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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U in Aerospace alley] 美 사업장 가보니…P&W 항공엔진 부품·기술개발 '구슬땀'[르포] 4곳 사업장·5개팀 세분화…회전체부터 공구까지 항공엔진 '올인'

뉴잉턴·체셔(미국)=허인혜 기자공개 2024-07-01 15:23:12

[편집자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법인(HAU)이 출범 5년을 맞아 미국 코네티컷 주 현지 사업장을 공개하고 미래를 제시했다. HAU가 둥지를 튼 곳은 글로벌 항공사업의 산실이자 요충지인 코네티컷 '항공앨리(aerospace alley)'다. HAU는 P&W와 GE 등 항공엔진 산업의 핵심 기업들이 모인 이곳에서 부품 납품을 넘어 공동개발까지 기술의 단계를 높여가고 있다. 최종 종착지는 한국판 항공앨리 구축과 독자엔진 개발이다. 더벨이 코네티컷 현지를 직접 찾아 항공앨리 속 HAU의 성장기와 현재를 살펴보고 앞으로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1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으로부터 약 2시간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코네티컷 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의 사업장이 곳곳에 자리해 있다. 체셔와 뉴잉턴, 이스트윈저와 글래스톤베리에 각각 나뉜 4곳의 기지다. 4곳의 사업장에서 5개의 팀을 나눠 운영 중이다.

네 곳의 사업장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글로벌 굴지의 항공엔진 제조기업인 프랫앤휘트니(P&W)와 제너럴일렉트릭(GE)과의 거리다.

가까운 곳은 차로 10여분 내에, 먼 곳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하트퍼드에 자리한 핵심 파트너사 P&W와 직접 대면해 의사소통하기까지 10여분이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HAU의 가장 큰 생산설비인 체셔와 뉴잉턴의 사업장을 각각 돌아봤다.
25일 미국 코네티컷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 체셔사업장에서 HAU 직원이 항공엔진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작업·기계공정 병행…P&W·GE 맞춤형 납품

25일(현지시각) 오전 방문한 뉴잉턴 사업장은 톱니바퀴 모양의 부품을 양산하고 있었다. 부품의 이름은 IBR(Integrated Blade Rotor). 팬에서 빨아들인 공기를 압축시켜주는 장치다. 뉴잉턴 사업장은 IBR과 함께 디스크(Disk) 항공 부품을 제작하고 있다. 뉴잉턴에는 RC(Rotating Component) 팀이 배치돼 있다.

네이트 미나미(Nate Minami) HAU사업장장의 말을 빌려 쉽게 설명하자면 '회전 부품'을 만드는 곳이다.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디버링 공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젊은 작업자들 사이로 40대 중반 이상의 숙련공들도 활약하고 있다. 모두 150명이 근무 중이다.

뉴잉턴 사업장에서는 한해 IBR은 1400개, 디스크는 1000개를 생산할 수 있다. IBR은 향후 2200개, 디스크는 현재 800개 생산에서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밀링과 선반 등을 포함해 15개의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고 향후 8개 장비에 추가 투자해 생산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7년부터 3000만달러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품은 다양한 국가의 항공기에 장착된다. 미국 에어버스 A320네오 기종과 일본 미츠미시의 리저널 제트, 캐나다 봄베이어의 C 시리즈 등이다. 뉴잉턴과 체셔 사업장 모두 P&W·GE 등 납품 기업에 맞춘 별도 부품을 따로 생산 중이라고 밝혔다.
HAU 뉴잉턴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고정체·회전체·공구…역할 분산해 전문성 강화

같은 날 HAU의 체셔 사업장도 방문했다. 체셔 사업장은 약 280명이 근무한다. 규모는 약 8만평으로 사업장 중 가장 크다.

공장에 들어서자 한 거대한 기계장치가 눈길을 끌었다. 지하철 창문 두 개를 붙여둔 것 같은 투명 창안에는 커다란 타이어나 테엽장치처럼 보이는 원통형의 항공엔진 부품이 진동하고 있었다. 그 위를 채운 것은 물이다. 표면 작업을 더 섬세하게 하기 위한 장치다.

바깥에 연결된 기계에는 레일이 길게 늘어섰고 바로 옆 모니터에는 작업 현황부터 기계의 축 각도 등이 쉼없이 숫자를 바꿔 기록되고 있었다. 그 옆 작업장에서는 숙련된 작업자가 같은 부품에 수작업으로 소부품을 끼워넣거나 점검하고 있었다.

구심점인 체셔 사업장에는 엔진 케이스 등 중소형 사이즈의 정밀 고정체를 생산하는 PC(Precision Component)팀과 OEM사에서 사용하는 엔진 조립을 위한 공구를 생산하는 APEX팀, Corporate팀이 포함돼 있다. 케이스는 엔진 가동시 회전하는 다른 부품들을 감싸는 뼈대 역할을 한다. 항공엔진 부품은 일반적으로 '원재료 검사-기계가공-특수공정-최종검사'의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글래스톤베리와 이스트윈저도 주요 사업장이다. PC-G팀이 있는 글래스톤베리 사업장은 엔진 케이스 등 고정체(대형 사이즈) 생산을 맡고 있다. 약 1300평 작업장에 65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스트윈저는 특수공정 전문 사업장이다. 레이저 가공, EB welding(용접), Water jet 절단 등을 담당한다. 2300여평 작업장에 약 50명의 임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EBTEC(Electronic Beam Tech) 팀이 여기에 몸담고 있다.
HAU 체셔 사업장에서 설비의 가동률과 정확도를 체크하는 모니터.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납품기업, 품질 기준 높아"…'안전이 넘버원' 표어도

HAU가 현지 사업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로 꼽은 건 현지 적응이 아니다. 납품 기업들의 높은 품질 기준이 HAU를 가장 괴롭히는 요소이면서 성장시키는 배경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조건을 만족할 만한 숙련 근로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럼에도 코네티컷 내부의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공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때문에 사업장과 팀을 세분화하는 한편 공정 과정도 꼼꼼하게 정비했다. 예컨대 IBR 등의 하나의 부품만 만드는 데에도 선반(turning) 공정과 밀링 공정, 플라즈마 코팅을 포함한 특수 공정, FPI 검사(표면 검사) 등이 수반된다. 공장 한가운데 크게 매달린 모니터에는 각 설비마다의 공정 정확도를 표시하는 원기둥이 그려져 있었다.

김종훈 HAU 글로벌엔지니어링팀장은 "육안으로 봤을 때는 매끄러운 면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거친 면과 부드러운 면이 구분된다"며 "표면 가공 등의 세공을 두고서도 제품을 '리턴' 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항공엔진 제조 기업들의 품질 기준을 맞추는 게 생산기지의 최우선 과제"라고 짚었다.

체셔와 뉴잉턴 사업장에서 찾은 또 다른 공통점은 근로자 안전 기조다. 사업장 곳곳에는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의 안전'이라는 의미의 표어가 붙어있었다. 근로자들은 작업장에 들어서기 전 안구보호 장비와 헬멧 등을 착용했다. 다인종의 작업자들이 착용한 작업복에는 한화그룹의 익숙한 심볼이 새겨져 있었다.
HAU 체셔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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