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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은 왜 CTO를 전면에 내세울까"영풍·MBK 경영시 직 내려놓는다" 성명 전망…회장 지키기→기업 수호 '초점 변화' 노린 듯

허인혜 기자공개 2024-09-24 07:50:2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반박 기자회견의 마이크를 맡긴 인물은 이제중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의 사내 직책은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재무건전성 등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책임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대신에 CTO를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고려아연의 행동이 '최윤범 지키기'가 아닌 '기업 수호'라는 주장으로 포커스를 바꾸려는 것으로 보인다. 영풍과 MBK 연합이 최 회장을 겨냥하고 있어 고려아연의 반박이 곧 경영진 보호로 해석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CTO를 포함한 기술자들은 영풍과 MBK 연합이 경영권을 가져가면 직을 내려놓겠다는 각오까지 다진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아연 마이크 잡는 CTO…이제중 부회장 누구

고려아연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이제중 고려아연 CTO 부회장 및 핵심기술인력 기자회견'으로 명명됐다. 고려아연이 기자회견을 통해 초점을 맞출 메시지가 기술이라는 의미다.

기자회견은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과 공개매수 등에 대한 입장 등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풍과 MBK 연합은 최 회장의 경영 적합성을 다투기 위한 무기로 고려아연의 외부 투자 포트폴리오와 재무건전성 등을 따져왔다. 고려아연도 관련 반박을 이어왔다.

이런 관점에서 고려아연이 영풍·MBK에 대응하는 첫 번째 기자회견의 간판으로 최고기술책임자를 내세운 것은 예상 밖 행보다. 최 회장이나 CFO 등은 답변에 나서지 않는다.

이 부회장을 고려아연 제련사업 정통성과 역사의 아이콘으로 내세운 셈이다. 온산제련소의 성장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온산제련소장을 거쳐 고려아연의 각자대표도 역임했다. 제련과 기술 부문에서는 이 부회장이 가장 최상단 결재자 직위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가장 영향력이 큰 임원으로 꼽힌다.

최 회장 일가와 신의가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의 삼촌들인 최창근·최창영 명예회장과는 각각 인연이 깊다.

최창근 명예회장과는 입사 동기다. 최창영 명예회장과는 온산제련소를 함께 지휘했다. 최윤범 회장이 "아버지 다음으로 존경한다"고 언급하는 등 멘토로도 알려져 있다. 40년간 고려아연에 몸담으며 장형진 고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전언이다.

◇"연합 경영시 직 내려놓겠다" 기업 수호로 초점 변화 노린 듯

이날 기자회견은 이 부회장이 이끄는 한편 온산제련소의 관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을 필두로 CTO와 기술자 등은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경영할 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담은 성명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이 기술 최고위 임원을 내세운 것은 논점을 제련사업과 정통성 중심으로 가져오려는 의도로 읽힌다. 영풍과 MBK 연합은 고려아연의 투자와 재무 성과를 지적했지만 최종 타겟은 최윤범 회장의 적격성이다. 영풍·MBK 연합은 지속적으로 공격 대상이 고려아연이 아닌 최 회장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영풍은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의 성장은 영풍에게 가장 큰 희망"이라며 "주식 공개매수는 최윤범 회장의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지 고려아연을 흔들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따라서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의 주장에 반박하면서도 '최 회장 지키기'가 아니라는 점도 드러내야 했다. 기업 구성원의 반응이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자 대표 격인 이 부회장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이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행동이 최 회장 지키기로 해석되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과 사외이사진, 고객사 등도 반대한다는 점을 부각해 '고려아연 지키기' 쪽으로 초점을 옮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 입장에서 다툼의 원인에 대해서도 설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에서만 40년을 몸담은 만큼 최고위급 경영진을 두루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장 고문이 왜 움직이게 되었는지, 영풍과의 사업적 관계는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 등도 다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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