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의 물류, ㈜효성 자사주로 우군 확보 대한항공, 존속·신설지주 지분 2.64% 보유…양측 활용 가능성 주목
김동현 기자공개 2024-05-13 10:48:37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독립경영'의 출발점이 될 ㈜효성 인적분할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것 중 하나가 자사주(5.51%)였다. 자사주를 활용한 지배력 강화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효성그룹은 분할에 앞서 이를 처분하겠다는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그 결과 10일 ㈜효성은 전체 지분의 2.87%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하고 나머지 2.64%는 대한항공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예정일은 ㈜효성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리기 3일 전인 다음달 11일이다. 전체 매각금액은 330억원이다.
거래 금액 자체가 크진 않지만 분할 이후 ㈜효성과 에이치에스효성(신설지주)은 대한항공을 주주로 맞아 협력 범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에스효성을 이끌 조현상 부회장 입장에선 지주사의 자체 사업인 물류부문에서 시너지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 형인 조현준 회장도 향후 대한항공을 우군 삼아 ㈜효성 지배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다음달 14일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7월1일 출범 예정인 에이치에스효성은 크게 물류 사업부문과 산업자재 부문(효성첨단소재), IT 부문(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3가지 사업을 영위한다. 이중 물류 사업의 경우 지주사인 에이치에스효성과 베트남 물류법인(Hyosung Global Logistics Vina)이 함께 맡는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5/10/20240510181442436_n.jpg)
효성그룹은 1997년 효성트랜스월드라는 법인을 출범해 그룹 국제물류주선업을 영위하게 했다. ㈜효성의 100% 자회사였던 효성트랜스월드는 연간 매출 2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내던 곳이다. 조단위 매출을 내는 화학·소재·중공업 계열사와 비교하면 그 규모가 크지 않지만 출범 이후 단 한번의 적자도 내지 않았다. 다만 그룹 물류 물량을 받아 영위하는 사업 특성상 내부거래 비중이 70%를 웃돌았고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에 지주사 ㈜효성이 출범하고 3년 뒤인 2021년, ㈜효성은 효성트랜스월드를 흡수합병해 자체 사업부(트랜스월드PU)로 편재했다. 효성트랜스월드가 ㈜효성에 들어가기 전까지 약 6년 동안 사내이사로 재직한 인물이 바로 조현상 부회장이다. 조 부회장은 자신의 독립경영 무대가 될 신설지주를 준비하며 트랜스월드PU를 가져가기로 결정했고 에이치에스효성 출범과 함께 자체 물류 사업부문으로 둘 예정이다.
㈜효성이 자사주를 대한항공에 매각하며 내세운 표면적 이유인 '전략적 협업'을 에이치에스효성 물류 사업에서도 가져갈 수 있다. ㈜효성이 존속법인 ㈜효성과 신설법인 에이치에스효성으로 분할하면 대한항공은 동일하게 양사 지분 2.64%씩을 보유하게 된다.
존속법인 ㈜효성은 대한항공을 주주로 맞이하며 향후 우군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효성의 최대주주는 지분 21.94%를 보유한 조현준 회장이고 2대 주주는지분율 21.42%의 조현상 부회장이다.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10.14%)까지 포함해 두 형제 경영인의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려면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상황에서 분할을 앞두고 자사주 처리 문제까지 겹치며 효성그룹과 대한항공 양측은 협업을 명분 삼아 거래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향후 ㈜효성·에이치에스효성 등 양 지주사의 주주로 우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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