중심으로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일본 시장을 주도하는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는 2023년 말 기준으로 통신판매 비중이 각각 49%, 76%에 달한다. 2020년 기준 두 회사의 통신판매 비중은 54%, 72%로 판매 구조에서의 변화가 미미한 상태다.

◇'색조·디지털' 앞세운 2030 공략 박차

LG생활건강은 기존 통신판매에 대한 경쟁력은 유지하되 향후에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잡고 온라인 채널과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공략해나갈 방침이다. 판매 채널이 다각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본 시장에서의 통신판매 수요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동안 멈췄던 일본 시장에서의 M&A도 재개했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9월 색조 브랜드 '힌스(hince)'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했다. 잔여 지분 25%를 확보할 수 있도록 콜옵션도 보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갖춘 품질력과 비바웨이브의 일본 시장 브랜드 인지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확장을 위한 추가 M&A의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LG생활건강의 주요 색조 브랜드 ‘프레시안’, ‘글린트’, ‘VDL’ 등은 2023년 5월부터 순차적으로 일본 온라인 쇼핑몰 ‘큐텐’에 진출했다. 온라인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지난해 말부터는 일본 버라이어티 숍 등 오프라인 매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VDL의 경우 2023년 9월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뷰티 인플루언서와 협업 제품을 출시하기도 하면서 젊은 세대의 선호를 고려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 바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디지털 채널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특히 인플루언서 마케팅, 일본 전용 제품 출시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일본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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