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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수 직접 챙긴다' LG이노텍, 자동차 부품 드라이브 CEO 직속 조직 신설, 애플 의존도 축소 박차

김도현 기자공개 2024-07-01 07:47:33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1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완성차업체 공략에 속도를 낸다. 모바일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려는 의도다. 작년 말부터 LG이노텍을 이끌고 있는 문혁수 최고경영자(CEO)가 본인의 색채를 점점 드러내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차량 센싱 솔루션, 2030년 2조 매출 목표

LG이노텍은 이달 초 CEO 직속 전담조직인 라이다(LiDAR) 사업담당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고성능 라이다를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의 핵심축으로 삼고 라이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센싱 솔루션 분야는 카메라 모듈, 라이다, 레이더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도 LG이노텍은 자율주행(AD) 및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차량용에 집중할 방침이다.

LG이노텍의 '라이다' 제품 / 사진 : LG이노텍

라이다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그 빛이 대상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받아 물체까지 거리 등을 측정해 물체 형상을 이미지화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동작 원리가 유사한 레이더는 전파를 사용한다.

LG이노텍은 2015년부터 라이다 역량을 키워왔다. 작년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부터 라이다 관련 미국 특허 77건을 인수하는 등 현재 300여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AD용 라이다 시장 규모는 2025년 21억달러(약 2조9200억원)에서 2030년 112억달러(약 15조55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아직 터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영역이다.

LG이노텍은 기존 차량용 카메라 모듈과 시너지를 모색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차량용 카메라 모듈은 단순 촬영 기능에 초점이 맞춰있었다. 자율주행차 등장으로 고도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올 초 대만 AOE옵트로닉스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AOE는 고화소 카메라 핵심 부품인 '비구면 유리렌즈'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LG이노텍은 AOE와 협업을 통해 고부가 차량용 카메라 모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전장 카메라 핵심 고객이 즐비한 북미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LG이노텍은 멕시코 산후안델리오 생산법인 인근 부지를 매입해 증설 중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멕시코를 차량 카메라 모듈 생산허브로 삼은 것은 완성차업체가 포진한 북미 지역과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해 고객 대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테슬라, GM 등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포석이다.

동시에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과 라이다를 소프트웨어로 결합한 '센서 퓨전'을 내세워 신규 고객 확보를 추진한다. 같은 맥락에서 화상회의, 엔터테인먼트, 유아 모니터링 등 자동차 내부에서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인 캐빈(In Cabin) 차량 카메라 모듈'도 개발해 고객에 제안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모바일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을 2030년까지 연매출 2조 규모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장부품 사업부, 연간 흑자 가시권

이러한 LG이노텍의 움직임은 전장부품 사업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을 바탕으로 복수의 고객과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덕분이다.

앞서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분야를 광학솔루션 사업부로 이관한 바 있다. 카메라 기술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당시 전장부품 사업부는 적자 기조가 계속돼 안팎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다만 해당 사업부는 지난해 1분기(47억원)와 3분기(56억원) 분기 흑자를 내면서 희망을 봤다. 올해는 2018년부터 이어진 연간 적자 고리를 끊어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측면에서는 애플 비중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2020년대 들어 LG이노텍이 급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애플이 있다. 아이폰 공급망 내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면서 LG이노텍 몸집이 급격히 불어난 것이다.

문제는 애플 성과에 따라 LG이노텍 실적이 요동치는 부분이다. LG이노텍은 애플 물량 대응을 위해 수차례 수천억~1조원대 투자를 최근 5년간 단행한 바 있다. 아이폰 신작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자 가동률이 빠르게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매출 의존도도 지나치게 컸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자동차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면 관련 이슈를 최소화할 수 있다. 수익 구조 다변화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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