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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쓸데 많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채 활용 '재무전략' 주목 내달 5000억 규모 회사채 발행, 조단위 시설투자 지속…조달전략 다각화

정새임 기자공개 2024-09-27 08:26:48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08: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위탁생산개발(CDMO) '초격차'를 위한 대규모 투자 릴레이를 예고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또 한번 공격적 재무전략을 펼친다. 3년 만에 회사채 발행을 결정한 것도 당장은 리파이낸싱 목적이지만 현금을 최대한 확보해두겠다는 의지가 더 중심이 된다.

추가 공장 신설을 위해 수조원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현금확보가 절실하다. 유증으로 확보한 3조원 자금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입과 추가 시설확충으로 모두 소요한 가운데 당분간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활동으로 부족한 투자금을 회사채, 차입으로 보충하는 과정에 있다.

◇만기 사채 포함 1년 내 상환금 8000억원, 리파이낸싱 추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6월 말 기준 차입금은 총 1조1413억원 수준이다. 2022년 1조6700억원까지 치솟았던 차입금 수준이 작년 말 1조2000억원 이후 추가로 더 내려앉았다. 재무관리를 위해 차입금을 줄여나가고 긴축전략을 펼치며 보수적인 경영활동을 했다. 캐파 확장을 하면서도 '관리의 삼성'다운 면모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시 한번 차입 확대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10월 중 5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공모 사채를 발행한다. 2021년 총 5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지 3년 만이다.

2021년 발행한 회사채는 각각 3년물(3800억원), 5년물(1200억원)로 구성됐다. 이 중 3년물이 9월 3일 만기일이 도래해 상환됐다. 5년물 사채 만기일은 2026년 9월 3일이다.


회사채 발행 목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기존 회사채 만기와 1년 내 상환할 차입금에 따른 리파이낸싱 목적이 크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밝힌 연도별 상환계획에 따르면 1년 내 상환할 사채는 3800억원, 단기차입금은 2200억원이다. 1년 내 상환할 장기차입금도 2117억원에 달한다. 총 8117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다만 현금성 자산으로 1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리파이낸싱을 선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대한 현금을 쓰지 않겠다는 기조다. 더욱이 공모 회사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한국기업평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영업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배경이 됐다.

◇영업활동으로 번 현금 재투자, 조달전략 다각화 전략 지속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글로벌 빅파마들과 장기공급계약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1조원 넘는 현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이어지는 대규모 투자로 조달규모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4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별도기준 매출액은 2조9388억원이다. 전년 대비 20.6% 확대했다. 특히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의 증가세를 통해 막강한 현금창출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NCF는 1조4182억원으로 전년 8311억원과 비교해 6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NCF의 증가에도 현금성자산이 줄어들었던 건 그만큼 시설 투자에 많은 돈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APEX는 △2021년 4180억원 △2022년 9603억원 △2023년 1조13억원으로 늘었다. NCF가 증가하는 만큼 CAPEX도 확대하는 양상이다.

2022년 4공장 준공 후 이듬해 5공장 설립에 착수했다. 연이어 6~8공장 설립도 예정돼 있다. 신공장들이 들어설 제2바이오캠퍼스의 총 투자규모는 7조5000억원이다. 완공 예상 시점인 2032년까지 조단위 CAPEX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유증으로 확보한 3조원은 대부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입에 쓰였다. 2022년 1조2000억원에 이어 작년 약 1조원을 바이오젠에 지급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6000억원을 지급하며 납입을 완료했다. 6월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금성자산은 1조2712억원으로 유증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앞으로도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자금을 시설에 투자하고 부족한 부분은 회사채, 차입 등으로 수단을 나누어 조달하는 방식을 고수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최근 장기보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커지고 현금성자산 축소에 따라 순현금에서 순차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부채관리를 병행하는 전략도 필요한 셈이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39.9%, 9.3%다.

삼성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 규모는 5000억원 수준으로 회사채 상환 도래 시점에 맞춰 3년 주기로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의 보수적인 재무전략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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