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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모델에 NCM 배터리…기아의 자신감 EV4에도 탑재 예정…현지 조달 통해 수익성 추가 확보도 예상

이호준 기자공개 2024-05-17 07:28:19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투자는 숨 가쁘게 진행돼 왔다. 지난 몇 년 사이 해외 곳곳에 전기차 신공장은 물론 배터리 생산, 기술 개발 기지를 여럿 세우기로 하며 글로벌 전동화 밸류체인을 빠르게 키웠기 때문이다.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인 곳도 있지만 일부는 성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세운 배터리 합작공장(HLI그린파워)이 대표적이다. 최근 기아는 다음 달 양산에 들어가는 보급형 소형 전기차 EV3에 HLI그린파워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EV4에도 탑재 예정…배터리 경쟁력에 '자신감'

HLI그린파워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첫 합작공장이다. 양사가 각각 50%씩 출자해 2021년 9월부터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연산 1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완공돼 올해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약 10만여대분이다.

업계는 다음 달 양산에 들어가는 기아의 보급형 전기차 EV3에 HLI그린파워의 NCM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 전용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가 탑재되는 첫 사례다. 내년 초 출시될 전기 세단 EV4에도 이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HLI그린파워는 고성능 배터리 쪽이 전문이다. 성능이 좋다는 건 그만큼 가격이 비싸다는 얘기다. EV3가 중저가 모델이라는 점에서 보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배터리를 넣는 게 맞아 보인다. 실제로 앞서 기아는 레이EV와 니로EV에 CATL의 LFP(리튬·인산·철)·NCM 배터리를 각각 탑재했다.

(지난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HLI그린파워의 시제품 생산 공정을 둘러보는 모습. 출처: 현대차)

기아로서는 HLI그린파워 배터리 경쟁력에 베팅한 셈이다. 주요 원료 공급망을 확보한 중국 기업들과 가격으로 승부를 볼 순 없겠지만, HLI그린파워가 높은 품질의 배터리 기술력을 갖추고 니켈 생산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에서 원료를 직접 받는 만큼 중저가 전기차에서도 '해볼 만하다'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처럼 글로벌 공급망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에 종속된다면 현대차그룹의 공급망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도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각각 연간 35GWh, 3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는 배경이다.

◇배터리 셀 가격 '뚝'…현대차그룹은 수익성 추가 확보 예상

현대차그룹은 HLI그린파워를 통해 배터리 셀부터 전기차까지 현지 생산·판매 체계를 갖춘 브랜드로 발돋움하게 됐다. 그만큼 이윤도 더 많이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직 계열화로 공정 효율을 높이고 핵심 부품에 대한 조달 비용도 줄일 수 있으니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현대차그룹이 전문성과 기술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상황인 만큼 '가성비' 전략을 펼치기에도 여유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기아의 보급형 소형 전기차 EV3 이미지. 출처: 기아)

당분간 하향 안정화 추세가 예상되는 배터리 셀 가격도 수익성 측면에선 호재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공급 과잉'이 되면서 메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는 30~40%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수익성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미 기아의 경우 올해 1분기 전기차 부문에서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지난 콘퍼런스콜에서 "소형 전기차 EV3를 7월에 내놓을 계획"이라며 "전기차 재료비 인하 효과가 반영되면서 EV는 1분기 기준 두자릿수 가까이 손익이 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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