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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그룹 시총 리뷰]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LX, 숨겨진 '저PBR'⑮큰폭 변화 없는 주가, 그룹 하락률도 1% 수준…계열 부진, 지주사 배당수익 감소

김동현 기자공개 2024-07-23 13:43:57

[편집자주]

올 상반기 그룹별 시가총액 순위는 산업 변화에 따라 요동쳤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삼성그룹은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이차전지 캐즘,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확장 등 대내외 요인으로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의 순위가 뒤바뀌기도 했다. 그룹을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의 등락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룹 기업가치 상승에 함께 노력한 여러 계열사의 역할을 무시할 순 없다. 더벨이 그룹별 계열사의 상반기 기업가치 변화를 살펴보고 그 배경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별히 오르지도 줄지도 않았다. 출범 4년차를 맞은 LX그룹의 기업가치 얘기다. LX홀딩스,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등 4개의 상장사를 둔 LX그룹의 상반기 말(6월28일)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12월28일) 대비 1.1% 줄었다.

큰 하락폭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을 수도 있겠으나 올 상반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이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LX세미콘(1.45배)을 제외하면 1분기 말 기준 LX그룹 상장사의 PBR은 모두 0.5배 아래에 머물러 있다.

LX그룹은 계열분리 이후 공격적인 투자와 배당을 중심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을 앞세워 시장 관심을 끌려고 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특히 지주사인 LX홀딩스는 상장 다음날인 2021년 5월28일, 시가총액(9344억원)이 고점을 찍고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저PBR' LX 3사, 신통찮은 성적표

LX그룹 상장 4사의 상반기 시총 변동률은 5% 내외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LX인터내셔널과 LX하우시스 정도만 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LX세미콘은 6.3%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LX홀딩스는 상반기 사이 시총이 5378억원에서 5340억원으로 0.7% 줄며 사실상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며 명실상부 '대기업집단' 반열에 들어간 LX그룹은 신사업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LX그룹은 시장에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군에서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렸고, 계열사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LX인터내셔널이 인수 주체로 나서 한국유리공업(현 LX글라스), 포승그린파워 등을 합병하며 외형을 확대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1월 1330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을 인수하며 그룹 신사업의 첨병 역할을 했다. 한때 주식시장에 광풍을 일으켰던 이차전지 산업의 원소재를 직접 트레이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 것으로, LX인터내셔널 주가는 광산 인수 소식을 전한 날(1월16일) 4.5%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대두될 때면 LX인터내셔널 주가도 일부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그룹 전반 주가에 활기를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었다. LX그룹 상장사는 PBR이 0.5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PBR주'로 분류할 수 있다. PBR은 기업 순자산 대비 주식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PBR이 1배가 되지 않는 것은 주식가치가 보유 자산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올해 2월 정부가 국내 증시의 장기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목표 아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을 발표하자 이러한 저PBR주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PBR이 0.5배에 미치지 않던 LX그룹 상장사는 시장의 이목을 끌만한 요인을 제시하지 못하며 오히려 PBR이 더 내려갔다. PBR이 가장 낮았던 LX홀딩스는 작년 말 0.33배에서 1분기 말 0.32배로 내려갔고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도 각각 0.47배에서 0.41배, 0.52배에서 0.47배로 PBR이 떨어졌다. 그나마 그룹 상장사 중 유일하게 PBR이 1배 이상이던 LX세미콘도 같은 기간 PBR이 1.45배에서 1.31배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 부진 여파, LX홀딩스 수익 약화

과거 1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자랑하던 LX홀딩스 입장에서 봤을 때 시장에 관심을 끌만한 요인을 던져줘야 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투자·인수합병(M&A)이나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 등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최근까지도 LX그룹은 지금까지 영위하던 사업과 전혀 다른 사업군인 한양증권 인수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등 여전히 주요 인수 주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그룹 계열사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으로 투자나 배당 여력은 많이 약화된 상황이다.

LX홀딩스의 주력 사업 자회사 4곳(LX인터내셔널·LX하우시스·LX세미콘·LX MMA) 중 수익성이 개선된 곳은 LX하우시스(영업이익 1089억원) 한곳뿐이다. 나머지 3사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거나 적자전환(LX MMA, -150억원)했다.

수익성 악화로 이들 회사의 배당 여력이 줄 수밖에 없었고, 결국 LX홀딩스로 올라온 배당금수익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 685억원이었던 LX홀딩스의 배당수익은 올 1분기 323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계열사의 배당이 대부분 1분기에 집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LX홀딩스의 올해 배당금수익은 사실상 323억원으로 고정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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