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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엇갈린 숫자 전망, 관전포인트는 '신사업 평가'신사업 투자로 부채 급증…불확실성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

이호준 기자공개 2024-09-24 07:40:5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 각종 신사업을 도마 위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고려아연은 이 사업들이 추후 제련업에 필적할 만큼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신사업의 미래 전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영풍·MBK파트너스로서는 신사업으로 인한 고려아연의 부채 급증을 강조하는 게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하다. 이를 통해 경영 재편과 공개매수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최윤범 회장의 리더십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미 계산은 끝났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올해 1분기 고려아연의 부채총액이 1조41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봤다. 이는 2019년 410억원 대비 35배 늘어난 수치다. 연말 정도가 되면 순부채 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순부채 상태란 현금및현금성자산보다 차입금(사채 포함)이 더 많은 상황을 의미한다.

한번 쌓인 부채는 훨씬 더 빠르게 누적될 것으로 봤다. 2029년에는 순부채 규모가 8조5000억원(현금 1조2700억원, 차입금 9조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그때가 되면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36%에서 49%로, 차입금의존도는 10%에서 78%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고려아연은 2033년까지 제련업 설비투자에만 약 5조2000억원을 책정해 둔 것은 물론 배당과 법인세 지급에도 매년 수천억원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연간 에비타(6600억원)를 고려할 때 신재생에너지(8조3000억원)와 이차전지 소재(2조1000억원), 자원순환(1조5000억원) 등 약 12조원의 신사업 투자를 진행하려면 추가 차입 병행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하지만 보는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이 숫자는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다. 신사업이 계획대로 수익을 내준다면 회사에 돈을 벌어다 주는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작년 말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3년 신사업 매출 목표로 약 12조2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 9조7000억원을 뛰어넘는 숫자다.

(단위: 천원,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또, 2033년이 되면 신사업의 에비타 마진율은 14.8%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연간 에비타 마진율인 10.1%보다 높고 2010년대 중후반 제련업 호황기 수준(14~17%)에 맞먹는 숫자다. 에비타 마진율은 에비타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기업이 현금을 잘 벌어들인다는 의미다.

물론 고려아연의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서 확인 가능한 종속법인 중 신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곳은 스틸싸이클과 켐코 정도다. 하지만 이 역시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각각 11억원, 5억원의 소규모 수익에 그쳤다. 자원순환 사업을 담당하는 페달포인트(이그니오홀딩스)는 175억원, 이차전지용 전해동박 사업을 하는 케이잼은 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결국 신사업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공개매수에 대한 여론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사업이 본격 개화하지 않은 상황을 시장이 어떻게 평가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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