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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케미칼을 움직이는 사람들]부동산·재무 전문가 김성완 CFO, 출범부터 쥔 '곳간 키'②4000억원대로 불어난 차입금…장기 차입 늘려 투자 단행

박완준 기자공개 2024-09-30 07:32:51

[편집자주]

2021년 11월. 애경유화와 AK켐텍, 애경화학 3개사가 합병해 애경케미칼이 탄생한 날이다. 애경그룹은 화학사업의 인프라와 노하우 등을 집약해 2030년까지 목표 매출액 4조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1.7조에 불과했다. 애경케미칼은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한 투자를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올해 표경원 대표를 중심으로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애경케미칼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케미칼은 올 하반기부터 오랜 기간 연구개발(R&D)을 전개해 온 아라미드 섬유 핵심 원료인 TPC와 하드카본 음극재 등의 신제품을 상용화하기 위한 투자를 집행한다.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차입금과 현금성자산 등 재무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곳간을 지키고 있는 인물은 김성완 경영관리부문장(CFO) 상무다. 2021년 애경그룹의 화학 계열사 3사(애경유화, AK켐텍, 애경화학)가 합병으로 출범한 애경케미칼의 초대 CFO로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상무는 재무건전성을 유지한 채 최대 규모의 투자를 관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애경그룹 재무만 24년…경영 전략과 재무에 '능통'

꼼꼼한 완벽주의자. 김 상무를 바라본 애경케미칼 임직원들의 평가다. 오랜 기간 숫자와 관련된 업무에 몸담아 정확한 해답을 원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는 의견이다. 각종 위험을 예측하는 역량과 위기관리 역량을 키우는 등 디테일한 업무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상무는 사회 초년생부터 애경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순혈주의다. 그는 1974년생으로 서울시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애경그룹의 유통사업 지주사였던 ARD홀딩스의 재무팀으로 입사했다. 2007년부터는 애경그룹의 경영지원실 재무팀으로 둥지를 옮겨 그룹 전반의 재무 구조를 콘트롤했다.

김 상무는 애경그룹의 부동산 개발업 진출을 위한 재무를 구축했다. 2008년 국내 최대 규모의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체)를 설립하고 대규모 개발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자본금 1000억원으로 출범한 AMM자산개발은 지분 40%를 애경이 갖고, 모간스탠리부동산과 군인공제회가 각각 30%의 자본금을 출자했다.

하지만 모간스탠리부동산이 출자 2년 만에 자금을 회수해 사업이 흔들렸다. 이에 김 상무는 모간스탠리 주식을 모두 소각하고, 출자금을 유지 및 자본금을 축소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에 AMM자산개발은 사명을 AM플러스 자산개발로 변경해 애경그룹(57.2%), 군인공제회(42.8%)의 지분 구조를 구축했다.

성과를 인정받은 김 상무는 2017년 AM플러스 자산개발의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본격적으로 부동산 부문의 기획 총괄을 맡은 김 상무는 애경그룹의 홍대 신사옥 프로젝트에 힘을 실었다. 경의중앙선·공항철도 홍대입구역 지상에 약 1만7000㎡(약 5200평) 규모로 17층 사옥을 구축했다. 총 건설비용은 1460억원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는 2019년 AK켐텍 경영관리부문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애경케미칼 출범을 위한 재무 구조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다. 통합의 중심에 있는 애경유화에 흡수되기 위해 AK켐텍의 현금성자산과 부채총계 등 재무 개선에 힘썼다. 그 결과 2021년 11월 애경케미칼은 연매출 약 1조5000억원 규모로 탄생했다. 성과를 인정받은 김 상무는 애경케미칼의 초대 CFO로 선임됐다.

◇차입금 사상 최대…투자 자금 조달은 어떻게

애경케미칼은 주력 사업인 계면활성제와 복합수지 등의 제품 연간 양산량을 늘리는 목표를 설정하고 생산라인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부터는 신사업으로 낙점한 TPC와 하드카본 음극재 투자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예정이다.

김 상무는 투자금 조달과 맞물려 재무적 부담을 해소하는 숙제를 갖게 됐다. 애경케미칼은 2021년 계열사 합병을 계기로 460억원에서 2600억원까지 불어난 총차입금이 올 상반기 4600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채총계도 같은 기간 5551억원에서 666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91.4%, 30.4%로 집계됐다.

자체적인 사업을 토대로 유동성을 확보하기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악조건에 처한 현금창출력이 방증한다. 애경케미칼은 올 상반기 매출 8568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9116억원 대비 약 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50억원에서 116억원으로 46.4%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낮아졌다. 애경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말 4.6%에서 2020년 말 6.3%로 상승했으나 이후 하향하는 흐름을 드러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영업이익률은 1.3%로 집계됐다.

줄어든 수익에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22년 말 1001억원에서 지난해 말 57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도 2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03억원)보다 낮았다. 자본적 지출과 배당 지급분을 제한 잉여현금흐름(FCF)도 지난해 말 -319억원으로 음수 전환 후 올 상반기 말 -857억원까지 내려왔다.

김 상무는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만기가 1년 이상인 장기 대출을 받아 만기 구조를 길게 설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실제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말 약 580억원을 10년물 장기 차입으로 조달했다. 상환 만기는 2033년까지다. 단기 차입 대비 이자율은 높지만, 상환 전략 수립의 부담을 낮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은행을 통한 장기 차입만 준비하고 있다"며 "하반기 금리 인하 등 우호적인 금융시장 환경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되며, 신사업 전개 속도와 성과 등을 고려한 투자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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