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활용법]매출액 '0원' 신양관광개발의 숨은 가치①건물 관리·임대 종료에 투자 기능만 존속
이민호 기자공개 2024-07-19 13:46:44
[편집자주]
그룹마다 가족회사 활용법은 다양하다. 가족회사는 독립 사업이나 계열 매출, 투자 수익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현금은 계열회사에 대한 지분 취득이나 대여금 지급, 주주에 대한 배당금 지급 등 여러 용도로 이용된다. 그룹 내에서 가족회사는 역할이 미미할 수도 있고 지배구조 형성에 결정적인 키가 될 수도 있다. THE CFO가 각 그룹이 가족회사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7: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 가족회사 신양관광개발은 계열 내 용역과 임대 계약을 순차적으로 종료하면서 2022년부터 매출 '0원'이 됐다. 하지만 오너 일가로부터 제공받은 대여금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하면서 주식과 펀드에 대한 자체 투자로 이익을 내고 있다.◇과거 계열사 건물 관리·임대…일임계약으로 투자이익 겨냥
신양관광개발 지분은 지난해말 기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자녀 4남매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전 고문의 지분율이 44.12%로 가장 높다. 이어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32.65%,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17.35%, 차녀 조희원 씨 5.88% 순이다.
신양관광개발은 2018년까지만 해도 그룹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와 핵심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대상으로 건물 관리(용역)와 임대 계약으로 수익을 발생시켰다. 신양관광개발이 2018년말 별도 기준으로 보유한 토지의 장부가액은 합산 15억원이었지만 공시지가로 따지면 합산 45억원이었다. 대전 중구 용두동 토지 21억원, 경기 오산 원동 토지 19억원, 경기 화성 장지리 토지 6534만원, 서울 강남 역삼동 토지 4억원이 포함됐다.
신양관광개발의 별도 기준 매출(영업수익)을 보면 2017년 용역매출 23억원과 임대매출 4880만원을 합산한 24억원이었고 2018년 용역매출 14억원과 임대매출 5040만원을 합산한 15억원이었다.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로부터의 매출을 합하면 전체 매출의 100%였다. 한국앤컴퍼니로부터의 매출은 2017년 21억원, 2018년 13억원이었고 한국타이어로부터의 매출은 2017년 2억원, 2018년 2억원이었다.
배당금수익도 한몫했다. 신양관광개발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03%와 한국타이어 지분 0.64%를 보유했다. 배당금수익은 2017년 4억원, 2018년 14억원이었다.
하지만 신양관광개발은 건물 관리와 임대에 따른 영업이익이나 배당금수익보다는 투자에 따른 영업외수익의 영향력이 더 컸다. 신양관광개발은 FWS투자자문과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했다. FWS투자자문은 조 회장이 지분 51%를 보유한 투자자문사다. 이에 따라 신양관광개발은 FWS투자자문에 매년 3억6000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투자일임계약에 따른 이익은 손익계산서상 영업외수익으로, 손실은 영업외비용으로 잡힌다. 매년 투자일임계약에 따른 이익과 손실 여부로 당기순이익이 갈렸다. 2017년에는 투자일임계약이익 317억원이, 2018년에는 투자일임계약손실 233억원이 계상됐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224억원, 2018년 마이너스(-) 185억원이었다. 신양관광개발은 투자일임계약 외에도 자체 주식 투자도 진행했다. SK하이닉스와 투비소프트 등 주식에 투자했다.
◇매출 '0원'에도 자체 투자 지속
하지만 2019년부터 신양관광개발의 이익 구조가 바뀌었다. 먼저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와의 건물 관리 계약을 종료하면서 2019년부터 용역매출이 사라졌다. 이어 매년 5040만원이 발생하던 임대매출도 2022년부터 사라지면서 2022년과 지난해 매출은 '0원'이었다.
그 사이 토지도 매각했다. 지난해말 신양관광개발이 보유한 토지는 경기 오산 원동 토지(공시지가 21억원)와 경기 화성 장지동 토지(7334만원)로 줄었다. 대전 중구 용두동 토지와 건물은 2021년 12월 한국타이어에 38억원에 매도했고 서울 강남 역삼동 토지와 건물은 2022년 6억5000만원에 계열 외 처분했다.
신양관광개발은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개점휴업' 상태인 것은 아니다. 여전히 배당금수익은 발생하고 있다. 배당금수익은 2022년 6억원, 지난해 7억원이었다. 여기에 주식과 펀드에 대한 자체 투자에 따른 손익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단기매매증권처분이익으로 6억원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24억원을 내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말 신양관광개발이 보유한 단기매매증권의 공정가치는 주식(지분증권) 22억원과 펀드(수익증권) 5억원을 합한 27억원이다.
다만 FWS투자자문과의 투자일임계약은 2021년 11월 해지하면서 2022년부터는 수수료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FWS투자자문은 여전히 존속하고 있지만 신양관광개발과의 투자일임계약 종료로 지난해 매출은 '0원'이었다.
신양관광개발은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지난해말 잔액 기준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으로부터 각각 20억원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차입하고 있다. 해당 차입금에 매겨진 금리는 4.6%다. 조 명예회장이 신양관광개발에 처음 대여를 실시한 것은 2019년으로 신양관광개발의 용역매출이 2018년 사라진 직후부터다. 다만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이 대여금 지급에 따른 이자를 수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합산 대여금 40억원에 대해 매년 1억84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하지만 지난해말 기준 누적 미지급 이자는 7억5400만원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측은 "신양관광개발 운영은 조현식 전 고문을 포함한 신양관광개발의 이사진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사진이 아닌) 조현범 회장은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신양관광개발 운영과 관련해 그룹 차원에서 알거나 말할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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