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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은 지금]마지막 퍼즐 '유통 강화' 숙원 이룰까②유통부문 존재감 '미미',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정조준

윤종학 기자공개 2024-09-02 07:52:29

[편집자주]

하림그룹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야심차게 뛰어들었던 HMM 인수전이 올해 초 무산되며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매출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생산성 개선과 유통 플랫폼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을 키우고 사업 포트폴리오 리빌딩을 통해 다소 느슨했던 수직계열화 연결고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더벨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하림그룹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은 '곡물-해운-사료-축산-도축가공-식품제조-유통판매'로 연결되는 식품가치사슬을 갖춰가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룹의 근간 사업인 사료, 축산, 도축 등은 시장지배력이 공고한 편이며 해운도 팬오션 인수 이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유통사업은 매출 비중이 미미한 편으로 보강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하림그룹 식품가치사슬의 마지막 퍼즐인 유통사업 강화 방안으로는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이 거론된다. 해당 물류단지가 완공되면 하림그룹은 물류비용 감소는 물론 D2C(소비자 직접 판매) 유통채널까지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만 워낙 대규모 사업인 만큼 향후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식품가치사슬 약한고리 '유통부문', 매출 비중 5%대 불과

하림그룹의 유통부문은 식품가치사슬 중 고객과 최접점에 위치한 사업이다. 종합식품기업을 꿈꾸는 하림그룹에게 있어서는 타부문에 비해 보강이 필요한 부분으로도 꼽힌다.

하림그룹 유통부문의 주요 계열사는 엔에스쇼핑이 맡고 있다. 엔에스쇼핑은 TV홈쇼핑, 인터넷, 모바일, 카달로그 쇼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식품군 판매에 특화된 유통채널로 최근에는 약선식품, 건강기능식품 등 고마진 상품분야를 강화해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실적을 보면 7665억원으로 전년 동기(7380억원)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탈로그 사업 매출실적이 652억원에서 581억원으로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TV홈쇼핑(3977억원), 인터넷(320억원), 모바일(2785억원) 등은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하림그룹은 유통부문 강화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19년 6월 설립한 종속회사 '글라이드'를 통해 가정간편식, 건강기능식,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중간 유통과정을 D2C(소비자 직접 판매) 채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은 약 32억원에 불과하며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엔에스쇼핑이 안정적으로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고 신규 유통채널인 글라이드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유통부문도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올해 상반기 지주, 해운, 사료, 식품 등 사업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친 것과 달리 유통부문만 성장세를 보였다. 유통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3237억원에서 3414억원으로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2억원에서 286억원으로 101% 급증했다.

다만 유통부문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타부문과 덩치를 맞추기에는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림그룹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해운(34.8%), 사료(27.3%), 식품(27%) 등이 약 90%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유통부문의 매출 비중은 5.1%에 불과했다.

◇유통 육성 핵심,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하림그룹이 유통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이 꼽힌다. 양재동 소재 토지의 도시 첨단 물류단지 개발로 배송거점을 확보해 기존 유통채널의 비용절감에 더해 D2C 유통채널의 본격적 성장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림그룹의 부동산개발을 담당하는 하림산업은 양재동 소재의 토지를 2016년 4525억원에 매입했다. 국토교통부는 2016년 6월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지구로 하림산업이 소유한 부지를 지정했으며 같은 해 8월 서울특별시는 양재 Tech+City 조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오랜 기간 표류하던 해당 사업은 올해 2월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 내년 착공할 전망이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세부개발계획 결정도. <이미지=서울특별시>

서울시의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계획 고시에 따르면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는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한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들어서게 된다. 대지면적 8만6000㎡, 연면적 147만5000㎡이며 용적률 800%를 적용해 지하 8층, 지상 58층 규모로 만들어진다.

하림그룹은 지하부는 물류로봇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수도권 소비자들이 주문한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스마트 물류센터를 짓는다. 과도한 포장재와 폐기물처리비용 등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신개념 물류인프라로 조성한다.

지상부는 인접지역에 밀집해 있는 1000여개의 연구개발 생태계의 특장점을살려 24시간 협력,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지원공간과 글로벌 인재들이 교류하는 컨벤션 중심의 MICE시설 등 융복합 앵커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결국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가 개발되면 제조-물류-소비자를 이어주는 거점 역할을 해 유통부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물류단지 개발 과정에서 자금조달이 원활히 이뤄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토지 가격을 포함한 자기자본 2조3000억원 외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원과 분양 수입 3조8000억원으로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PF 시장이 얼어붙은 환경에서 자금 마련이 수월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류단지를 임대한 사업자들의 리스크가 커지며 은행권의 물류쪽 PF대출은 사실상 막혔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신용도가 높은 하림그룹에서 해당 물류단지를 대부분 임차하는 방식으로 PF대출을 추진한다는 가정하에는 무리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하림그룹 관계자는 "아직 PF대출 등 자금마련 방안까지는 시기가 많이 남아있어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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