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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충전 스타트업 줌인]'조 단위 몸값' 노리는 채비, 글로벌시장서 성과 낼까②국내 선점 후 해외 진출, 올해 220억 수출 목표…미국 법인·해외 매출 정보 '비공개'

유정화 기자공개 2024-09-30 08:35:38

[편집자주]

국내에 전기차가 급격히 보급되던 2010년대 후반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들은 저마다의 기술력으로 전기차 충전기 제조, 운영, 플랫폼 각 영역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전기차 캐즘에 화재 우려까지 더해졌다. 그럼에도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충전 밸류체인 스타트업의 성장 가치는 빛을 발하고 있다. 더벨은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들의 현황과 경영 전략, 향후 비전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비는 내년 기업가치 조 단위 몸값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국내에서 그간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장해 온 경험을 토대로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사업에서의 실질적인 성과가 채비의 상장 후 몸값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2016년 설립된 채비는 초기 개발한 급속 충전기가 인기를 끌며, 시장 선점 효과를 거뒀다. 2022년 무렵에는 더 큰 시장이 열려있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해외 시장도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라는 판단이었다.

최근 채비는 해외 수출 부문에서 매출 22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여태껏 채비의 해외 수출 실적은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거나 제조·운영 사업자에 선정됐다는 소식만 전했을뿐 실질적인 목표를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초기부터 글로벌 관심…2022년 해외시장 본격 공략

채비는 초기 개발한 급속 충전기가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다. 이후 점차 전기차 충전사업자(CPO) 영역으로 진출한 뒤 플랫폼까지 원스탑 솔루션을 구축했다. 전기차 충전 산업은 크게 제조업체와 설치·관리·운영을 도맡는 CPO, 플랫폼 업체로 나뉜다. 주력 BM은 국내는 CPO, 해외는 직접 제조한 급속 충전기 수출이다.

채비는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모색해왔다. 2017년 기존 사명인 대영모던텍에서 '대영채비'로 변경할 당시부터 사명 변경 이유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로 제시했다. 2018년에는 글로벌 산업표준(OCPP) 전기차 충전기 정보 시스템 적용 인증도 획득했다.

채비는 매년 CES에 참석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노렸다. 채비는 국가마다 다른 전기차 충전방식(AC급속, 차데모, DC콤보)을 모두 지원하는 급속충전기를 선보였다. 이후엔 동남아, 대만, 인도 미국, 중국, 독일 등 20여개국과의 계약 후 수출을 진행해 2020년 수출 100만달러를 달성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채비가 CES 2024에서 선보인 400kW 초급속 차세대 충전기. / 사진=채비

202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타깃했다. 일본 미쓰이 그룹(이하 MPS)과 채비의 일본 및 해외 시장 전기차 충전기 확판, 충전 사업 진출 등 사업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쿄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일본 내 충전기 제조와 운영 관련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2023년 채비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국가 정부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캘리포니아 전기자동차 인프라 프로젝트'(CALeVIP)의 운영, 제조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이를 통해 캘리포니아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향후 연방 프로젝트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해외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채비의 상장도 힘을 받았다. 채비는 내년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2조원의 몸값을 제시한 KB증권을 대표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대신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뽑았다.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은 한 곳도 없다.

◇글로벌 시장 진출 공언했지만 베일에 쌓인 매출 성과

채비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는 소식과 달리 실질적인 성과에 대해 여태껏 공개된 적이 없다. 채비의 감사보고서를 보더라도 매출액은 제품매출과 기타매출로 구분돼 있을뿐 해외 시장에 대한 성과에 대한 기록은 나와있지 않다. 해외 거래를 유추할 수 있는 외환차익(1억9356만원), 외환차손(1억2893만원) 정도만 기재돼 있다.

채비가 처음으로 해외에 설립한 미국 법인에 대한 내용도 공개돼 있지 않다. 채비는 2022년에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첫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생산 거점을 검토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채비의 글로벌 진출을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한 전기차 충전업계 한 관계자는 "채비가 미국 시장에서 공장을 세팅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공개된 게 없다 보니 아직까진 해외에서 뚜렷한 매출 성과를 낸 것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기차 충전업체 관계자는 "국내에 전기차가 보급되던 시기 국내 인프라를 확장한 경험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해외는 보다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많은 플레이어가 있는 만큼 채비가 2조원 몸값을 인정받기 위해선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채비는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 행사에 참석해 해외 수출 목표로 올해 220억원을 제시했다. 해외 매출 실적을 따로 언급한 만큼 올해 해외 수출이 크게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성과가 뒷받침 된다면 채비는 1000억원대 매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회사의 매출은 △2018년 235억원 △2019년 253억원 △2020년 376억원 △2021년 503억원 △2022년 537억원 △2023년 781억원 등 성장세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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