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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략장비 빌드업]'삼성 HBM 진입' 와이씨, 후속 PO 기대감EDS 테스터 1017억 공급계약, 독자개발 눈길…3분기 장비심의위 '촉각'

조영갑 기자공개 2024-08-06 08:50:20

[편집자주]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반도체 섹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테크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전선에 나서면서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택이다. 이를 대비해 그간 전략장비를 개발, 테스트해온 제조사들 역시 양산 페이즈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벨은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킬 아이템'을 중심으로 호황 싸이클 지형도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웨이퍼 테스터 제조사 '와이씨(옛 와이아이케이)'가 국내 반도체 검사장비 섹터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향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 테스터 공급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고객사가 지분 투자한 상황에서 JDP(공동개발) 형식으로 진행하지 않고 와이씨 독자개발로 장비의 영업권을 확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 외에도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연내 후속 PO(구매주문)도 기대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와이씨는 삼성전자와 1017억원 가량의 '반도체 검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납기를 준비하고 있다. 계약기간은 7월 28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의뢰를 받고, 지난해부터 HBM 검사용 장비(테스터)를 개발하기 시작한 와이씨는 5월 최종 퀄(품질인증)을 마치고, 삼성전자와 2개월 간 ASP(공급단가) 등 구체적인 계약 사항을 협의했다. 모델명은 'MT8311'이다.

와이씨는 ASP 관련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MT8311의 대당 단가는 약 30억원 전후로 형성돼 있는 걸로 파악된다. 총 40대 가량의 초도 물량이 평택(P4) 양산 라인으로 입고된다. 와이씨 관계자는 "화성 라인이 아니라 평택으로 입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평택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삼성전자가 평택 P4 라인에 낸드, 범용 D램 양산 투자를 최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가 5세대 HBM3E(12단 적층) 양산 거점을 평택으로 낙점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힘을 받고 있다. 다시 말해 와이씨가 제조하는 MT8311 장비가 현 8단 HBM(4세대) 양산을 넘어 5세대 HBM3E와 6세대 HBM4 웨이퍼 테스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의 4세대 HBM 퀄을 획득하고, 5·6세대 선단 공정에도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SK하이닉스를 넘어서기 위해 칼을 가는 상황에서 향후 수율싸움의 전방에 와이씨를 배치하는 그림이라는 이야기다.

와이씨의 MT8311 장비는 EDS공정(Electrical Die Sorting) 공정에 적용되는 웨이퍼 테스터 솔루션이다. EDS 공정은 전기적 특성검사를 통해 개별 칩들의 불량, 양품 여부를 테스트하는 수율검사의 기초 '게이트키퍼'다. 와이씨는 웨이퍼 EDS 테스터 부문의 명가로 꼽히는 제조사다. D램 적층 구조인 HBM의 적층 패키지 이전 단층 상태의 웨이퍼 상태에서 개별 칩의 전기적 특성을 검사한다. 고대역폭 D램의 고속 EDS 테스트에 특화됐다는 평가다.


이후 적층 구조로 패키징(AVP)된 출하 직전의 HBM의 경우 일본의 어드반테스트(ADVANTEST)가 삼성전자 HBM 양산라인의 테스트를 담당한다. EDS/AVP 테스트가 층위가 다르긴 하지만, 국내 제조사에 양산 PO를 내면서 테스터 공급사를 이원화한 모양새다. 다만 여전히 삼성전자가 HBM 수율과 관련 고심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후공정 라인을 보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될 전망이다. 테크윙은 '큐브프로버'라는 신규 장비를 앞세워 해당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양산 공급 국면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와이씨의 신규장비 개발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7월 473억원을 투자해 와이씨의 지분 12.6%를 인수했다. 소폭 희석돼 현재 11.70% 수준이다. 와이씨의 2대주주다.

통상 삼성전자가 SI(전략적 투자) 지분투자를 단행해 관계사로 편입한 경우 주요 장비는 JDP(공동개발) 형식으로 R&D를 진행, 타사 영업권이 제한되는데 이번 MT8311의 경우 와이씨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이런 제한이 없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타사에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와이씨는 AI 반도체 개화 국면에서 MT8311의 마케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와이씨는 9월 혹은 10월 삼성전자의 장비심의위원회발 추가 PO를 기대하고 있다. 이 심의위의 결정이 중요한 이유는 5세대, 6세대 HBM 투자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5·6세대 HBM 양산 경쟁에서 경쟁사를 대상으로 칼을 갈고 있기 때문에 최근 PO를 넘어서는 물량이 나올 공산도 크다. 와이씨는 고객사 대응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500억원의 차입을 결정했다.

와이씨 관계자는 "고객사 반입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공급계약액 중 약 3분의 1 가량은 올해 매출액 산입될 전망"이라면서 "3분기 고객사 장비심의위 결정에 따라 후속 PO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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