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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의 현대차 쟁탈전]차량용 DP·카메라 확산, 스마트폰·TV 노하우 이식④국내 기업 압도적, 글로벌 완성차업계 선점 기대

김도현 기자공개 2024-07-04 13:03:56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를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전환까지 준비 중이다. 이같은 흐름에 양대 전자기업인 삼성과 LG도 올라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다루는 각 그룹 계열사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TV·가전을 넘어 자동차 부품을 두고 겨루는 중인 삼성과 LG의 경쟁 구도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동화 트렌드 확산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및 카메라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적용 범위가 계기판에서 창문으로 확대되면서 '거거익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카메라는 외부 상하 좌우 및 내부까지 탑재되면서 개수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과 LG 계열사는 스마트폰, TV 등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 시장을 공략 중이다. 주요 고객이 명확하게 나뉘는 정보기술(IT) 분야와 달리 가파르게 성장 중인 전장은 경쟁이 한창이다. 공급망이 고착화되기 전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자동차용 OLED, '신성장동력'으로 낙점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2023년 93억5600만달러(약 12조9600억원)에서 2027년엔 126억3100만달러(약 17조5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같은 흐름은 '똑똑한 자동차' 등장과 궤를 같이한다. 차량의 개념이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공간으로 확장하면서 디지털 화면을 필요로 했고, 더 큰 패널을 원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 콕핏'이 나타난 배경이다. 이는 운전자가 차 안에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개인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일컫는다.


모바일 등 핵심 응용처 성장성에 한계가 드러나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로 시선을 돌렸다.

선제 조치에 나선 건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액정표시장치(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 프리미엄급으로 어드밴스드 씬 OLED(ATO), 럭셔리 플래그십으로 플라스틱 OLED(POLED) 등으로 이뤄진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LCD에서 OLED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데 차량용도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차량용 OLED를 대거 납품 중이다. 특히 업계 최초로 유기 발광층을 2개로 쌓은 '탠덤 OLED 소자'를 적용하면서 고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시리즈에도 LG디스플레이 OLED가 탑재되고 있다. 이외 현대차·기아 모델에도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장착했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비교적 후발주자지만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세계 1위의 중소형 OLED 기술력을 갖춘 덕분이다. 앞서 LCD 사업을 철수하면서 OLED 제품만 보유 중이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원형 OLED'가 적용된 미니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BMW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 신차에 원형 OLED를 제공하게 됐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개발한 것으로 실제 차량에 적용되는 것도 처음이다. 기존 사각형 패널처럼 단순히 크기에 맞춰 자르는 것이 아닌 수백만~수천만개에 달하는 픽셀과 수만개 회로를 원형에 맞게 디자인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현대차와 손을 잡았다. 초기에 아이오닉5 일부에 OLED를 납품하다가 이제는 제네시스로 영토를 넓혔다. LG디스플레이와의 전면전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변수는 현대모비스다. 현대모비스는 연이어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면서 내재화에 나선 상태다. 벤츠, BYD 등도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는 퀀텀닷과 로컬디밍 기술이 융합된 QL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 개발하기도 했다. 기존 디스플레이 제조사도 긴장하는 눈치다.

◇자동차의 '눈' 늘어나자, 연일 전장 사업 강조

차량용 카메라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다룬다. 각각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고 있다. 카메라 모듈은 렌즈, 구동계, 이미지센서 등으로 구성된 부품이다.

톱티어 고객을 둔 양사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절벽에 직면하면서 대안 모색이 불가피했다. 디스플레이 제조사처럼 자동차를 낙점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와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해당 부문을 조단위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입을 모았다.

차량용 카메라는 모바일용 대비 화소 등 카메라적 성능보다는 내구성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전장용 '하이브리드 렌즈'

종류는 크게 전방용, 후방용, 측면용 등으로 나뉜다. 표지판, 장애물 등 도로 환경을 촬영하고 이를 프로세서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을 위한 눈이 되는 셈이다. 운전자 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차량 내부(인캐빈) 카메라도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에 장착되는 카메라 수는 대당 2~3개에서 10개 내외(고급차 기준)까지 늘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스마트폰으로 획득한 카메라 기술력을 차량용 제품에 적용하면서 글로벌 고객을 유치 중이다. 전기차 1위 테슬라 수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두 업체는 테슬라의 글로벌 생산거점에서 나오는 물량을 양분하고 있다.

전기차 톱3로 거듭난 현대차도 공략 대상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엠씨넥스 등에서 카메라 모듈을 조달했으나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기는 현대차, 기아 1차 협력사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서라운드뷰모니터(SVM)용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 등 2종을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유리와 플라스틱 렌즈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렌즈 등 신기술을 내세워 현대차, 기아와 손잡았다는 후문이다.

LG이노텍은 현대모비스와 라이다 관련 특허 3건을 출원하고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그 빛이 대상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받아 물체까지 거리 등을 측정해 물체 형상을 이미지화하는 기술이다. 지난달 문 대표 직속으로 라이다 사업담당을 신설하면서 사업화에 착수한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 차량용 카메라 모듈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심산이다.

LG이노텍 '라이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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