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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 '오지스 실리콘' 투자 추진…성장성은 '물음표' 신규 수익 창출 목적…사측 "다각도 검토 중, 미정 상태"

노윤주 기자공개 2024-06-17 10:02: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설이 불거진 코빗이 신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사업 적자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수익처를 찾아 나섰다. 오지스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실리콘'에 투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해외서는 거래소가 블록체인을 런칭해 성공시킨 사례가 있기에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이다.

업계서는 코빗의 실리콘 투자 검토를 두고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개발사인 오지스가 실리콘 수익 중 자신들의 몫을 올 초 해킹당한 오르빗브릿지 복구에 최우선 투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리콘 생태계를 위해 재투자돼야 하는 자금이 다른 곳에 흘러간다면 성장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빗은 이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코빗 "블록체인 기술투자 맞지만 실리콘 투자는 미정"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오지스 실리콘 프로젝트에 투자를 검토 중이다. 실리콘은 이더리움 레이어2 기반의 블록체인이다. 레이어2는 자체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한 뒤 거래 내역만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올리는 기술이다. 이더리움 생태계는 가져가면서 높은 거래수수료(가스비), 느린 거래체결속도 등을 해결한 게 특징이다.

해외서는 거래소가 레이어2 사업에 뛰어들면서 거래소 사업 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 코인베이스가 대표적이다.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레이어2 블록체인 '베이스'를 출시하고 빠른 속도로 성장시켰다. 올해 5월에만 베이스를 통해 698만달러(약 96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는데 동종 레이어2 블록체인 중 가장 큰 수익 규모다.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코빗도 적자를 타개 방안으로 블록체인 개발 검토에 나섰다. 자체 코인은 발행하지 않으면서 외부 프로젝트를 탑승시켜 코인을 발행하도록 도와주는 모델을 고민 중인데 코인베이스의 베이스와 매우 유사하다.

이는 DSRV가 코빗 인수를 타진하면서 제안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업계서는 코빗이 관련 사업을 제안한 DSRV가 아닌 오지스와 협업을 검토하는 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코빗은 그간 주주사로부터 밸류업 요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직접 추가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오지스와는 올해 초 인수 관련 논의를 나눴다가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진 코빗 대표와 오지스 이대형 의장은 서울대학교 동문이라는 인연이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지스가 코빗 인수를 염두에 두고 접촉했다는 이야기는 올해 초 업계에 대대적으로 공유된 적 있다"며 "성사되지 않아 이슈가 잠잠해졌는데 반대로 코빗이 투자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려 의외였다"고 말했다.

코빗은 블록체인 기술투자를 고려 중인 건 맞지만 오지스 실리콘 투자는 확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코빗 관계자는 "거래소 사업 외에 신규 사업모델을 찾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며 "실리콘도 검토 대상 중 하나일 뿐 투자가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업계, 실리콘 수익 오르빗브릿지 투입 두고 지적

코빗의 실리콘 투자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지스는 올해 1월 '오르빗브릿지' 해킹을 겪은 바 있다. 오르빗브릿지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자산이동을 도와주는 크로스체인 플랫폼이다. 해킹으로 1000억원대 자산 탈취가 있었고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실리콘은 오지스가 내놓은 오르빗브릿지 탈취자금 복구 방안의 핵심이다. 실리콘 발생 수익 중 개발사 명목으로 수취하는 부분을 오르빗브릿지 자금상환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서 우려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실리콘에서 나온 수익을 실리콘에 재투자하지 않으면 생태계 확장도 장기적인 수익성도 없다는 의견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과 오르빗브릿지는 탈중앙화 형태로 움직이는 개별적인 플랫폼"이라며 "오지스가 둘 다 개발하고 있지만 실리콘의 성과를 오르빗브릿지로 옮겨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발사에게 가는 수익을 실리콘에 재투자해야 생태계가 성장할 텐데 오르빗브릿지에 초기 수익을 다 투입하면 실리콘을 어떻게 키울 수 있겠냐"고 덧붙였다.

실리콘 수익이 오르빗브릿지에 투입된다면 코빗도 투자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또 다른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코빗은 실리콘을 코인베이스-베이스 모델로 키워보겠다는 구상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오르빗브릿지만 도와주는 형국이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업계 우려에 대해 코빗은 아직 투자를 결정한 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코빗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 투자로 방향을 잡고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인 건 맞다"며 "오지스 실리콘 투자는 아직 확정된 바 없고 성장 가능성과 리스크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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