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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해외법인'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케다 미오 일본 법인 대표, '두부바'로 내실 다진다2018년 합류 후 '두부바' 출시 주도, 중국·동남아 타고 '글로벌' 정조준

정유현 기자공개 2024-09-12 07:40:17

[편집자주]

풀무원이 올해 해외 사업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1991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나선 지 약 33년 만이다. 해외에서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물류 효율화를 추진한 영향에 현금이 돌기 시작했다. 덕분에 적자폭을 빠르게 줄이며 연간 실적 '턴 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더벨은 풀무원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해외 법인을 이끌고 있는 주요 인물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식문화의 교집합 중 하나가 바로 '두부'다. 두부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해졌지만 제조법을 발전시킨 것은 우리나라다. 이후 일본으로 전해지며 세 국가에서 대표 '식물성 단백질원'으로 자리 잡았다. 서양에 치즈가 있다면 두부는 동양을 떠오르게 하는 대표 식재료인 셈이다.

각 국가 모두 선호하는 두부 형태와 먹는 방법이 다르다. 한국은 순두부를 제외하고는 단단한 두부 제형을 선호한다면 일본은 부드러운 질감을 선호한다. 두부를 가공식품 그대로 섭취하기보다는 튀겨서 유부로 먹거나, 유바 등 변주를 즐기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두부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제품은 풀무원이 내놓은 단단한 식감의 '두부바'다.

10년 전부터 일본 공략에 나선 풀무원은 두부 소비가 감소세에 접어들자 고민이 깊었다.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공부한 후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역공략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전략은 통했다. 고마진 제품인 두부바는 일본 법인의 실적 턴 어라운드의 핵심 키로 떠올랐다.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 잡으며 수익성 제고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은 이케다 미오 일본법인 대표(사진)다.

◇2018년 일본 법인 합류 후 '두부바' 등 제품 출시 주도, 2023년 대표 발탁

풀무원은 2014년 아사히 식품의 두부사업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케다 미오 대표가 풀무원 일본 법인에 합류한 것은 이로부터 4년 후인 2018년이다.

풀무원 해외 법인 수장 중 유일한 현지인으로 도쿄 농업대학 농학부 임학과 출신이다. 일본, 유럽, 미국의 식품 기업에서 마케팅 및 영업 전문가로 활동했다. 일본 법인에서 PF(Plant Forward) 사업부장, 영업 마케팅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케다 미오 대표가 일본 법인에 합류한 후 처음 받았던 미션은 신상품 개발을 통해 두부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당시는 일본 두부 시장의 규모가 하락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통 식재료인 두부의 이용 빈도가 줄어들고 주요 소비자층이 고령화된 점에서 시장의 활력이 떨어지던 시기였다.

20여 년간 과자 메이커에서 상품 기획 개발, 마케팅 등을 진행해온 이케다 미오 대표는 사실상 '두부 문외한' 이었다. 신제품을 내놓고 법인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했다. 대표에 오른 후 이케다 미오 대표는 미국 시장을 둘러보라는 이효율 풀무원 총괄CEO의 제안을 받았다. 활기를 불어넣어줄 신제품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안고 푸드 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으로 날아갔다.

대체육의 주무대였던 미국에서 이케다 미오 대표는 다양한 종류의 '단단한 두부' 제품을 접했다. 부드러운 식감의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일본 시장과의 확실하게 다른 분위기를 감지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두부를 스테이크처럼 구워서 샐러드에 토핑해서 먹거나 기름에 튀겨 치킨너깃처럼 즐기는 것을 알게됐고 일본에 와서 테스트에 돌입했다.

단단한 식감의 두부에 대한 수요가 적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저당질·고단백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희망이 보였다. 편의점에서 샐러드 치킨바 등 스틱 타입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던 것에 착안해 두부바가 탄생했다.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에 판매를 제안했고 고단백질 식품 라인업 확장에 대한 수요가 있었던 만큼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MD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 제품이 탄생했다. 2020년 11월 즈음이다.

이케다 미오 대표는 이후 맛을 넣어 두부바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1000만개를 돌파했고 올해 7월 기준 7000만개를 돌파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건강 간식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일본에서 혁신 제품을 통해 활력을 불어 넣은 공을 인정받아 2023년 1월 영업 마케팅 본부장 선임 후 약 4개월 만에 신임 대표로 발탁됐다.


◇'두부바' 생산 라인 확장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이케다 미오 대표는 두부바가 인기를 끌며 생산 능력 확장을 통해 수요에 대응했다.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두부바 전용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꼬박 1년의 시간을 투입했다. 2022년 1월, 2023년 3월, 2024년 3월 총 3회에 걸쳐 라인을 증설했다. 현재 월 2백만 개 이상의 두부바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두부바 판매를 확장할 계획이다. 초고속 동결기를 이용해 두부바 제품을 영하 35도에서 급속 냉동해 운송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에 수출 중이며 향후 동남아 국가로 가지를 뻗어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현지 법인 간 시너지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현지에 생산 라인을 구축한 상태다. 향후 풀무원 해외 법인의 핵심 축인 미국 법인에서 생산 및 판매가 진행되는 것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두부바를 중심으로 콩고기 등을 내놓으며 일본 식물성 지향 식품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두부바는 일반 두부나 유부 등보다 유통기한이 길어 수익성이 좋은 제품군에 속한다. 이케다 미오 대표는 두부바를 필두로 식물성 단백질 혁신제품 확대 및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일본 법인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도모하고 있다.

풀무원 측은 "식물성 지향 신제품인 두부바의 고객 호평으로 일본 편의점 매출이 매년 신장하고 있다"며 "2024년에는 신규 두부바 제품군의 확대를 통해 매출 및 이익 모두를 성장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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