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위기vs성장' 기로에 선 제약사]영진약품, 흑자특명 '이기수 체제' 쇄신전략 달라진 맨파워①3년간 대표 포함 임원 14명 퇴임, 신사업 '오픈이노베이션'과 '동남아'

한태희 기자공개 2024-06-27 09:09:42

[편집자주]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제약사들은 '제네릭·상품유통·리베이트'라는 틀 안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약가규제, 불공정 관행 철퇴 등 과거와는 다른 규제환경에서 새로운 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더해 오너십이 바뀌는 과도기까지 겹치면서 가지각색 '생존전략'이 등장했다. '위기냐 성장이냐'를 놓고 각각 다른 전략을 펼치는 제약사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진약품은 2세 승계 등 복잡한 오너이슈와 얽힌 일반적인 제약사와는 다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과거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KT&G의 자회사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체제다.

팬데믹 기간 적자 전환하며 위기에 놓였지만 빠른 대응으로 체질 개선이 가능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전문경영인 이기수 대표를 선임하며 임원진 전원을 교체했고 흑자전환 목표에 집중했다. 신사업에선 '오픈이노베이션'과 '글로벌'로 방향키를 잡았다.

◇오너일가 없는 지분구조, 공격적 체질개선 가능했던 배경

영진약품의 모태는 창업주 고(故) 김생기 회장이 1952년 의약품 수입상으로 설립한 영진물산이다. 1962년 영진약품공업으로 이름을 변경하며 법인화했고 1973년 유한양행에 이어 제약사 중 두번째로 주식 시장에 상장했다.

인지도를 높인 자양강장제 '구론산'을 비롯해 설파제 원료 합성과 항생제 등 주요 사업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부도가 났고 이내 창업주를 비롯한 주요 대주주가 모든 지분을 넘겼다.

2004년 KT&G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후 모회사인 KT&G가 지분 52.45%를 보유한 최대주주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5% 이상 대주주 없이 소액주주 비율이 47.6%에 달하는 지분구조다.

거버넌스 변화 속 부침도 있었지만 오너일가 지분이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립했다. 2010년 1000억원을 간신히 넘겼던 매출은 꾸준히 성장해 2017년 1950억원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수출망이 막히면서 2021년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반전을 위한 카드는 사람이었다. 2022년 이기수 대표를 선임하며 경영 쇄신에 나섰다. 사업전략을 바꾸며 인사에도 변화를 줬다. 각 사업부를 총괄하는 임원과 이사회를 모두 새로운 인물로 채웠다. 2021년 3분기 기준 재직 중이던 대표이사 포함 14명의 임원이 최근까지 모두 퇴임했다.


모회사인 KT&G 출신 인물이 전면에 섰다. 올해 3월 이웅규 부사장을 사업관리 총괄 임원으로 영입했다. 오효진 전 부사장이 임기만료로 퇴임하며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 부사장은 KT&G에서 영주공장 지원실장, 성장투자실장을 역임했다. 성장투자실에서는 자회사 관리와 스타트업 투자, M&A 업무 등을 주로 맡았다.

이 대표가 앞서 취임 일성으로 밝힌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하는 인물이다. 신사업과 투자에 능한 인물을 중역으로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이웅규 부사장은 사업관리 부사장으로 신사업뿐만 아니라 경영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며 "오픈이노베이션만 전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출신 '동남아' 전문가 영입, 해외 진출 시너지 기대

모회사로부터의 수혈 외에도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이 중 대웅제약에서 합을 맞췄던 글로벌 영업, 마케팅 전문가를 나란히 영입해 주목된다. 중국,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는 영진약품의 니즈와 맞아떨어지는 인사다.

올해 3월 양웅열 전무를 영업본부 총괄 임원으로 영입했다. 양 전무는 2002년 대웅제약에 입사했고 고려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병원 영업 업무를 시작으로 순환기 마케팅팀장을 맡았다. 이외에도 ETC사업본부장과 글로벌본부 운영실장을 지냈다.

글로벌 경험이 풍부해 동남아 등 현지 사정에도 능통한 인물이다. 대웅제약에서 5년간 인도네시아 법인장을 맡았다. 글로벌본부 운영실에서 해외사업을 총괄하다가 최근 영진약품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작년 3월 영입한 조중연 상무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조 상무는 성균관대 제약산업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2007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전문의약품 영업, 마케팅 업무를 두루 경험했고 글로벌마케팅 BM 업무를 수행했다. 2021년부터는 글로벌운영센터장을 맡았다.

그 역시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다. 대웅제약 재직 당시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지사장과 법인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일본에 치중된 해외 매출을 다변화하기 위한 이 대표의 의지가 함축된 인사로 풀이된다. 글로벌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기존 임원분들은 계약이 만료돼 퇴임했다"며 "인사는 대표이사 사장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