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한국앤컴퍼니]주력 타이어산업의 성장세 둔화①경쟁사 판매량 느는데, 나홀로 역성장…매출 늘지만 수익성 저하
고설봉 기자공개 2024-09-13 08:19:21
[편집자주]
한국앤컴퍼니가 변곡점에 섰다. 주력인 타이어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된 가운데 신사업 추진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지배구조 리스크로 경영권이 안정화되지 않으면서 확고한 미래비전 구현도 애를 먹는 모습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고 사명을 변경하며 2021년 새롭게 출범했지만 이후 성장통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현황을 짚어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추진 중인 전략들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성장세가 위협받고 있다. 경쟁사인 금호타이어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성장동력을 높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한국타이어 시장 지배력을 위협하고 있다.한국타이어는 이렇다할 돌파구 마련에 손을 쓸수 없는 상황이다.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뛰어든 신사업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역량을 분산할 여유가 없다. 또 지주회사 전환 후 추진했던 지배구조 안정화도 매듭을 짓지 못했다. 경쟁사들이 약진하는데 반해 한국타이어는 제자리에 머무는 모습이다.
◇조금씩 줄어드는 판매량…시장 지배력 위협
한국타이어의 시장 지배력은 차츰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과거 경쟁사 경영 부실로 시장을 장악했었지만 최근 금호타이어가 경영정상화를 이루며 빠르게 성장하면서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중저가 시장에서 파급력을 넓히고 있는 넥센타이어와의 경쟁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한국타이어의 연간 타이어 판매량은 2015년 1억69만7815본에서 2017년 1억868만5536만본을 정점으로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공시한 가중 평균가격의 산출 기준을 역산해 제품매출액을 기준으로 제품매출수량을 구한 값에 근거한 추정치다.
이후 판매량은 2018년 1억515만867본, 2020년 9142만2723본, 2023년 9450만5497본 등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15년 대비 2023년 한국타이어의 연간 타이어 판매량은 6.15% 감소했다. 한국타이어의 연간 생산능력은 1억2000만본인데 판매량이 받춰주지 못하면서 가동률이 저하되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
한국타이어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경쟁사들의 성장세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판매량은 2015년 4830만5988본에서 지난해 5551만753본으로 14.91% 성장했다.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는 3552만9554본에서 3931만1966본으로10.65% 판매량을 늘렸다.
올해도 상황이 비슷하게 흐르고 있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4674만446본으로 지난해 동기 4674만446본 대비 0.75% 성장하는데 그쳤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 2952만1659본을 판매하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판매량을 8.45% 늘렸다.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는 2167만1323본을 팔며 10.93% 판매량이 커졌다.
한국타이어의 시장 지배력이 주춤하는 동안 경쟁사들이 외연을 확장하면서 한국타이어와 경쟁사간 격차도 빠르게 줄고 있다. 2015년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간 판매량 격차는 5239만1827본이었지만 2023년에는 3899만4745본으로 크게 줄었다. 넥센타이어와 격차도 2015년 6516만8261본에서 2023년 5519만3531본으로 좁혀졌다. 올 상반기 이 격차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매출 성장세 둔화, 수익성 저하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매출과 수익성 등 실적 면에서 한국타이어는 건재하다. 한국타이어는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통해 수익기반도 넓혀가고 있다. 다만 최근 수익성을 유지하는 원동력은 비용 통제를 통한 판관비 감축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로 버티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한국타이어는 매출 8조9396억원, 영업이익 1조3279억언, 순이익 728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10년 추이를 살펴보면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대비 2023년 매출은 39.07%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0.05%와 11.01% 각각 성장했다.
수익성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 2015년 13.77%였던 영업이익률은 2023년 14.85%로 유지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영업이익률이 8%대로 낮아졌지만 지난해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반면 순이익률은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10.21%를 기록했지만 2023년 8.15%로 낮아졌다.
한국타이어는 전체적으로 외형을 키우며 매출을 늘리고 있고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도 탄탄하게 유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비용 축소를 통해 판관비를 통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불황형 흑자 구조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2015년 22.70%였던 한국타이어 판관비율은 2023년 17.54%로 5.16% 포인트 낮아졌다. 비용을 줄여 영역이익 등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판관비율이 최근 10년간 5.16% 포인트 하락했지만 영업이익률 상승세는 1.09% 포인트에 그쳐 비용 통제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타이어의 판관비는 주로 물류비용과 연구개발, 인건비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해운운임 상승으로 물류비가 증가하는 가운데 판관비가 감축됐다는 것은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등 다른 부분에서 비용 감축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미래 기술과 인력을 담보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생산능력을 100% 가동하지 않고 있고 생산량은 9500만본 가량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가격 등 요소로 국내시장에서 출혈경쟁을 펼치지 않고 평균판매단가도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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