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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급업계 지각변동]'범죄도시'로 뭉친 ABO엔터 '나홀로 호황'2년새 매출 4억에서 630억으로, 제작·배급·제공 모두 관여…시리즈 8편까지 계속

황선중 기자공개 2024-09-04 08:05:43

[편집자주]

국내 영화 배급시장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영화업계 최악의 불황이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다. 대다수 배급사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숨고르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대형 배급사의 몫이었던 배급업계 '왕좌'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그만큼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일부 배급사들은 한층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더벨은 국내 주요 영화 배급사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느 업계든 불황 속에서도 쾌속 성장을 달리는 유별난 회사는 존재한다. 영화 배급업계에서는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이하 ABO엔터)'가 주인공이다. 업력 6년차인 비교적 신생 배급사이지만 소위 '5대 배급사(CJ ENM·롯데엔터테인먼트·NEW·쇼박스·플러스엠)' 부럽지 않은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ABO엔터 매출 '4억원→91억원→632억원'

ABO엔터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설립 이듬해인 2020년 매출은 1억원에 불과했다. 다음해인 2021년 매출도 4억원에 그쳤다. 미미하던 성장세는 2022년 기점으로 달라졌다. 2022년 매출은 91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22배 가까이 커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23년 매출은 632억원으로 전년대비 7배 더 커졌다.

영업이익도 비슷한 흐름이다. 2021년 흑자 전환 이후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 2021년 400만원 △2022년 29억원 △2023년 53억원으로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영업외수익도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어서 영업이익은 고스란히 당기순이익으로 남는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6억원으로 영업이익과 큰 차이가 없었다.

ABO엔터 대표작 <범죄도시> 시리즈

안정적인 실적을 따라 재무구조는 건강해지고 있다. ABO엔터는 지난해 기점으로 사실상 모든 차입금을 상환하며 이른바 무차입 경영 구조를 구축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04억원으로 전년대비 75.3% 증가했다. 국내 대다수 영화 배급사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영화 <범죄도시1> 주역들이 의기투합

ABO엔터 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은 단연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다. 그도 그럴 것이 ABO엔터는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1> 흥행 주역들이 모인 회사다. 구체적으로 ABO엔터 지분구조는 △빅펀치픽쳐스 25% △홍필름 25% △비에이엔터테인먼트 20% △이단(마동석) 15% △장원석 10% △김홍백 5%로 이뤄졌다.

하나씩 살펴보면 빅펀치픽쳐스는 <범죄도시1> 주인공 배우 마동석이 이끄는 영화 제작사다. 홍필름과 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범죄도시1>을 만든 영화 제작사다. 나머지 주주는 마동석 빅펀치픽쳐스 대표,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 김홍백 홍필름 대표다. 사실상 세 인물이 의기투합한 뒤 자신들의 회사를 통해 ABO엔터를 세운 셈이다.


ABO엔터는 2021년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영화 <유체이탈자> 배급을 맡으면서 첫 포문을 열었다. 배급 경험이 없다는 단점은 5대 배급사 중 하나로 꼽히는 플러스엠과의 협업으로 해소했다. ABO엔터가 영화에 대한 투자까지 책임지는 메인배급사로서 수익 대다수를 가져간다. 플러스엠은 원활한 배급을 돕는 단순배급사 역할이다.

◇<범죄도시> 8편까지…ABO엔터 덩치 더 커지나

ABO엔터는 이듬해인 2022년부터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해 역사를 써내려갔다. 구체적으로 2022년 5월 <범죄도시2>를 내놓았다. 이 영화는 제작부터 배급, 제공까지 모두 ABO엔터의 손길이 닿았다. ABO엔터 핵심 주주인 빅펀치픽쳐스와 홍필름,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배급은 ABO엔터과 플러스엠이 맡았다. 제공은 ABO엔터였다.

지난해 5월 나왔던 <범죄도시3>과 올해 4월 개봉한 <범죄도시4>도 똑같은 제작·배급·제공 구조였다. ABO엔터가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발생하는 수익 상당수를 확보해 간다는 이야기다. <범죄도시> 2~4편은 모두 극장 침체기에도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을 정도로 흥행했다. ABO엔터 가파른 실적 성장의 배경이다.

주목할 사실은 <범죄도시> 시리즈가 현재진행형이란 대목이다. 마동석 빅펀치픽쳐스 대표는 그간 공공연하게 <범죄도시> 시리즈를 총 8편으로 구성했다고 밝혀 왔다. 이 시리즈의 흥행홈런이 이어진다면 ABO엔터 덩치는 덩달아 커진다. 그 수혜는 핵심 주주인 빅펀치픽쳐스, 홍필름,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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