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보드]SK온 '3사 합병' 이끈 연결고리는 기타비상무이사이사회 의장 모두 SK이노베이션 소속…SK온, 외부 FI도 전원 찬성
김슬기 기자공개 2024-08-28 08:12:42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6: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사업 재편(리밸런싱) 중심에는 SK온이 있다. 길어지는 SK온의 적자탈출을 위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선택한 방법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의 합병이었다. SK온의 차입부담을 줄이면서도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를 가능하게 해 줄 마지막 카드였다.해당 결정이 가능했던 데에는 SK온의 지배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현재 SK온은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다. 이사회에는 재무적투자자(FI)인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와 MBK파트너스 측 인사도 있는만큼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 2025년 2월 통합 SK온 탄생 예정
SK온은 오는 27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의 합병을 안건으로 한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해당 결정은 지난 7월 17일에 이뤄졌고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기일은 11월 1일이며 SK엔텀과의 합병은 이후에 이뤄진다. 결과적으로 3사의 합병은 2025년 2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해당 합병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세 회사 모두 SK이노베이션 산하에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지분 89.52%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두 회사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결국 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재편 의지와 더불어 SK온 외부 주주의 동의가 있다면 합병이 가능한 구조였다.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곳들은 이사회가 단출하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장호준 대표와 박현철 트레이딩 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있고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있다. 강 부문장이 이사회 의장이다. SK엔텀은 오종훈 대표와 박창길 CSO가 사내이사이며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이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의 경우 SK이노베이션과의 연결고리가 지분 뿐 아니라 의사결정 체계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연결 매출은 연 40조~50조원, 영업이익은 5000억~6000억원 가량이다. SK온에 비해 실적이 압도적으로 크지만 계열사 간 합병이 필요하다고 봤다.
SK온은 아직 적자인만큼 현금흐름할인모형으로 합병비율을 산출했다. 합병 후 영업이익을 추정한 후 세후 영업이익에서 감가상각비, 운전자본의 증감, 자본적지출(CAPEX) 등을 차감해 기업잉여현금흐름(FCFF)를 산출하고 가중평균자본비용 등으로 할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SK온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교환비율은 1:16.8748264이다.
◇ SK온, 프리IPO 참여 한투PE·MBK파트너스 동의
SK온의 경우 타사 대비 주주구성이 복잡한만큼 이사회의 동의도 중요했다. 현재 SK온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 4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있다. 사내이사는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과 유정준 대표이사 부회장, 김경훈 재무담당, 최근민 최고생산책임자(CPO)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SK온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는 합병이 결정된 타 계열사처럼 SK이노베이션 소속 임원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타사와 달리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과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이 함께 등기임원으로 있다. 강 부문장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기타비상무이사기도 하다.
또 다른 기타비상무이사는 김마이클민규 한투PE 대표이사와 부재훈 MBK파트너스 대표업무집행자 겸 부회장(Partner)이다. 이들은 각각 2023년 1월과 2023년 6월부터 SK온 이사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SK온의 FI로 회사 성장에 있어서 적기에 자금을 수혈해줬던 파트너였기에 이사회에 참여할 권한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한투PE는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투자에 참여했다. 한투PE는 여러 FI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총 1조20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2023년 5월에는 MBK파트너스·블랙록·힐하우스캐피탈·카타르투자청으로 이뤄진 MBK컨소시엄이 약 1조5000억원 규모로 투자에 참여했다.
현재 외부 FI가 보유한 전환우선주(CPS)는 아직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았고 지분율로 따지면 10% 정도다. 향후 자금 회수가 필요한만큼 SK온이 기나긴 적자를 벗어나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 등을 진행해야 하는만큼 이번 합병에 대해서도 기타비상무이사 모두 찬성했다. 특히 부재훈 대표의 경우 직접 참석하지 못했지만 원격통신수단을 통해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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