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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첨단소재 road to IPO]이차전지 혹한기 상장 출사표, 2000억대 몸값 통할까순이익률 0.5%, 기계장치 등 감가상각비 타격 감안 밸류 적용

성상우 기자공개 2025-01-15 15:12:12

[편집자주]

대진첨단소재가 설립 6년만에 코스닥 상장에 나섰다. 주력 고객사인 국내 최대 셀메이커 L사를 따라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이룬 덕분에 현지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빠르게 안착했다. 2020년대 들어 드라마틱한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낮은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이차전지 혹한기 국면에서 상장이 성사될지 주목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 더벨은 대진첨단소재의 공모 전략과 상장 후 성장 플랜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공정용 소재기업인 대진첨단소재는 올해 설립 7년차에 접어들었다. 제조업 기준으론 비교적 신생기업에 속하지만 일찌감치 국내 최대 셀메이커인 L사의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편입됐다. 과감한 미국 진출을 단행하면서 현지 초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외형 성장세도 남달랐다. 설립 이듬해인 2020년 130억원대였던 매출은 2023년 6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매출을 연환산할 경우 연매출은 9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다만 수익성은 외형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아킬레스건으로 남겨진 모양새다. 영업이익률은 3년째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밸류에이션 툴로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이 아닌 ‘EBITDA’ 방식을 선택한 이유다. 자산목록 중 기계장치 비중이 큰 화학소재 제조기업 특성상 감가상각비가 컸는데 그에 따른 데미지를 모두 제거하고 밸류에이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공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대진첨단소재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1만900원~1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총 주식수 1650만4372주 기준 시가총액 범위는 1799억~2145억원이다.

대진첨단소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300만주를 모집한다. 이달 23일부터 5일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밴드 상단 기준 2100억원대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 멀티플 31.54배를 반영한 뒤 순차입금, 비지배지분, 신주모집유입자금 등을 가감하고 할인율(32.29~43.23%)을 적용한 수치다.


EBITDA 방식은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감가상각과 이자비용,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 단계의 영업이익을 기준치로 적용한다. 손익계산서 상 기업이 벌어들인 최종 이익 항목인 순이익을 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가수익비율(PER)과 다르다.

대진첨단소재로선 밸류에이션 극대화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수익 구조상 EBITDA와 영업이익 사이 괴리가 컸기 때문이다. 연간 순이익이 수억원대에 불과한 대진첨단소재가 PER 방식으로 2000억원대의 시가총액을 도출하려면 수백배의 멀티플을 적용해야 하는데 불가능한 얘기다.

대진첨단소재의 최근 실적 추이를 보면 매출 외형이 200억원대에서 500억원대로 뛴 2022년부터 현저한 수익성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연매출은 536억원이었는데 영업이익 33억원에 30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3년엔 연매출 646억원에 각각 9억원대, 3억원대의 영업이익, 순이익을 냈다. 0~1%대의 이익률이다. 지난해 역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670억원인데 영업이익률은 6%대를 보인 반면 순이익률은 0.5% 수준에 그쳤다.

해당 기간 미국 진출과 맞물려 설비투자(CAPEX)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부대 비용이 급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외형은 단기간에 크게 늘었지만 일시적인 수익성 악화를 감내해야 했다.


EBITDA를 기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23년의 경우 EBITDA는 영업이익(9억8700만원)의 5배를 넘는 54억원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EBITDA(77억3000만원)는 영업이익(41억9000만원)의 2배 가까운 수치다.

2023년엔 EBITDA의 84% 수준인 46억원이 감가상각비로 인식됐다. 기계장치 자산에서의 감가상각이 18억원대로 가장 컸고 사용권자산에서도 15억원대의 감가상각이 발생했다. 지난해 역시 비슷한 구조다. 3분기 기준 감가상각비는 EBITDA의 절반에 가까운 34억7600만원이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기계장치의 감가상각이 약 15억원으로 가장 컸고 사용권자산에서 12억원 수준이 감가상각이 발생했다. 사용권자산 항목 중에선 건물과 토지의 감가상각이 컸다.

대진첨단소재는 밸류에이션에 적용하는 EBITDA로 최근 12개월(LTM)이 아닌 지난해 3분기 기준 연환산 수치를 활용함으로써 극대화시켰다. 지난해 3분기 EBITDA 77억원을 4분기 기준으로 단순 환산한 103억원을 기준치로 적용했다.

비교기업은 탑머티리얼과 더블유씨피 2곳으로 선정했다. 연환산한 지난해 EBITDA를 기준으로 도출한 이들의 EV/EBITDA 멀티플 39.9배(탑머티리얼)와 23.2배(더블유씨피)에서 평균치인 31.54배를 산출했다.

할인율을 반영하기 전 공모가는 1만9200원이다. 시가총액으로는 3100억원대다. 다만 이 가격으로는 최근 위축된 시장에서 흥행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할인율을 비교적 높은 32.29%~43.23% 범위로 책정해 실질적인 EBITDA 멀티플을 17.9~21.3배로 낮췄다.

대진첨단소재는 이달 23일부터 내달 3일까지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달 5일 공모가를 확정짓고 공모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딜의 대표주관은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대진첨단소재 관계자는 “미국 진출 전에는 마진이10%를 넘기도 했다”면서 “미국 진출 과정에서 투자가 크게 늘면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후퇴했지만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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