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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탈네이버 논란]일본 정부의 '찬탈' 시도, 동남아·대만 입지도 '흔들'이사회서 한국인 이사 강판, 소프트뱅크 입김 강화…글로벌 사업전략 '우수수'

이민우 기자공개 2024-05-10 07:38:46

[편집자주]

네이버가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의 지배력을 빼앗길 위기 상황에 처했다. 일본 정부가 보안 이슈를 빌미로 경영 중심 축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뿐 아니라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핵심 플랫폼이다. 이를 놓치게 되면 네이버의 '해외 성장 꿈'은 완전히 좌초될 수밖에 없다. 라인 찬탈을 둘러싼 논란과 이번 사태의 핵심 사안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를 향한 일본 정부와 산업계의 라인 경영권 매각 압박이 거세다. 총무성 행정지도 당사자인 라인야후 측 CEO마저도 공식 석상에서 네이버의 지분 정리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사회만 봐도 소프트뱅크 측 인사는 잔류한 가운데 네이버 출신은 퇴임이 결정됐다. '설마'로 여겨졌던 사안이 점차 '현실'이 돼 가는 모양새다.

라인 경영권 정리 압박 배경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본 정부가 동남아, 대만 시장에서 사업 주도권을 쥐기 위한 목적에 비롯된 공격이란 해석이 있어 주목된다. 한국 기업의 동남아 등 시장 진출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라인야후 “자본구조 변경 요청”, 네이버 라인 신화 주역 강판

네이버는 라인야후 2대주주 소프트뱅크와 '라인 지배구조 재편'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에서 보안 이슈를 문제 삼아 라인야후와 네이버 간 지분 관계 정당성을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기 때문이다.

행정지도 당사자인 라인야후는 최근 네이버 측에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것을 강하게 요청한 상태다. 이를 계기로 라인야후 이사회에 유일한 한국인 이사로 몸 담고 있던 신중호 최고상품책임자(CPO)마저 물러났다.

이데자와 타케시 라인야후 CEO는 8일 결산설명회에서 “모회사 A홀딩스에 대한 자본변경을 당사에서 계속 요청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시점에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사회에서 퇴임할 신 CPO는 본 직무에 맞게 사업에만 전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측은 라인야후의 공식적인 지배구조 개편 요청과 신 CPO 퇴임과 결부된 이사회 개편 과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재팬에서 10년 이상 헌신해 라인 신화를 이룩한 신 CPO에게 보안 문제 관련 책임을 전가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신 CPO의 퇴진으로 라인야후 이사회는 소프트뱅크 측 입김이 더욱 강해지게 됐다. 카와베 켄타로 소프트뱅크 대표이사 회장이 라인야후 이사회에 몸담고 있다. 라인야후 경영에 대해 소프트뱅크와 일본 측 입김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구조란 의미다.

다만 라인야후는 사외이사 비중 증가 등 이사회 개편은 경영과 사업집행을 분리하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숙고하고 내린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라면 몰라도 라인야후에서 직접 실적설명회에서 네이버에 지분 매각 요청을 했다고 공식화한 것부터 충격적”이라며 “이사회 개편도 사외이사 비중을 늘렸다지만 주주간 균형을 깨고 굳이 사업 전략 면에서도 높은 성과를 냈던 신 CPO를 배제해야 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태국·대만 영향력 큰 라인, 플랫폼 경쟁서 한국 배척 목적

이번 라인 경영권 압박 사태는 태국, 대만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일본의 주도권 확보 목적 역시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라인 플랫폼이 일본만 아니라 태국, 대만 등에서도 ‘국민 앱’ 수준의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태국과 대만은 일본 외 글로벌 지역에서 라인 메신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이자 대표적인 일본 경제 우호국이다.

대만 소재 기관 관계자는 “대만 내 활동하는 일본 기업만 어림 잡아 1000개가 넘고 일본발 투자와 교류 역시 재계에서 상당한 수준”이라며 “태국은 진출 일본 기업만 6000개 이상에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일본 측과 라인 플랫폼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현재 태국, 대만 등에서 라인이 보유한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여기에 대만,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라인뱅크’, 태국 ‘라인 BK’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 B2C·B2B 금융과 산업계 전역에 행사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이에 현지 진출 일본 기업 역시 본토처럼 라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업을 꾸리고 있다.

대만 등에서 수백만 사용자를 보유한 라인뱅크

라인야후 경영권과 지배구조 중심 축이 소프트뱅크와 일본 측으로 기울면 라인 플랫폼과 향후 현지 일본 기업 간 시너지는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최근 동남아 시장 등에 진출을 노리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약화할 처지다.

글로벌 시장에서 네이버의 AI 주도권 싸움에 역시 악영향이 우려되는 사안이다. 네이버는 미국 데이터 통제 우려를 받는 외국 정부를 상대로 맞춤형 대화식 모델인 '소버린 AI' 시스템을 제공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핵심 창구가 바로 라인 메신저다. 해당 국가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생성형AI 개발·고도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라인 메신저가 해주고 있다. 결국 라인 경영권을 빼앗기게 되면 관련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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