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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해운사 사이클 점검]'경력 많은 신입' STX그린로지스⑪종합상사 STX 물류로도 든든…공격적인 선단 확대 중

허인혜 기자공개 2024-06-04 09:57:02

[편집자주]

외부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는 산업이 어디 있겠느냐만 해운업은 특히 파고에 크게 휩쓸리는 업종이다. 호황기와 불황기라는 거대한 사이클 속 유가 흐름과 국제 정세 등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해운사의 명운은 호황기에 얼마나 곳간을 쌓고 불황기를 어떻게 잘 헤쳐나가느냐에 달렸다. 선제 대응은 기초 체력이 있어야 가능한 법, 중견 해운사들이 불황기 대응에 더 고심하는 이유다. 해운업 불황기 초입에 들어선 지금 더벨이 중견 해운사들의 현황과 사이클 대응 방안, 앞으로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그린로지스는 융성했던 STX그룹이 남긴 증거 중 하나다. 지난해 상장사 STX를 무역상사 STX와 해운·물류사 STX그린로지스로 분할하며 탄생했다. STX그린로지스는 불황기와 홍해발 물류 리스크 등 해상 상황이 복잡해진 와중 출항하게 됐다.

STX그린로지스의 현재 실적 상황으로 미래를 내다보기에는 레코드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은 STX그린로지스의 매출처 구성과 전략이 향후 얼마나 유효할지를 살펴볼 단계다.

◇그린로지스, '해운 제국' 꿈꿨던 STX의 정체성

분할 후 STX와 STX그린로지스의 실적을 보면 STX그린로지스의 사업부문이 분할 전 STX에서 차지했던 비중을 엿볼 수 있다. STX의 1분기 별도기준 영업수익은 1260억원으로 나타났다. STX그린로지스는 같은 기간 13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9~12월 매출액은 283억원이다.

과거 사업보고서를 따라가보면 STX는 분할 전 영업 부문을 투자사업과 해운·무역 등으로 구분해뒀는데 해운·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수준이었다. 해운과 물류의 매출액이 섞인 결과로 해운만 따로 떼면 비중은 조금 더 낮아진다. 다만 투자부문이나 무역 부문 등에 해운·선박에 대한 사업이 혼재돼 있어 해운과 물류의 중요도가 낮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분할 법인의 한 카테고리로 선택된 건 STX가 본래 잘 하던 종목인 데다 해운과 물류 부문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때 재계 10위권을 넘봤던 STX그룹은 조선·해운업 기반의 해운 제국을 꿈꾼 바 있다. STX의 해운 부문은 분할 전년인 2022년 직전년도 대비 영업이익을 380% 늘렸다. 팬데믹 효과가 반영된 2022년의 성과지만 STX그린로지스가 벌크선 중심 선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력도 충분했다.

아직까지는 실적의 추이를 예단하기는 빠르다. 분할 후 별도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부터 집계됐다. 지난해 9~12월 매출액은 283억원,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32억원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억원, 23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자산도 유효한 수준은 아니다. 영업활동으로 분기당 창출하는 현금이 아직 20억원대다. 지난해말 현금량은 43억원이다.

◇공격적인 선단 확대…친환경·대형선 확보

STX그린로지스는 나용선계약(BBCHP)을 통해 취득한 배 등 8척을 운영하고 있다. 나용선계약은 배를 통째로 빌려주며 선박 소유권을 제외하고 모든 운영에 관한 권리를 용선자인 해운사에게 준다. 해외 특수목적법인(SPC)과의 나용선(BBC)계약을 맺고 장기간 용선료를 지급한 뒤 원리금 상환 후 선박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국내 대부분의 선박금융이 이 구조로 이뤄져 있다.

분할 후 선단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적분할 세 달 만에 운용 선단 5척을 늘렸다. 올해 17만t 규모의 케이프사이즈(cape size) 벌크선 1척을 매입하며 선단을 불렸다. STX그린로지스가 운영하는 선박 중 가장 큰 크기다.
STX그린로지스가 용선한 친환경 에코타입 벌크선. 사진=STX

STX그룹이 해운업에 진출한 지는 오래지만 STX그린로지스는 신생사다. 신생사답게 선박 시장의 새 흐름에 맞춘 포부를 내세웠다. 사명에서도 힌트를 주듯 친환경 선박 선사가 목표다.

법인 신설 한달 만에 친환경 선박을 용선하며 정체성을 굳혔다. 일본의 신조 친환경 벌크선 1척을 최대 23개월에 용선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벌크선은 국제해사기구(IMO)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스크러버(배기가스 세정설비)를 탑재해 같은 크기의 선박 대비 적은 연료유를 소비하는 친환경 선박이라고 STX그린로지스는 설명했다. 유럽으로 단기 대선에 나선다.

◇유럽 중심 고객사 확보…STX 물량도 그린로지스 몫

선단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만큼 고객 유치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TX그린로지스의 매출의 90%는 수출 물량에서 나온다. 특히 유럽 고객사의 비중이 높다. 세르비아의 에페이로스 해운(Epirus Shipping Doo. Beograd) 등 주요 매출처 6곳과 기타 매출처에서 올리고 있다. 라트비아와 튀르키예를 기반으로 둔 NORDTRADE도 매출액의 8.7%를 책임지고 있다.

내년 목표 매출은 10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신조·중고선 매집과 용선 등으로 선단을 계속 늘려가는 한편 포트폴리오도 중형선에서 대형선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계열사인 STX가 사업을 확장하며 물동량을 늘리고 있는 만큼 불황기에 덜 민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STX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지역 니켈 광산의 지분 20%를 확보한 바 있다. 2억톤(t)의 니켈 매장량이 기대되는 광산으로 STX는 해당 광산에서 채굴한 니켈 광석 전부를 운송·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STX의 러시아산 우드펠릿 운송을, 12월에는 STX의 유럽 발전소향 우드펠릿 공급을 위한 선대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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