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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영업이익률 비결]'10.7%' 만든 황금비율...브랜드로 승부한다①원가와 단가의 긍정적 반비례…고부가가치 차량 등 체질 개선 경쟁력

허인혜 기자공개 2024-08-13 10:09:09

[편집자주]

판매량에 대한 의구심을 떨친 기업이라면 이제 브랜드 밸류가 수익성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좋은 물건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합당한 값을 치른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 브랜드를 공들여 키운 이유다. 다만 장인이 아닌 기업으로서 원가율 관리도 필수 요소, 재료비와 고품질의 균형 맞추기는 모든 제조기업의 딜레마다. 현대차그룹은 권역별 균형 성장이라는 플러스 요인까지 더하며 복잡한 방정식을 가장 잘 풀어내고 있다. 더벨이 영업이익률 10%를 넘기고 글로벌 1위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의 비결을 재료별로 분석하고 전략과 히스토리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톱5 브랜드 중 가장 높다. 전기차 캐즘과 환율·금리 등 환경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졌고 한국의 현대차그룹은 오히려 불리했지만 미·일·유럽의 제조사를 모두 제쳤다.

1위라는 순위 자체도 기념할만 하지만 중요한 건 영업이익률을 만든 재료다. 10%를 넘긴 영업이익률(현대차·기아 평균)은 원가율과 브랜드 밸류, 권역별 판매율 등이 균형을 맞추며 도출된 결과다.

현대차와 기아도 상반기 영업이익률의 배경으로 판매단가(ASP) 상승과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원가율 관리를 꼽았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 지표를 따라가보면 한순간에 이룬 성과는 아니다. 숫자도, 체질도 달라졌다.

◇판매량 '톱5' 수익률 1위 차지한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3위다. 1위는 516만2000대를 판 토요타그룹이 차지했다. 2위는 434만8000대의 폭스바겐그룹이다. 4위는 329만대의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5위는 293만1000대의 스텔란티스다. 현대차그룹은 361만6000대를 판매했다.

판매량만큼, 그 이상으로 중요한 지표는 영업이익률이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0.7%다. 판매량 1위인 토요타그룹의 10.6%도 눌렀고 폭스바겐(6.3%), 르노-닛산-미쓰비시(4.2%), 스텔란티스(10.0%)와의 경쟁에서는 확실한 우위다. 메르세데스 벤츠(10.9%)가 현대차그룹을 앞선 유일한 고급차 브랜드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을 이루는 브랜드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기아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3.1%, 2분기는 13.2%다. 현대차와 합산하면 토요타와 어깨를 견주지만 기아만 떼어보면 약 2.5%p를 앞선다. 글로벌 기업 중 톱이다. 선두그룹들이 10% 안팎에서 순위가 결정된 점을 보면 큰 차이다. 톱5에서는 벗어났지만 영업이익률은 높았던 메르세데스 벤츠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앞선다.


◇'가성비' 그때는 매력포인트였지만

현대차그룹이 영업이익률 10%를 넘긴 것은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심심치 않게 영업이익률 10%를 넘겼다. 다만 지금과는 환경이 달랐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자동차 고수익 시대'로 불렸다. 중국 등 고성장국가들이 수익 먹거리로 삼았던 게 완성차 시장이었다. 갓 태어난 중국 완성차 기업들은 영업이익률 20%도 부지기수로 돌파했다.

같은 영업이익률 10%라도 체질이 다르다. 현대차는 2000년대에도 영업이익률 10% 안팎을 기록했었다. GM의 반기 영업이익률이 0.6%, 포드가 2.70%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급감했던 2004년에도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9.1% 수준이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매력적인 가격과 비교적 괜찮은 성능'을 비결로 꼽았다. 독일 언론은 아예 가성비 차 순위권에 기아와 현대차를 올려뒀다. 그때는 칭찬이었으나 지금은 현대차에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다. 시장 관계자들도 현대차그룹이 럭셔리 차가 아닌 대중차를 만드는 기업으로 싼 가격이 매출과 영업이익률 증대에 필요조건이라고 봤다.

하지만 조금 더 긴 기간의 영업이익률을 따라가보면 늘 개선되고 있었다. 1990~1995년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5% 이하였는데 1996년부터 2000년까지는 6% 이상으로 올라섰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판매 품목과 원가율의 비율에 따라 유동적인 흐름을 보였다.


◇원가와 단가의 긍정적 반비례가 끌어올린 이익률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을 이루는 구성들을 살펴보면 변화가 보인다. 우선적으로 보이는 지표가 원가와 단가의 반비례다. 원가는 줄고 단가는 늘어나는 선순환 속에서 영업이익률이 성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환경요인뿐 아니라 원가절감추진위원회 등 내부적인 원가절감 활동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좋은 성과를 낸 기아를 뜯어보면 상반기 영업이익은 7조690억원이다. 전년 동기에는 6조2770억원을 기록했다. 플러스 요인들을 쪼개보면 판매효과와 믹스개선, 가격효과 등이 눈에 띈다. 각각 710억원, 3110억원, 2310억원 등이다.

원재료비 하락과 환율 효과 등 환경적 요인도 컸지만 글로벌 기업의 공통된 배경이다. 인센티브 증가와 기타비용 등의 상쇄 요인들을 고려하고 재료 수급도 기업의 역량으로 본다면 기아 스스로의 체질개선이 영업이익 확대의 원인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9.1%로 글로벌 상위권 수준이다. 2분기를 기준으로 매출원가는 전년동기 대비 5.8% 늘었지만 매출액 상승률인 6.6% 대비 낮았고 마진율을 보면 1분기 8.7%로 하락했다가 2분기에는 전년동기와 유사한 9.5%까지 증가했다. 2020년 긍정적으로 전망했던 영업이익률 8%도 웃돈다.

체질을 바꿨다는 자신감은 경영진 코멘트에서도 읽힌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CFO) 부사장은 IR을 통해 "13%의 수익성을 계속 유지하지는 못할지라도 시장 대응에 있어서는 가장 효과적인 대처를 내놓는 브랜드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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