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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본업 전략 점검]유지비용 비싼 5G, 2조 단위 CAPEX 당분간 지속④LTE 대비 느린 투자비 축소 속도, 품질 유지 비용 갈수록 커져

노윤주 기자공개 2024-09-19 07:56:41

[편집자주]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인공지능(AI) 컴퍼니'로 변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고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등 빠른 속도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정작 본업인 유무선 통신사업의 점유율 등은 별다른 언급이 없다. 다만 이면에서 치열한 경쟁은 여전하다. 5G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매출 동력을 찾고 있다.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부가 단말기 등에서도 다툼이 한창이다. 6G 사업을 두고서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통3사가 본업인 '텔코' 사업 전략은 과연 어떻게 삼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통신사 자본적지출(CAPEX)은 10년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그래프를 그린다. 통신 세대(generation) 상용화 초반 기지국 건설 등 비용 지출이 급증하지만 성숙기를 거쳐 유지보수에 구간에 돌입하면서 CAPEX도 감소하게 된다.

5G 도입으로 2019년 최고치를 기록했던 이통3사의 CAPEX는 주파수 추가 할당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2020년부터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LTE 때와는 다른점이 있다. 감소폭이 현저히 작다는 점이다. 그만큼 5G의 유지보수 비용이 비싸단 뜻이다.

이통3사는 CAPEX가 줄고는 있지만 절대적인 투자 규모는 이미 과거에 비해 커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CAPEX 감소에 따른 품질저하는 기우라는 입장이다. 통신 예산을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으로 돌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도 "5G 비용 투입이 생각보다 빠르게 줄지는 않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3사, 일제히 CAPEX 축소 시작

지난해 연간 기준 LG유플러스를 제외한 2개사의 CAPEX는 전년과 동일하게 감소세를 연출했다. 특히 SK텔레콤의 감소폭이 크다. 제작년까지 유일하게 3조원대 CAPEX를 집행했었다. SKT는 2022년 3조350억원에서 2023년에는 2조7420억원으로 CAPEX를 9.6% 줄였다.

올해도 비슷한 추세다. 2분기 SKT CAPEX는 3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반면 전기(3170억원) 대비로는 22.3% 늘었다. 상반기 누적 설비투자 지출액은 7050억원이다.

SKT 관계자는 "5G 상용화 기점으로 설비투자 비용이 대규모 발생했고 이후 일정기간 안정기를 거친다"며 "5G 성숙화 단계로 투자 사이클 상 CAPEX 감소는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설명했다.


KT는 SKT에 비해 감소폭이 크지 않지만 역시 CAPEX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 반기 누적 CAPEX는 별도 기준 9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축소됐다. 그룹사를 포함한 지출액은 1조3350억원으로 3.5% 줄었다.

KT의 CAPEX는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2021년 2조7600억원, 2022년 2조7210억원, 2023년 2조4120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유일하게 CAPEX가 증가했다. 이는 2022년 20메가헤르츠(㎒) 5G 주파수 추가 할당에 따른 기지국 구축 때문이다. 2023년 전년 대비 3.9% 늘어난 2조5140억원을 설비투자에 지출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둔화가 시작되고 있다. 반기 기준 전년 대비 20.2% 줄어든 1조684억원을 기록했다.

통신 업계서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CAPEX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에 집행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3, 4 분기를 합산하면 대폭 축소는 아닐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의 CAPEX 지출은 분기별 계절성을 갖는다"며 "1분기는 예산 계획 시기로 지출이 적기 때문에 전체 감소폭을 당장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5G 들어서며 급감 없는 CAPEX, 세대 거듭할수록 절대적 규모↑

상승과 하락이라는 전체적인 CAPEX 사이클은 과거와 유사하지만 LTE 때와 달리 5G는 성숙기 이후에도 큰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세대를 거듭할 수록 통신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유지보수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SKT는 LTE 수도권 상용화를 진행한 2011년 2조2770억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했다. 매출 대비 17.9% 수준이었다. 2012년에는 지출이 정점에 달했다. 전국망으로 커버리지를 넓힌 시점으로 2조8580억원을 썼다. 매출의 23.2% 상당이었다.

이듬해부터 CAPEX가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한다. 2013년 2조3160억원을 지출했다. 1년만에 19%나 축소된 수치다. 2015년에는 1조8910억원으로 앞자리수가 달라졌다.

전국망 상용화 후 5년을 기점으로 비교해보면 LTE 시절 SKT의 CAPEX는 31.2% 감소했고 5G는 5.9% 줄어드는 데 그쳤다. LGU+도 마찬가지다. LTE 상용화 5년이 지난 2016년 CAPEX가 25% 줄어들어 1조2560억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구간 5G 사이클에서는 3.6% 감소했다.

KT는 LTE 상용화가 앞선 양사에 비해 반년 늦었다. 이에 더 빠르게 망을 구축하다보니 2012년 CAPEX가 3조7110억에 달했다. 4년뒤인 CAPEX가 급감하면서 36.4% 줄어든 2조3590억원을 기록했다. 5G에 들어서는 2019년 대비 2023년 CAPEX가 7.5% 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이에 이동통신 업계서는 CAPEX 감소에 따른 품질 저하 논란은 지레짐작이라는 반응을 내세우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인프라가 구축되면 유지보수로 돌입하기 때문에 설비투자 비용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5G 자체가 LTE에 비해 투입되는 절대적 비용이 크다"며 "투자를 눈에 띄게 줄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통신분야의 예산을 줄여 AI에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도 재무상 큰 연관성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AI 투자를 일제히 늘리고 있는 건 맞지만 CAPEX 감소로 확보한 예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1년에 1000억원 정도가 감소하고 있고 넓게 보면 주파수 할당으로 지출이 도중에 늘어나기도 한다"며 "통신 설비에 지출할 비용을 아껴 AI 등 신사업에 투입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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