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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해외법인'을 움직이는 사람들]두진우 중국 법인 대표, '신선 가공 식품' 패권 잡는다이커머스 공략·콜드체인 발판 성공적 안착, 파스타·냉장 및 냉동 HMR 점유율 70%

정유현 기자공개 2024-09-10 07:35:08

[편집자주]

풀무원이 올해 해외 사업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1991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나선 지 약 33년 만이다. 해외에서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물류 효율화를 추진한 영향에 현금이 돌기 시작했다. 덕분에 적자폭을 빠르게 줄이며 연간 실적 '턴 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더벨은 풀무원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해외 법인을 이끌고 있는 주요 인물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6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두부는 고려 말 즈음 원나라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두부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한고조 유방의 손자인 화남왕 유안이다. 불로장생을 위한 명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로 두유에 식용 석고를 떨어뜨려 두부가 탄생했다는 설도 있다. 중국을 두부 종주국이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1991년 미국 진출에 나섰던 풀무원의 다음 행선지는 바로 중국이었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 김치 사업을 하러 진출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상황이다. 2010년에 법인을 설립했고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2020년 1분기 중국 진출 10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내며 주목을 받았다.

현재 중국 법인은 가공 두부 사업을 바탕으로 파스타, 두부바 등으로 제품을 확장시키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 냉장 간식 카테고리를 새로 개척하는 것이다.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 두진우 중국 법인(사진) 대표다.

◇2006년 풀무원 입사 후 2017년부터 중국 법인 진두지휘

1965년생인 두진우 중국 법인 대표는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 학사 졸업 후 고려대학교에서 경영 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았다.

식품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 경영 감각까지 체득하며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으로 유명한 웅진식품에 몸담았다.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주요 제품 뿐 아니라 '우리두리콩' 이라는 웅진식품의 첫 두유 제품 출시에 힘을 보탰던 인물이다.

풀무원으로 적을 옮긴 것은 2006년이다. 중국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한 후 현지 법인으로 넘어간 것은 2014년이다. 중국사업본부장을 거쳐 2017년부터 중국 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내부에서는 중국 Market BU CEO라고 칭한다.

풀무원은 중국 시장에서 두부 사업 후발주자로 꼽히지만 유통기한이 긴 두부 제품을 출시하면서 현지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미생물 억제 기술로 유통기한이 한 달에 달해 5일 내외인 중국 내 다른 브랜드 시판 두부보다 길어 유통에 유리하다. 중국 내륙 전반에 콜드체인을 구축한 덕분에 두부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진출에 앞서 식품 유통 구조를 면밀히 분석한 후 도전장을 내민 전략이 적중했다. 가공식품을 생산해 대리상을 통해 판매를 하는 일반적인 영업 방식이 아닌 이커머스 등 신규 유통 채널을 초기부터 공략했다.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알리바바 계열 '티몰'과 '허마셴성'에 입점해 전략적으로 두부를 공급한 것이 현재 냉동·냉장 간편식(HMR)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전략적인 시장 진입에 성공했지만 두 대표가 부임한 때는 사드 여파로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고전을 하던 시기다. 두 대표는 위축되지 않고 사업을 펼쳤다. 2017년 말부터 중국 기업과 손잡고 공동 브랜드 두부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두부는 아침에 사서 바로 소비해야 한다는 중국인들의 고정관념을 고려해 전략을 짰다. 월요일 두부부터 일요일 두부까지 요일별로 두부의 라벨를 달리한 '요일 두부'를 선보였다. 신선하고 질 좋은 제품을 찾는 중국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 시기 본격적으로 서양 메뉴인 '파스타'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시기 간편하지만 근사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밀키트 수요가 맞물리며 실적으로 이어졌다. 2016년 2016년 1035만 위안(약 19억8000만 원)에 불과했던 파스타 매출은 2019년 1억 위안을 돌파했다. 올해 파스타에서 3억위안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지 시설 투자 강화, 두부바·냉동 김밥 등 제품 라인업 확장 추진

두 대표는 중국 법인의 성장을 위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였다. 사드와 코로나19 이후 중국에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외국 기업은 풀무원이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2020년 말부터 1년3개월 동안 300억원을 투자해 중국 베이징 핑구(평곡) 최첨단 전자동 생산 시스템과 콜드체인(저온유통 시스템)을 갖춘 베이징 2공장을 준공했다.

2공장 준공을 계기로 생산 라인을 두부와 HMR을 구분했다. 2012년 준공된 베이징 1공장에서는 냉장면, 파스타 등 HMR 제품, 2공장에서는 두부를 중심으로 한 식물성 지향 제품 생산할 수 있도록 이원화시켰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광둥성을 포함한 중국 남부 지역에 추가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생산 능력을 무기로 최근에는 일본 지역에서 히트를 친 '두부바' 생산을 시작했다. 2공장에서 중국 대륙 각지로 유통되는 포장두부와 가공두부, 두장뿐 아니라 두부바를 제조하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지역에서도 단백질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발맞춰 지난해 11월 내부 투자 심의에 착수한 후 올해 3월부터 준비해서 생산을 시작했다.

두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냉동김밥을 들여와 판매도 준비하고 있다. 미·중·일 빅마켓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며 자리 잡은 결과 법인간 시너지가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5년 매출 10억위안 달성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풀무원 측은 "한국에서 출시한 다양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중국에서도 론칭하고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두와 파스타에 들어가는 고기를 식물성 고기로 대체할 계획이다:며 "식물성 단백질 취식 방식을 다채롭게 제안해 성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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