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한미 오너가 분쟁]박재현 대표 간담회에 기습 등장한 한미사이언스 법무팀임종훈 대표 향한 강한 비난 "지주사와 조율도 거친 일"…남지선 이사 간담회 청취

김형석 기자공개 2024-08-30 12:01:0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11: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로부터 사장에서 전무로 직급이 강등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 독립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속도감 있는 입장문을 발표하기 위해 마련된 기자간담회. 그런데 간담회 도중 대척점에 있는 한미사이언스 임원이 기습 등장했다.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에서도 박 대표는 본인에 대한 지주사의 직급 강등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임 대표를 비판했다. 전문경영인체제를 강조한 임 대표가 본인의 계열사 독립경영을 반대하는 건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임종훈 측근 간담회 방문 박재현 대표 압박 카드

박 대표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28일 한미약품의 독자경영을 선언한 뒤 임 대표 이름으로 지주사가 그의 직급을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 조치를 한 직후였다.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막는 지주사의 행보가 부당하다는 입장문과 함께 박 대표는 발빠른 대응을 위해 기자들 앞에 섰다. 독립경영의 취지, 지주사로부터 부당하게 받아온 간섭 등에 대해 솔직하게 피력했다.

그런데 30여분간 진행된 간담회에 급작스럽게 남지선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찾아왔다. 어두운 표정을 하던 그는 간담회에 온 이유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화 내용을 듣겠다"는 말과 함께 착석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더벨

남 이사는 방문한 이유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지속된 질문에 "박재현 대표의 기자간담회는 사전에 협의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짧막하게만 답변을 했다.

그는 한미사이언스 법무팀 소속이다. 지난해 말 이사로 승진한 그는 임 대표가 사장직에 오른 이후 법무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최근에는 임 대표를 보좌하며 '송영숙-임주현-신동국' 3자연합과의 법적 대응을 위한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임 대표와 대척점에 서 있는 박 대표를 견제하겠다는 의도에서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셈이다.

◇박재현 대표 "직급 강등 부당…사장직 유지 위해 법적 대응도 검토"

박 대표는 남 이사의 급작스런 등장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에게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법률적으로 문제삼을 만한 것들을 찾기 위한 남 이사의 등장이 두렵지 않은 듯 보였다.

그는 "임종훈 대표 취임 후 한미약품에서 대표인 내가 결제하지 않은 안건이 통과되는 한편 원치 않는 인물이 임원으로 배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과거에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지주사에서 인사와 정책 등을 주관할 때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는 절차가 관례적이나마 있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라며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계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계열사 독립성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약품그룹은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임 대표가 강행한 직급 강등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지주사가 자회사의 인사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 자회사 소속 임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지주사가 직접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없다는 법률자문을 받았다"며 "기존의 대표 직에 맞게 앞으로도 한미약품 경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의 이사회 소집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표 해임 등의 안건에는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이사회는 개최할 수 있다"면서도 "정당하게 선임된 사내이사를 해임할 때는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를 중심으로 한미약품의 독립경영이 추진되면서 또 갈등이 빚어졌다. 27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대주주 연합의 좌장격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박 대표 중심의 한미약품 독립경영을 강조한다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한미약품은 28일 경영관리본부 내 인사팀과 법무팀을 신설하고 담당 임원을 선임하는 인사발령을 냈다.

이에 반발한 지주사 수장 임 대표는 박 대표 직급을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시키고 관장업무를 제조로 한정해 대폭 축소했다. 이어 사내 인트라넷에 박 대표가 공지한 인사 자료를 모두 삭제했다.

박 대표는 독립경영에 대해 지주사와 사전 조율하는 과정도 거쳤다고 밝혔다. 경영관리본부 내 인사팀과 법무팀을 신설하는 안에 대해 임 대표를 비롯해 3자연합에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는 얘기다.

그는 "임 대표가 주장한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와 이번 한미약품의 독립경영이 같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너 간의 갈등과 이번 독립경영에 따른 지주사와의 불협화음에 한미약품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져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